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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인]스마트팜·탄소거래 플랫폼…VC도 ESG 투자 열기

김예린 기자I 2022.06.11 12:20:20

ESG ‘빅웨이브’에 대응하는 스타트업들
과거와 달리 기술 발전해 투자 당위성↑

[이데일리 김예린 기자] 글로벌 시장에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가 올해도 중시되면서 해당 기업에 투자하는 국내 벤처캐피털(VC)들의 움직임이 지속되고 있다. ESG에 특화된 임팩트 펀드를 운용하는 액셀러레이터(AC)들은 물론 임팩트 펀드가 없는 일반적인 VC들도 ESG에 신경 쓰는 분위기다.

퓨처커넥트가 운영하는 ‘리브팜’ 서비스. 사진=리브팜 누리집 갈무리
1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퓨처커넥트는 53억원가량의 프리 시리즈A 라운드 투자유치에 성공했다. 리딩 투자사 KB인베스트먼트를 비롯해 하나벤처스와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 카카오벤처스가 이번 라운드에 참여했다. 앞서 지난해 시드 라운드에서는 끌림벤처스가 5억원을 투자했다.

투자자들은 투자 결정 시 도심형 스마트팜 사업 중요성과 스마트 농업 시장의 성장세가 커지는 점에 주목했다. 이 흐름에 발맞춰 채소 생장 데이터 분석 등 각종 4차산업 기술과 비즈니스 기획 능력을 활용해 ‘농업 4.0’ 시대 전환에 대응하고 있는 점을 높게 평가했다.

퓨처커넥트는 클라우드 AI를 기반으로 도심에서 신선한 채소를 자동 재배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업체다. ‘리브팜’(livfarm) 서비스를 통해 강남구 세곡동, 수지구 성복동에 생산거점을 마련하고 온·오프라인 스토어를 운영하고 있다.

도심의 여러 공간에 설치 가능한 스마트팜 모듈 설계 기술과 채소의 생장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스마트팜을 제어하는 사물인터넷(IoT) 기술 등을 활용해 도심에서도 신선 채소를 생산해 소비자에게 제공하겠다는 목표다. 스마트팜은 기후변화로 농산물 수급에 어려움을 겪는 농업의 환경적 문제를 해결함으로써 지속가능성을 높인다는 점 등을 이유로 ESG 관련 기술로 꼽힌다.

사진=이미지투데이


기술만? 돈도 번다

임팩트 펀드를 운용하는 등 본디 ESG에 힘줬던 AC들의 기조도 여전하다. 국내 AC 블루포인트파트너스는 큐토프에 5억원 시드 투자했다. 큐토프는 한국원자력연구원에서 개발한 레이저 기반 동위원소 분리기술(ALSIS)을 상용화하고자 출범한 연구원 창업 스타트업이다. CT 촬영 시 먹는 조형제나 양자컴퓨터 소재를 만들 때, 후쿠시마 오염수를 분리할 때 해당 기술이 쓰인다.

블루포인트파트너스는 자발적 탄소거래플랫폼 그리너리에도 포스코와 공동운용(Co-GP)하는 펀드로 4억을 투자했다. 그리너리는 탄소 중립 솔루션 기업으로 올 4월 국내 최초로 자발적 탄소 거래 플랫폼인 ‘팝플’(POPLE·Promise for our planet)을 론칭했다. 탄소 거래시장은 선진국들이 의무적으로 감축해야 하는 할당량을 달성하기 위해 조성된 것인데, 최근에는 의무가 아닌 자발적으로 탄소 배출 감축을 선언하는 기관이나 기업, 단체가 적지 않다.

이 경우 온실가스 감축사업을 통해 탄소 배출량을 획기적으로 줄인 회사가 자신의 감축량을 인증받을 수 있고, 아울러 감축 크레딧을 원하는 회사에 판매할 수 있으면 수익이 된다. 이처럼 탈탄소에 참여하는 동시에 수익도 낼 수 있는 모델을 마련한 것.

소풍벤처스는 최근 미세조류 관련 업체 마이크로알지에스크어스에 3억원 시드 투자했다. 이 스타트업은 식물성 플랑크톤 등 미세조류를 배양해 의약품 원료로 활용하는 기술을 보유했다. 미세조류의 다양한 기능 성분들을 생산해 국내 건강기능식품 제조기업에 원료를 공급하는 것이 목표로, 미세조류 대량 배양기술을 국내에서 성공한 유일한 팀으로 꼽힌다.

국내 한 투자사 대표는 “예전에는 ESG가 당위적인 슬로건으로 난무했을 뿐, 실제로 많이 적용되진 못했다. 경제성을 이룰만한 기술이 부족했기 때문”이라면서 “최근엔 기술의 비약적 발전으로 당위성과 경제성을 모두 갖춘 업체들이 생겨나고 있다. 앞으로도 이 분야가 트랜드 측면에서도 크게 부상할 것이기에 기후기술 관련 업체들에 많이 투자하려고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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