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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지는 부동산 해외투자 우려…대형 증권사 비상"

김보겸 기자I 2023.08.07 09:04:54

유안타증권 보고서

[이데일리 김보겸 기자] 해외 상업용 부동산 가격 하락이 장기간 이어짐에 따라 부동산 해외투자를 주로 주관한 대형 증권사들 실적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국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역시 작년부터 이어져 오던 브릿지론 우려가 해결되지 않아 부실 우려가 크다는 진단이다.

자기자본 대비 해외부동산 투자 비중.(사진=유안타증권)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7일 “해외 부동산 투자 잔액의 자기자본 대비 비중은 대형사가 20.7%로 중소형사(10.1%)보다 높다”며 “대체투자가 집중된 지역이 주로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이고 용도 또한 상업용 부동산이 많다”고 했다.

문제는 국내에서와 달리 주로 중순위 이하를 받치게 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정 연구원은 “선순위 채권자가 자금 회수 절차에 돌입하면 손실을 인식해야 한다”며 “중소형 증권사들이 국내PF에서 불리한 위치에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대형 증권사들은 해외 대체투자에서 불리한 위치에 있는 것”이라고 짚었다.

선순위 채권자들의 자금 회수를 촉발하게 한 해외 상업용 부동산 가격 하락이 한동안 이어질 전망이라는 점도 우려 요인이라고 했다. 경기가 둔화하면서 가격이 하락하는 중에 물가 상승 압력이 높아져 기준금리가 급격하게 올랐고, 이로 인해 경기가 추가로 둔화하면서 부동산 가격이 재차 하락했기 때문이다.

정 연구원은 “이제는 물가 상승 압력이 둔화하면서 추가 긴축 우려는 줄었지만 반대로 고금리 상황이 유지되면서 경기가 침체 국면으로 접어드는 상황이기 때문에 하락세가 끝날 때까지는 상당한 기간이 필요할 것”이라며 “향후 대형 증권사를 중심으로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이 장기간 반영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국내는 부동산PF 부실을 우려해야 하는 상황이다. 정 연구원은 “최근 새마을금고 부실에 대한 우려가 확산된 점도 작년부터 이어져오던 브릿지론 문제가 아직 해결되지 않았음을 시사한다”며 “새마을금고가 자금 회수를 위해 포지션을 청산하려 한다면 자본 대비 부동산 신용공여 비중이 높은 중소형사들은 또다시 급격한 유동성 위기를 맞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그럼에도 채무보증에 대한 충당부채 적립률은 아직 낮다. 정 연구원은 “손실이 확정되기 전에는 충당금을 전입하지 않아도 되는 채무보증의 특성에 기인하지만 그만큼 대비가 부족하다는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미분양이 급등하면서 본PF 부실화 문제도 발생할 수 있다. 준공이 완료된 후에도 미분양이 남아있는 사업장에 대해 선순위 채권자가 자금 회수를 위해 경매에 돌입하면 중순위 이후 채권자들은 손실을 입는 결과로 이어진다.

브릿지론과 달리 본PF는 전체 PF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훨씬 높아 본PF 부실화가 증권업 전반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정 연구원은 “준공 후 미분양이 상승하지 않으려면 준공이 완료되는 시점에 분양 수요가 회복돼야 하는데 국내도 기준금리 급격한 인상과 경기 둔화가 나타나 마냥 안심할 수 없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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