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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웅의 언박싱] 마트일까 식당일까…세븐일레븐의 새 도전 '푸드드림'

이성웅 기자I 2019.07.27 09:00:00

세븐일레븐, 프리미엄 지향 먹거리 특화 매장 '푸드드림' 개장
즉석식품부터 생필품까지 2000여종 이상 상품 구비
"신개념 편의점 모델로 편의점 역할 재정립 할 것"

[이데일리 이성웅 기자] ‘편의점’하면 떠오르는 여러 이미지들이 있지만, ‘고급’이나 ‘프리미엄’과는 거리가 있다.

대부분 소매점들이 문을 닫아도 항상 불을 밝히고 있는 곳. 5000원이 채 안되는 도시락 하나로 한끼를 때울 수 있는 곳. 이런 것들이 편의점이 가진 이미지들이다.

이러한 이미지를 가진 편의점이 1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편의점은 핵심 유통 채널로 거듭났다. 굳이 대형마트까지 가지 않아도 집 근처 편의점에서 웬만한 생필품을 구할 수 있게 됐다.

이 때문에 오프라인 유통채널의 약세와 대형마트 업계의 난황에도 편의점 매출은 지속 성장 중이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5월 주요 유통업체 매출 동향’에서도 편의점은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8.4% 증가했다.

편의점 성장기를 맞은 운영 업체들은 지속적으로 새로운 형태의 미래형 편의점 플랫폼을 도입하고 있다. 편의성을 강조한 무인점포나, 결합형 점포, 특정 상품군 특화 매장들이 그 예다.

그 일환으로 세븐일레븐은 최근 편의점의 주요 상품 중 하나인 먹거리에 초점을 맞춘 프리미엄 편의점 모델 ‘푸드드림’을 선보였다.

세븐일레븐 푸드드림 전경. (사진=세븐일레븐)
지난 25일 서울 한남동 세븐일레븐 푸드드림을 방문해봤다.

이 곳을 가면서 계속 의문이 들었다. 푸드드림이 문을 연 한남오거리 인근은 국내에서도 손에 꼽히는 부촌이다. 바로 옆은 국내 내로라하는 기업인들이나 연예인들이 산다는 유엔빌리지부터, 한남더빌 등이 모여있다.

“왜 한남동엔 대형마트도 백화점도 없냐”는 질문에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그 동네 사람들은 직접 장을 볼 일이 없다”라는 답변이 돌아왔을 정도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기우였다. 점심시간도 아닌 오후 4시가 넘어 방문한 푸드드림엔 생각보다 방문객이 많았다. 1인 가구가 많은 곳이 아님에도 주변 사무실 직장인들이 간식을 먹기 위해 삼삼오오 나오면서다.

이러한 수요를 예측한 듯 푸드드림의 가장 큰 특색은 간식이나 식사 대용으로 먹을 수 있는 즉석식품이다. 작은 고속도로 휴게소를 보는 듯했다.

육수를 부어 바로 먹을 수 있는 국수와 우동부터, 이제는 편의저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게 된 치킨, 군고구마와 군감자, 어묵, 즉석 라면 등 다채로운 먹거리를 찾아볼 수 있다.

푸드드림을 열면서 세븐일레븐은 과거의 자체브랜드(PB)들을 되살렸다. 1989년 미국 세븐일레븐을 통해 도입돼 국내 편의점 역사의 시작과 함께했던 즉석 핫도그 ‘빅바이트’가 그 주인공이다. 또 편의점 최초 PB로 불리는 ‘슬러피(슬러시)’와 ‘걸프(탄산음료)’가 뉴트로 감성을 입고 새롭게 도입됐다.

세븐일레븐 푸드드림에서 판매하는 즉석식품들을 모델들이 선보이고 있다.(사진=세븐일레븐)
한쪽 벽면을 가득 채운 김밥이나 도시락류, 가정간편식(HMR)도 일반 매장과는 취급 품목 수가 확연히 다르다. 세븐일레븐은 카테고리별 특화 운영을 위해 오픈 쇼케이스 수를 일반점포(4개)보다 많은 7개로 대폭 확대했다. 푸드드림의 전체 취급 품목수는 2000여종 이상이다. 추후 지속적으로 늘릴 계획이다.

1인 가구에 초점을 맞춘 소포장 야채나, 소포장 과일, 밀키트 등도 구비하고 있어 편의점보단 작은 마트에 가까운 인상을 받았다.

세븐일레븐은 푸드드림이 1인가구 시대의 소비 특성을 반영한 신개념 편의점 모델로서 편의점의 사회적 역할을 새롭게 정립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승인 세븐일레븐 대표이사는 “편의점 업의 본질이자 핵심 역량은 보다 가깝고 보다 편리하게 소비자 생활에 필요한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여 소소한 행복을 주는 것이다”며 “세븐일레븐 푸드드림은 편의점이 이제 단순 소비 공간을 넘어 일상 생활 쇼핑 및 문화 공간으로서 확실하게 자리매김했다는 상징과도 같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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