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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대표에게 메시지를 보낸 발신인은 다름 아닌 윤 대통령의 부인 김 여사로, 그는 “뚱뚱한 중년인데, 아저씨인데 세련되게 옷 좀 만들어줄 수 있느냐”라고 물어왔다고 한다.
김 여사는 검찰총장을 사퇴하고 정치에 막 입문하려는 윤 대통령에게 입힐 맞춤 정장을 제작하기 위해 손 대표에게 직접 연락해온 것이었다.
손 대표는 “‘그런 분들 많이 오신다’고 말씀을 드렸는데 세부적인 걸 많이 물어왔다”며 “그러고 나서 혹시 집으로 와줄 수 있겠냐고 질문을 해서 누구냐고 했더니 윤 총장이라고 말해서 많이 놀랐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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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대표는 ‘윤 대통령이 수트 제작 시 특별한 주문은 없었는가’를 묻는 말엔 “(윤 대통령은) 모든 건 다 부인에게 맡긴다고 말씀하셨다. 다만 유일하게 ‘바지 핏은 좀 편하게 해달라. 넉넉하게 해달라’고 주문하셨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래서 직원들은 ‘안 된다. 날씬하게, 무조건 세련되게 해달라’고 하고, (윤 대통령은) ‘넉넉하게 해달라’고 하면서 서로 대치하는 상황이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손 대표는 “김 여사가 그때 적절하게 조율을 했다. 남편의 바지통 (고집)을 말릴 수 없으니 본인이 편안하게 해주되 다만 너무 펄럭거리지만 않게 좀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그것 빼고는 요구한 게 전혀 없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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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대표는 김 여사가 디자인에 대한 안목과 감각이 뛰어났다고 했다. 그는 “여사와 함께하는 프로젝트(정장 제작 작업)는 맞춤 일을 하는 사람으로서 굉장히 흥미로웠고 새로웠고 즐거운 경험이었다”며 “라인을 보는 안목이나 감각이 뛰어났다. 디자인에 관해서는 김 여사와 항상 직접 연락을 취할 만큼 민감하게 많이 봤다”고 말했다.
이후 손 대표의 옷을 본 김 여사는 “옷에서 마음이 보인다”고 말했다고 한다. 그는 “그런 코멘트는 처음 들어봤다”며 “너무 감동적이었다”며 김 여사에 대한 고마운 마음을 표했다.
손 대표는 김 여사에 대해 “한 마디로 표현하면 보고 있어도 보고 싶은 분이다. 그만큼 너무 편안하게 해주시고 소탈하시다”며 “사무실을 가든 집에 가든 너무나 다들 자유롭고 편안한 분위기다. 고양이나 강아지를 직접 다 돌보고 배변 패드도 다 본인이 치우고 걸레질도 하고 꾸밈이 없다. 앞뒤가 똑같다”고 했다.
손 대표는 집에서 본 김 여사의 모습에 대해선 “(평소에) 디자인인지는 모르겠지만 구멍이 나 있는 흰색 티셔츠와 청치마를 정말 편안하게 착용하고 있었다”며 ”자신에게 가장 잘 어울리고 편안한 옷을 입고 있으니 멋있었다. 화장기는 없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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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그는 “체형을 볼 때는 어깨가 앞으로 굽어 있는 체형이었다”며 “보통 공부를 많이 한 분들이 책상에서 많이 앉아 있다 보니까 그런 경우가 많은데, 어깨의 높낮이 편차도 상당히 있었다. 그런 걸 보정하려고 많이 노력했다”고 말했다.
손 대표는 개인 고객의 의뢰를 받아 여성 맞춤을 전문으로 제작하는 Haute couture(오뜨 꾸뛰르) 첫 뮤즈로 김 여사를 정했다고 밝혔다. 그는 “김 여사와 여러 대화도 나눴고 교감도 많이 나눴다고 생각한다”며 “(김 여사를) 나의 뮤즈로 삼아서 영감을 받은 것을 한번 작품으로 표현해내고 싶다고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대통령 재단사’가 된 손 대표는 “일하면서 자존심을 내려놓지 않았고 뚝심 있게 걸어왔다고 생각한다”며 “대통령께서 저희 고객으로 오신 거 자체가 너무 영광스럽기도 하지만 사실 (제가) 너무 어린 나이다. 그래서 꿈 같다”고 표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