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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추석은 예년과 풍경이 다를 전망이다. 업계는 이번에 차례상을 차리를 가구가 전보다 줄어들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정부의 추석 이동제한 권고 조처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코로나 19 확산을 막고자 권고하는 차원인데 사회적으로도 지지 여론이 만만치 않다. 이런 흐름에서 차례를 생략하거나 간소하게 지내려는 움직임이 이는 것으로 파악된다. 차례주는 자연히 추석용 선물에서 후순위로 밀리릴 수 있다. 게다가 차례주를 배송 방식으로 판매하는 것은 어려워 판로가 제한적이다. 대부분 유리병 형태로 제작해 판매하는 까닭에 파손 염려가 있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차례주 업계는 대목을 앞두고 이렇다 할 마케팅을 하기에도 여의찮은 형편이다. 현재 국내 차례주 시장은 롯데칠성음료의 백화수복이 시장 1위를 달리고 이어서 국순당의 예담과 경주법주 등이 후발주자다.
그간 차례주 시장은 1인 가구 증가와 차례 문화 자체가 퇴색하면서 답보하고 있다. 이번 추석에는 코로나 19 악재까지 덮치면서 시장 규모가 더 위축할 수 있다는 우려가 뒤따른다.
업계는 차례주의 인식을 재정립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하고 있다. 차례주는 평소에도 즐길 수 있는 발효주 일종이다. 차례주는 차례 축문에 쓰이는 문구마따나, 술을 발효시켜 맑은 술(청작·淸酌)이다. 증류주는 열기를 가해서 얻어내는 까닭에 혼을 기리는 예식과는 어울리지 않는 게 일반적이다. 이런 배경에서 청주가 차례주로서 보편적으로 쓰인 것인데, 이제는 아예 청주는 차례할 때만 쓰는 술이라는 인식이 굳어지면서 시장 확장성이 제한적이다.
국순당 관계자는 “과거 일제 강점기 국내에서 양조가 금지되면서 일본식 청주 `정종`이 차례상에 오르기 시작했는데, 당시 인식이 바뀌지 않아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며 “평소 정종을 즐긴다면 우리 전통술 청주를 즐길 만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