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배혜정 한국막걸리협회장 "자라섬 막걸리축제, 서울로 확대"

박경훈 기자I 2017.12.08 08:00:47
배혜정 막걸리협회장이 배혜정도가의 술을 소개 중이다. (사진=한국막걸리협회)
[이데일리 박경훈 기자] “막걸리업계가 사실상 첫 목소리를 냈던 사건이라고 할 수 있죠.”

지난 1일 서울 강남구 배혜정도가 본사에서 만난 배혜정(61) 한국막걸리협회장은 올초 ‘라벨 갈이’ 이슈를 먼저 언급했다. 정부는 지난해와 올해, 내년에 걸쳐 과음경고문구, 원산지표시, 어법 등을 수정한다는 명분으로 막걸리 라벨에 붙여진 표시 기준 변경을 고시했다. 국세청, 식약처, 보건복지부, 농식품부 등 7개 부처가 제각기 다른 시기에 표시 기준을 바꾸다 보니 대다수가 영세사업자인 막걸리 업체에게는 큰 부담이 됐다. 배 회장은 언론을 통해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이후 국무조정실에서 각 담당부의 개정안들을 모아 2년 뒤 함께 적용하는 것으로 조정했다”며 “소소한 것 같아도 업체들한테는 많은 도움이 된 사건이었다”고 돌이켰다.

배 회장은 올 2월 임기 2년의 제3대 막걸리협회장으로 취임했다. 막걸리협회는 과거 효율적인 세수확보를 위해 국세청이 주가 돼 만들어진 탁주중앙회(대한탁약주제조중앙회)와 달리 ‘산업 진흥’에 중점을 두고 지난 2013년 만들어진 단체다. 막걸리 업계의 고민도 여기부터다.

약 600개 업체가 포진한 막걸리 업계는 크게 3개군으로 구분된다. 대도시를 끼고 있는 10여개 안팎의 소위 메이저 업체들과 연매출 수억원 규모의 지역 영세업체, 연매출 10억~100억원 사이의 중견 막걸리 업체가 그것이다.

대형 업체들은 협회가 없어도 경영에 큰 문제가 없다. 자연스레 참여도가 낮다. 지역 소규모 업체들은 인적구성부터 대부분 고령층이라 협회라는 것 자체에 별다른 관심이 없는 상황이다. 배 회장은 “이 상태면 ‘미래’를 이야기할 구심점이 없기 때문에 중견 막걸리사들이 협회를 조직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제 막 걸음마를 뗀 조직이기 때문에 할 일은 많지만 실제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다. 협회는 현재 2015년부터는 한국의 ‘옥토버 페스트(독일의 유명 맥주 축제)’를 목표로 매해 가을 가평 자라섬에서 ‘막걸리 페스티벌’을 개최에 주력한다. 올해 행사는 3일간 11만명이 다녀갔다. 3만2000여명, 2만8000여명이 각각 방문한 1, 2회 축제에 비해 3~4배가량 폭증한 수치다. 배 회장은 “꾸준한 홍보는 물론 매년 10월에 열리던 축제를 9월로 옮긴 것이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5년 국내 막걸리 생산량은 35만㎘로 ‘한류’가 한창이던 2011년(44만㎘)에 비해 20% 줄었다. 배 회장은 “막걸리 수요 감소는 바닥을 친 것 같다”면서 “소비자와 한 걸음 더 만나기 위해 홍대 같은 ‘핫플레이스’에서 시음회도 주기적으로 해 소비자에게 한 걸음 다가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배 회장의 다음 목표는 서울 축제다. 자라섬보다 더 많은 사람이 막걸리의 맛을 접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걸림돌이 있다. 막걸리협회에 따르면 현재 조례로 서울시내 공공 지역 및 공원에서 술 축제 및 술 행사가 금지돼 있다. 그는 “내년 서울에서 열리는 대형 축제 안에 작은 행사로 막걸리 축제를 만들어갈 복안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배혜정 회장은…

국순당을 창업한 고(故) 배상면 회장의 딸이다. 1956년 대구 출생, 1979년 성심여대(현 가톨릭대) 사회사업학과 졸업, 1989년 일본 고스가 인테리어스쿨 졸업, 1998년 한국효소(주) 설립, 2001년~현재 배혜정도가 대표, 2017년 제3대 한국막걸리협회장 취임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