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SK 배터리 소송](2)특허·영업비밀 침해 등 소송만 19건 '난타전'

경계영 기자I 2020.09.29 06:00:00

10년 전 배터리 분리막 특허 문제로 발단
이번엔 인력 유출로 영업비밀 침해 문제
특허 두고도 맞소송전.."꺼지지 않는 갈등 지속"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 간 소송전은 1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LG화학(051910)SK이노베이션(096770)이 세라믹 코팅 분리막 특허를 침해했다는 이유로 소송을 제기했고 SK이노베이션을 상대로 특허 무효 심판을 제기했다. 특허심판원과 법원을 오간 끝에 양사는 2014년 11월 장기적 성장과 발전을 위해 분리막 특허와 관련한 모든 소송과 분쟁을 종결했다. 체결된 합의서엔 “앞으로 10년간 국내외에서 현재 분쟁 중인 세라믹 코팅 분리막 특허(등록 제775310호)와 관련한 특허침해금지나 손해배상 청구 또는 특허무효를 주장하는 쟁송을 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명기됐다.

이직서 불거진 인력 유출 논란

그로부터 10년 후엔 LG화학 인력이 SK이노베이션으로 이직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불거졌다. LG화학엔 ‘이직=인력과 기술 유출’이었다. 2017년 10월 LG화학은 SK이노베이션에 내용증명 공문을 발송해 영업비밀, 기술정보 등의 유출 가능성이 높은 인력에 대한 채용절차를 중단해줄 것을 요청했다. 특정 직원을 대상으로 전직금지 및 가처분 소송까지 제기했고 결국 대법원에서 ‘2년 전직금지 결정’을 이끌어냈다.

그럼에도 “SK이노베이션이 불법적 채용 행태를 이어가고 있다”고 판단한 LG화학은 지난해 4월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와 델라웨어 지방법원에 SK이노베이션이 영업비밀을 침해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지금의 소송 난타전이 벌어진 시발점이자 지난 2월 ITC가 SK이노베이션에 증거 인멸 등을 이유로 조기패소 판결을 내린 소송이 바로 이 건이다.

미국 법원은 우리나라와 달리 소송 당사자가 소송 관련 정보를 획득하고 보전하고자 서로 정보 등을 교환하는 증거 개시(discovery) 제도가 있고 증거 인멸에 대해 엄격하게 제재하고 있다. 10년 전과 달리 한국이 아닌 미국을 소송전장으로 택한 이유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LG화학은 SK이노베이션을 산업기술유출 방지 및 보호에 관한 법률(산업기술보호법),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에 관한 법률(부정경쟁방지법) 등을 위반한 혐의로 지난해 5월 경찰에 형사 고소한 데 이어 지난 6월 사실관계를 신속하게 규명해달라는 차원에서 서울중앙지검에 추가 고소했다.

영업비밀 침해서 특허 침해까지 확전

SK이노베이션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지난해 9월3일 LG화학을 상대로 미국 ITC와 연방법원에 특허 2건에 대해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영업비밀 침해 건과 무관하게 핵심기술과 지적재산을 보호받기 위해서라고 SK이노베이션은 설명했다. LG화학도 같은달 미국 ITC와 연방법원에 특허 5건에 대해 침해 소송을 제기하며 맞받아쳤다.

미국뿐 아니라 한국에서도 소송전은 진행됐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6월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명예훼손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와 함께 영업비밀 침해가 없었다는 내용의 채무부존재 확인 청구 소장을 접수했다.

그로부터 넉 달 후인 10월엔 서울중앙지법에 LG화학을 상대로 소 취하 및 손해배상 청구 소송도 제기했다. LG화학이 9월 ITC에 제출한 특허 침해 소송 대상에 2014년 양사 합의에 위반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는 근거였다.

국내 경찰·검찰 고소 건이 병합되고 소송에서의 각 특허를 별개 건으로 따지자면 양측 간 소송은 19건에 이른다. 재계 관계자는 “양 측간 소송전으로 난타전을 이어가면서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며 “앞으로도 분쟁 여지가 많아 치열한 장내외 공방전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자료=각사)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