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자의 비사이드IT]클럽하우스 인기의 '빛과 그림자'

장영은 기자I 2021.02.20 09:30:00

음성 기반 SNS '클하'…2달만에 사용자 10배 이상 ↑
폐쇄성·실시간성·휘발성 장점…코로나19 특수도
장점이 단점이 될수도…경력 부풀리기 등 부작용도

때로는 미발표곡이나 보너스 영상이 더 흥행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단말기와 IT업계를 취재하면서 알게 된 ‘B-Side’ 스토리와 전문가는 아니지만 옆에서(Beside) 지켜본 IT에 대한 이야기를 담아보려고 합니다. 취재활동 중 얻은 비하인드 스토리, 중요하지는 않지만 알아두면 쓸모 있는 ‘꿀팁’, 사용기에 다 담지 못한 신제품 정보 등 기사에는 다 못 담은 이야기를 시작해보겠습니다.

클럽하우스 앱 소개 페이지. (사진= 애플 앱스토어 캡쳐)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클럽하우스(clubhouse)’ 라고 하면 뭐가 가장 먼저 떠오르시나요. 골프장이나 호텔의 회원제 공간을 생각하신다면 최신 트렌드에 다소 어두우신 겁니다.

클럽하우스는 올해 초부터 미국을 시작으로 크게 주목받고 있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입니다. 음성을 기반으로 하는 SNS로,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앱)을 내려받아 쓸 수 있습니다.

지난해 3월 출시된 클럽하우스가 ‘핫’해진 것은 올해 들어서입니다. 작년 12월 60만명이었던 사용자수는 올해 1월 200만명, 2월 초에는 600만명으로 늘었습니다. 최근에는 다운로드 건수가 800만건을 돌파했다고 합니다.

이 앱을 만든 미국 스타트업 알파 익스플로레이션은 창업 1년도 안돼 기업가치 1조원이 넘는 비상장 스타트업을 일컫는 ‘유니콘’ 대열에 합류할 전망입니다. 전세계를 떠들썩하게 하는 클럽하우스의 매력은 무엇일까요.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클럽하우스의 세가지 매력…세대별 추억 소환키도

여러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앱인 만큼 장점이 많겠지만 클럽하우스가 폭발적인 인기를 끌게 된 이유는 크게 3가지로 요약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회원제 사교공간과 비슷한 폐쇄성 △말을 기반으로 한 실시간 소통 △기록이 남지 않는 휘발성입니다. 이는 다른 SNS와 다른 특징이기도 합니다.

우선 폐쇄성은 클럽하우스에 소위 ‘인싸(인사이더) 앱’이라는 별칭이 붙은 이유입니다. 이 앱은 내려받고 회원 가입을 하는 방식으로 사용할 수 있는 다른 SNS와 달리 기존 회원의 ‘초대’나 ‘승인’이 있어야 합니다. 회원을 초대하거나 승인해준 사람은 ‘추천자(nominated)’로 프로필에 명기되기도 하고요. 클럽하우스를 사용하는 사람이 선택받은, 혹은 ‘잘 나가는’ 인사라는 느낌을 받을 수 있게 해주는 부분입니다. 일론 머스크, 오프라 윈프리, 박영선 전 장관, 최태원 회장 등 실제 국내외 유명 인사가 이 앱을 사용한다는 점은 이를 더 부채질 합니다.

음성을 기반으로 실시간 소통을 할 수 있다는 점은 코로나19 시국에 가장 빛을 발하는 특징입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대면 교류나 저녁 약속 등이 힘든 상황이기 때문이지요. 클럽하우스를 이용해 지인들과 대화하듯 편하게 생각이나 일상을 공유할 뿐 아니라, 성대모사방·사투리 사용자방 등에서는 흥미가 비슷한 사용자끼리 음성이 아니면 불가능한 재미도 얻을 수 있습니다. 말에는 글에 미처 담지 못한 느낌과 감정을 담을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입니다.

클럽하우스의 모든 대화는 기록이 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따로 녹음기 등을 이용할 수는 있겠지만 앱 자체에는 녹음이나 텍스트로 풀어 저장해주는 기능이 없습니다. 사용자들은 부담 없이 더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고, 개발사는 어마어마한 양의 데이터 보관과 개인정보 보호 관련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있습니다.

이같은 클럽하우스의 특징은 과거 추억을 소환하기도 합니다. 30대 이상은 클럽하우스를 사용하며 시간 맞춰 듣던 라디오 방송을 떠올립니다. 이 중 30대 후반에서 40대 초반 나이대에서는 밤을 꼬박 새우게 했던 PC통신 초창기를 떠올리도 합니다. 라디오와는 음성을 기반으로 하며 실시간으로 소통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닮았고, PC통신 역시 실시간 소통과 대화방 매너를 지켜야 한다는 점에서 비슷하다는 평가입니다.

클럽하우스 사용자는 새로운 회원을 가입시킬 수 있는 ‘초대장’을 받게 되는데, 활동에 따라 초대장의 수도 다르다.


새로운 시도에 ‘엄지척’…장점이 그대로 단점 될수도

클럽하우스가 새로운 소통의 창구이자 기존 SNS와는 차별화되는 매력이 있다는 점은 분명합니다. 다만, 클럽하우스 애용자들 사이에서도 장점이 단점으로 바뀔 수 있다는 우려 섞인 시선도 함께 존재합니다.

클럽하우스의 가장 큰 특징이기도 한 폐쇄성의 경우 그야말로 ‘양날의 검’이 될 수 있습니다. 초대와 승인을 통한 가입이라는 ‘진입 장벽’에 반감이 생겨 아예 앱을 사용하고 싶지 않다는 분들도 많이 접했습니다. 또 앱이 대중화될수록 폐쇄성을 기반으로 한 장점은 사라질 수밖에 없을 겁니다.

음성 기반, 실시간 소통이라는 장점의 경우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면 오히려 앱을 사용하기 어려운 요인으로 바뀔 수 있습니다. 회사나 대중교통에서 틈틈히 진행자(모더레이터)의 이야기를 일방적으로 듣기만 하는 것은 가능하겠지만, 소통에 제약이 생기면 클럽하우스의 매력은 반감됩니다. 기존 유튜브나 팟캐스트 콘텐츠와 차별성이 없어지기 때문입니다.

휘발성은 벌써 악용하는 사례가 생겨나고 있는데요. 자신이 만든 방에 많은 사람을 모으기 위해 ‘있어보이도록’ 경력을 뻥튀기 하거나, 잘못된 정보를 이야기하는 사용자들이 늘고 있다는 겁니다. 기업에서는 사내 정보 유출 가능성 등에 대해서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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