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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代作 논란]③조영남 명예는 이미 실추…여론의 향방은?

이정현 기자I 2016.05.17 11:36:46
조영남
[이데일리 스타in 이정현 기자] 화가로 활동해온 가수 겸 방송인 조영남이 대작 논란에 휘말린 가운데 여론에 대한 향방도 관심사로 떠올랐다.

춘천지검 속초지청은 16일 조영남의 서울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조영남이 강원도 속초에서 활동하는 무명화가 A로부터 8년 동안 그림 300여 점을 대신 그리게 한 뒤 고가에 판매했다는 제보를 입수하고 조사하고 있다. A는 한 점당 10만 원가량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조영남의 대작 논란에 대해 ‘남의 작품을 자기 것이라고 속였다’며 사기죄를 적용해야한다는 주장과 미술계 관행이라는 지적이 부딪쳤다. A는 작품의 90% 정도를 그려서 전달하면 조영남이 나머지 10%를 완성한 후 사인을 넣어 발표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비슷한 그림을 많게는 10~20점씩 그린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압수수색을 통해 무명화가 A의 주장이 맞는지 조사 중이다. 그림을 어디까지 그렸는지 또한 얼마에 판매됐는지 등에 대해 확인한다는 계획이다.

진중권 대중문화평론가는 16일 SNS에 “검찰에서 사기죄로 수색에 들어갔다는데, 오버액션”이라며 “개념미술과 팝아트 이후 작가는 콘셉트만 제공하고, 물리적 실행은 다른 이에게 맡기는 게 꽤 일반화한 관행”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핵심은 콘셉트입니다. 작품의 콘셉트를 누가 제공했느냐죠. 그것을 제공한 사람이 조영남이라면 별문제 없는 것이고, 그 콘셉트마저 다른 이가 제공한 것이라면 대작(代作)이지요. 하지만 미술에 대한 대중의 과념은 고루하기에, 여론재판으로 매장하기 딱 좋은 상황”이라고 의견을 남겼다. “검찰이 나설 일이 아니라 미술계에서 논쟁으로 해결할 문제”라는 것인데 왈가왈부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사기죄가 성립하지 않더라도 이번 대작 논란으로 화가로서 조영남의 명예가 실추돼 앞으로 작품 활동을 벌일 수 있을지 미지수다. 서울에 있는 모 갤러리에서 일하는 한 큐레이터는 이데일리 스타in에 “검찰의 수사 및 미술계의 논의가 끝나야 하나 이번 논란으로 (전시회를 진행하기에)부담스러운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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