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건강백과]증상은 폐경과 비슷하지만 다른 난소부전이란?

이순용 기자I 2020.06.06 09:08:57

김현진 경희대학교병원 산부인과 교수

[김현진 경희대학교병원 산부인과 교수]폐경의 사전적 의미는 생리가 더 이상 없는 것을 말한다. 그러나 보다 정확한 개념은 가임 능력을 가지는 난소의 기능이 더 이상 없는 것을 뜻하며, 이것이 나타내는 여러 증상 중의 하나가 폐경, ‘생리의 끊어짐’이다.

우리나라 여성은 평균 49~50세에 폐경이 된다고 알려져 있다. 40대 후반에서 50대 초반에 폐경을 경험하게 되며 보통 전후 2년 정도 불규칙적인 생리와 함께 소위 갱년
김현진 경희대학교병원 산부인과 교수
기 증상이라고 알고 있는 안면홍조, 불면증, 관절통 등 다양한 증상이 함께 한다.

그렇다면 조기 폐경은 무엇일까. 40세 이전에 무월경 혹은 희발 월경이 나타나면서 난소 기능이 고갈되는 것을 말한다. 40세 이후지만 평균 나이보다 일찍 폐경이 오는 경우에는 조기 폐경이라고 할 수 없다. 이는 ‘이른 폐경(early menopause)’이다. 평균보다는 빠르지만, 어떤 병적인 증상은 아니다. 그럼에도 몇 년 이상 여성 호르몬이 없는 상태가 되기 때문에 호르몬제 복용이 권고된다.

조기 폐경의 경우 조기 난소 부전이 좀 더 적합한 표현이다. 전 세계 여성의 1% 정도의 유병률을 가지며 30세 미만의 경우에는 1,000명당 1명 정도이다. 폐경과는 다르게 난소의 기능 정도가 다양하고 예측하기 어렵고, 5~10%의 조기 난소 부전 환자들은 임신 및 출산이 가능하다고 보고되나,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원인은 알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90% 이상)이고, 유전적 요인, 자가면역, 감염 등이 알려져 있다. 또한 담배, 알코올, 스트레스 등을 포함한 생활습관인자가 조기 난소 부전의 원인이 된다. 유전자 이상의 경우로 30세 이전에 조기 난소 부전이 의심되는 경우에는 염색체 검사를 권고한다.

난소의 기능을 다시금 회복시키는 근본적인 치료는 아직까지 불가능한 상태이다. 호르몬제를 복용해 체내의 낮은 농도의 여성 호르몬을 적정 수준으로 유지해야 한다. 평균 폐경 나이까지 지속적으로 호르몬을 복용해야 하다 보니 진료실에서는 호르몬제 복용에 대해 걱정하는 환자 및 보호자들이 대부분이다.

특히 유방 질환의 발생에 대해 많이들 우려를 표한다. 그러나 여성 호르몬은 단순히 가임 기능만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다. 대표적으로 골밀도를 유지하고 심혈관계 질환을 예방하는 효과를 가진다. 따라서 조기 난소 부전 환자들에게는 전 세계적으로 논란 없이 장기간의 호르몬제 복용을 권고하고 있다.

최근 우리나라의 경우 조기 난소 부전으로 진단받는 환자의 수가 늘고 있다. 또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보고에 따르면 20~30대에 비해 10대에서 그 증가폭이 더욱 크다. 젊은 나이에서 지속적인 무월경, 희발 월경이 발생한다면 반드시 산부인과 진료를 받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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