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났습니다]①이개호 농해수위원장 “경마산업 붕괴 막기 위한 결단 필요”

이명철 기자I 2021.02.15 06:00:00

“코로나19로 경마산업 존폐 기로…정부 전향적 검토 필요”
“농협회장 1조합당 1표 행사해야…투명한 권한 행사 조율”
“경매제·시장도매인제 장단점 있어, 농민 소득 최우선 검토”

[이데일리 이명철 박태진 기자] “지금 코로나19로 경마 산업은 존폐 기로에 놓인 상황으로 온라인 마권 발매 허용을 위한 정부의 전향적인 검토가 필요하다. 농협중앙회장 선출은 직선제를 도입할 가능성이 커지는데 기본적으로 1조합 1표 투표권 행사를 구현하기 위한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

올해 국회는 농어업계 분야에서 경마 산업의 피해 회복을 위한 온라인 경마 도입과 농협중앙회장 선거 개편 등을 주요 과제로 뒀다. 코로나19 사태로 불거진 식량 위기 해소와 농수산물 유통 체계 개선도 숙제다.

이개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1일 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식량 안보와 관련해 “비축물량 확대로 비상시를 대비하고 우량농지 보전 같은 입법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사진=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개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회관 집무실에서 가진 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한국마사회법과 농협협동조합법 개정은 이번 국회 회기에서 처리해야 할 굉장히 중요한 현안”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온라인 마권 발매를 허용하는 법안들은 여러 건이 발의돼 국회 논의를 기다리고 있다. 주무부처인 농림축산식품부는 사행성 우려 등으로 신중한 입장이지만 이 위원장은 경마 산업의 붕괴를 막기 위해 결단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농협회장 선거의 경우 직선제 전환에 공감대를 형성한 가운데 조합당 투표권에 차등을 둘지 여부와 중앙회장의 권한 설정 등이 관건으로 꼽힌다.

지난 추석에 이어 올해 설에도 청탁금지법(일명 김영란법)상 농축수산물 선물가액 한도를 10만원에서 20만원으로 상향했는데 이 위원장은 농어업계 어려움이 지속된다면 국민적 합의를 전제로 명절 때마다 상시 상향을 도입하는 방안도 필요하다고 봤다.

다음은 이 위원장과의 일문일답이다.

-20대 국회 농해수위 활동을 평가한다면

△20대 국회는 보수 야당의 국정 운영 발목 잡기로 ‘식물국회’라는 오명을 받았지만 농해수위는 농어민 삶의 질 향상과 농어업 보호라는 공동의 목표 의식 아래 합리적인 토론과 협치가 많았다. 동시다발적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른 농어업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농가 경영안정과 농어민 보호라는 여야를 초월한 공감대 확보로 1조원 상생기금 마련 등 굵직한 농어업 보호 대책을 마련했다. 농식품부 장관으로 재직하며 추진했던 쌀값 안정, 공익형직불제 도입, 청년 농업인 육성 등 농정 개혁에도 야당이 적극 협력해 틀을 마련했다.

-김영란법 농축수산물 선물가액 상향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작년 추석 때 코로나로 너무 어려워 한달 정도 (선물가액 한도를) 10만원에서 20만원으로 올렸더니 축산물 10%, 농산물 6% 정도 소비가 늘었다. 선물가액 한도 상향은 농업인 지원 측면과 청렴 문화 가치관이라는 가치 판단이 충돌할 수 있는데 농수산물이 청렴 문화를 흐트러트릴 정도는 아니라고 본다. 또 이해관계자에게는 선물을 금지하는 등 제도적 장치가 있다.

농수산업계 경영 위기가 지속된다면 선물 한도의 상시 상향 등 조치도 하나의 방안이지만 국회와 정부는 국민 합의를 기초로 정책을 시행해야 한다. 국민적 공감대 형성이 우선이다.

-말산업이 존폐위기다. 온라인 마권 발매를 허용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마사회가 코로나 때문에 경마장 문을 닫아 존폐 기로다. 경마에서 수익금이 생기면 축산발전기금으로 쓰는데 경마를 하지 못하니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어떤 식으로든지 하루 빨리 경마를 살려야 한다. 현재 농해수위는 온라인 경마 허용과 관련해 지난해 김승남·윤재갑·정운천 의원안이 법안심사소위에 계류 중이고 추가로 이만희 의원안이 상정돼 함께 심사할 계획이다.

온라인 마권 발매는 불법 사설경마 시장 확산을 방지하고 장외발매소의 부작용 감소 등 긍정적 측면이 있지만 청소년 등 이용자 식별이 어렵고 사행산업 확산 등 우려 목소리도 있다. 국회 법안 발의자들과 정부부처가 토론해 조정안이 나오길 희망한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워낙 위중한 상황인 만큼 전향적으로 검토를 해야 한다.

-농협 회장을 직선제로 뽑기 위한 농협법 개정안도 논란이다.

△현재 농협중앙회장은 대의원이 선출하는 간선제여서 중앙회장이 대표성을 확보하는데 애로를 느끼기도 한다. 이것을 전국 조합장들이 직접 뽑는 직선제로 바꾸자는 의견이 많다. 관련해 지난해 6월 발의된 서삼석 의원안이 법안심사소위에 계류 중이고 위성곤·이원택·윤재갑 의원안이 상정돼 병합 심사할 예정이다. 모두 농협중앙회장을 조합장들이 직접 선출하자는데 뜻을 같이 하고 있어 직선제 도입으로 귀결될 가능성이 크다.

직선제 전환 시 부가의결권을 적용할지 여부와 직선제로 선출에 따라 확대된 중앙회장의 권한을 어떻게 하면 투명하고 책임성 있게 행사토록 하느냐 등 쟁점은 정부와 조율할 예정이다.

부가의결권은 조합원수가 많고 자산 규모도 큰 곳과 작은 곳이 똑같이 1표씩 행사하는 게 맞냐는 주장이 있는데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 기본 정신으로는 1조합 1표가 맞는다고 생각한다. 다만 구현 과정에서 이해관계자 설득과 기술적 합의가 필요하다.

-코로나19 위기로 식량 안보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식량 안보는 심각한 상황이다. 우리나라 곡물 자급률은 21%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밀의 경우 20대 국회에서 밀 산업 특별법을 만들어 5년 내 (자급률) 10% 이상으로 올리기로 했지만 지금으로선 요원하다. 특히 논에 쌀을 재배하지 않고 다른 작물을 지을 경우 지원하는 ‘쌀 생산 조정제’가 폐지돼 (주요 작물 자급) 위기에 봉착했다.

단기적으로는 정부의 비축물량 확대 등으로 비상시를 대비할 필요가 있고 장기적으로는 생산성이 높은 우량농지 보전, 기후변화 대응책 마련을 위한 입법적 노력이 이뤄져야 한다고 본다.

이개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1일 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이야기하고 있다. [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농산물 도매시장에서는 경매제와 시장 도매인 제도 도입을 놓고 의견이 갈린다.


△유통 비용을 낮춰 농가의 수취가격을 높이고 소비자 지불 가격을 낮출 수 있는 방안이 있다면 적극 노력할 것이다. 다만 경매제도와 시장도매인제도 모두 각각의 단점이 있다. 경매제는 도매시장법인과 중도매인을 거쳐 유통비용이 상승하고 경매 당시 수급에 따라 가격 변동성이 크다. 시장도매인제는 교섭력이 낮은 출하자가 상대적으로 불리한 입장에서 협상을 진행해야 하고 거래 과정 투명성이 다소 떨어진다.

농해수위원들은 각 방안의 장단점을 모두 인지하고 검토 중이다. 아직 국회에서 농산물 유통구조의 개혁 방안을 합의하지는 않았지만 경매제 개편, 시장도매인제 도입, 도매시장 법인 담합행위 근절 등 다양한 방안에 대해 농민 소득 보장을 최우선으로 제도를 검토하겠다.

-그린뉴딜 핵심사업 중 영농형 태양광과 해상 풍력 등 재생에너지에 대해 논쟁이 뜨겁다.

△문재인 정부 초기에 산지태양광 등을 많이 도입했는데 도리어 환경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그래서 각광 받은 게 농사를 함께 지을 수 있는 영농형 태양광이다. 태양광 발전 효율과 농사 수익성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 현재 영농형 태양광은 5년 일시 사용허가를 낸 후 3년씩 5차례 연장이 가능하다. 농작물 수입 감소율 20% 이하일 때만 (연장) 허가를 내주는데 (감소율과 상관없이) 안정적으로 할 수 있는 방안을 농식품부가 검토 중이다.

해상 풍력은 (그린 뉴딜) 제도 취지에 부합하지만 어장환경과 어획량에 미치는 영향이 충분히 검증되지 않았고 조업구역 제한에 대한 고민이 많은 것도 알고 있다. 어민들이 생산성 손해를 볼 수 있는 만큼 어민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어획량 감소폭을 최소화할 위치 선정과 발전 방식에 대해 정부도 연구하고 있다.

-일본은 후쿠시마 오염수 배출 의사를 굽히지 않고 있다.

△후쿠시마 오염수는 70% 이상이 방사능 기준치를 초과할 뿐 아니라 삼중수소 같은 기술적 제거가 불가능한 물질을 포함하고 있다. 농해수위도 지난해 10월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계획 철회 촉구 결의문’을 의결해 원자력안전위원회 등 관련 기관에 의지를 피력한 바 있다. 농해수위원들과 함께 정부로 하여금 국제기구 등에 강력히 요구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해상 물류난이 지속되고 있다. 국적선사들의 임시선박 투입 등으로 대응하고 있는데 국회 차원의 지원책은 없나

△현재 물류대란은 코로나19로 마비된 국제 물류 수요가 일시에 분출돼 발생한 글로벌 해상 운임 상승에 따른 것이다. 단기로는 국적해운사의 경영 위기 극복, 장기로는 선복량 등 양적 성장과 비용 절감 등 질적 개선이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 국회는 지난해 11월 국적해운사 신용 위기를 해소하기 위해 한국해양진흥공사의 채무 보증한도 범위를 확대하는 한국해양진흥공사법 개정안을 통과했다. 추가로 국적해운사의 장기 경쟁력 향상을 위해 공공부문이 선박을 구매해 국적선사에 빌려주는 세일 앤 리스백(Sale & Lease back) 사업, 선복량 확대를 위한 신규 투자 등을 입법적으로 지원하는 것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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