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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떨뿐' 천우희 "입체적이고 강인한 주인공, 내 실제 모습과 닮아" [인터뷰]

김보영 기자I 2023.02.22 17:41:10

"스마트폰이란 친숙한 소재…있을 법한 공포라 무서웠다"
"가해자 인지 후 스스로 문제 해결하려는 주인공 매력적"
"신예 김태준 감독, 앞으로가 기대돼…좋은 자세 지닌 연출"
"실생활에서도 스마트폰 의존도 높아…해킹 위험 처할 뻔"

(사진=넷플릭스)
[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나미의 주체적인 성격도 이 작품을 택하는데 많은 영향을 줬어요. 자신의 문제를 자기가 직접하려는 독립적인 모습이 제 또래 사람들과 비슷하면서, 실제 제 모습과도 많이 닮아있는 지점이었거든요.”

배우 천우희는 넷플릭스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감독 김태준, 이하 ‘스떨뿐’)를 택한 이유를 묻자 이같이 답했다. 특히 그는 영화가 현실에 있을 법한 공포로 두려움을 안겨주지만, 동시에 스스로를 구하며 문제를 헤쳐나가는 주인공의 ‘주체적’이고 강인한 면모가 일종의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했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천우희는 넷플릭스 ‘스떨뿐’ 공개 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취재진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는 캐릭터와 영화의 매력, 김태준 감독 및 임시완 등 상대 배우들과의 호흡과 함께 연기를 향한 자신의 진심을 솔직담백히 털어놨다.

지난 17일 넷플릭스로 공개된 영화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는 평범한 회사원 나미(천우희 분)가 자신의 모든 개인 정보가 담긴 스마트폰을 분실한 후 일상 전체를 위협받기 시작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천우희는 스마트폰을 잃어버린 회사원 나미 역을 맡아 평범한 일상을 보내던 사람이 극단의 위기에 처한 뒤 겪는 감정과 혼란, 절정에서 스스로를 구하기 위한 개인의 필사적 노력을 몰입감 넘치게 연기했다.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는 공개 후 한국은 물론, 싱가포르, 일본, 베트남 등 아시아 18개국에서 1위를 차지하는 등 뜨거운 주목을 받고 있다. (플릭스패트롤 집계 기준)넷플릭스 전 세계 영화 스트리밍 2위를 기록하며 화제성을 입증하고 있다.

천우희는 “공개 후 반응이 좋으니 배우로선 내심 기쁜 일”이라며 “이 작품은 오락성을 가지고 있고 핸드폰이라는 친숙한 소재를 활용해 접근성이 높은 것 같다. 아시아권은 특히 우리와 정서적으로 비슷한 점이 많아서인지 특히 공감을 얻고 있는 게 아닐까 생각이 든다”고 인기비결을 언급했다.

자신 역시 대본을 처음 받아 읽었을 때부터 흥미를 느꼈다고 했다. 천우희는 “본인에게 일어날 법한 일이라 생각돼 현실적으로 접근하기 편했다. 시청자들에게도 현실적인 공포감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스마트폰 외에도 나미와 준영(임시완 분), 지만(김희원 분) 세 사람의 대립과 긴장 구도로 이야기를 쭉 끌고 나가는 힘이 있었다”고 작품의 매력을 전했다.

일본 원작이 있는 것을 알았지만, 딱히 부담을 느끼진 않았다고. 천우희는 “원작과 설정과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개의치 않았다”며 “관객으로 봤을 때도 너무 재미있는 이야기다. 특히 나미란 인물이 굉장히 입체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나미는 나약해보이지만, 강인하다. 극 초반 생활감있는 연기를 펼치다가도 위험에 빠지면서 극단에 처한 연기를 보여줄 수 있는 인물이라 다양한 면모를 보여드릴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나미의 주체적인 면모가 특히 자신의 마음을 움직였다고 했다. 천우희는 “처음엔 누구 짓인지 몰라 무방비하게 당하기도 하고 피해를 입었지만, 가해자가 누군지 알게 되면서부터는 각성해 자신의 손으로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다만 나미가 스스로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과정에 설득력을 부여하는 게 배우로서 숙제였다고도 토로했다. 천우희는 “평범한 인물을 최대한 입체적으로 보이게 하기 위해 힘조절이 필요했다”며 “주변에서 볼 수 있을 듯한 평범하고 친숙한 인물이지만, 작품의 안내자로서 큰 임무를 지닌 캐릭터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친근한 면모를 보여주기 위해 많은 분들이 모르고 계신 제 평소 모습을 많이 녹였다. 친숙함으로 시작해 극단에 치달은 순간 감정이입을 줄 수 있게 집중도를 최대한 발휘했다. 연기하면서도 흥미로웠다”고 부연했다.

자신 역시 평소 스마트폰 의존도가 높아 이번 작품을 촬영하며 많은 부분을 이입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천우희는 “매번 쓰는 기능만 쓰지만, 가장 편리하고 용이하게 사용할 수 있는 장치가 스마트폰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SNS 등 자신을 표현하는 일에 있어선 조금 서툰 부분이 있는 것 같다. 연기자로서 연기로 저를 보여주는 게 우선이라 생각해서 그런지 나의 사적인 부분을 많이 노출하는 건 아직 낯설다”고 말했다.

특히 “극 중에서 아침에 일어났을 때 내가 하지 않았던 말들이 누군가에 의해 조작돼 본인이 한 것처럼 되어 있던 장면, 억울한 누명을 쓰고 나미가 고립되는 장면이 무서웠다”며 “생각해 본 적은 없지만 언제든 실제에서 일어날 수 있을 법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꼽았다.

자신 역시 해킹 피해를 입을 뻔한 적이 있다고 고백했다. 천우희는 “누군가 제 메일로 해킹을 시도한다는 알림을 받은 적이 있다”며 “메일 안에 중요한 정보는 없었지만, 그 자체로 불쾌하고 무서움을 느꼈다. 내가 어디까지 기능을 활용하며 스마트폰을 사용해야 할까 고민이 들ㄷ라”고 회상했다.

전작부터 이번 작품까지 정신적, 육체적으로 극단에 치닫는 연기를 하며 지친 적이 없는지 묻자 천우희는 ‘집중력을 유지하려 노력한다’고 자신만의 노하우를 전했다.

그는 “컷마다 처음에 쏟아냈던 감정 이전으로 돌아가는 건 연기자로서 쉽지 않다”면서도 “다만 내가 놓인 이 공간 속 상황이 실제라고 믿고 집중하면 정말 실제 상황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이는 저 하나의 연기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감독님, 상대 배우, 스태프 등 현장에 함께한 주변 사람들의 도움이 정말 중요하다고 느낀다”고 덧붙였다.

그런 면에서 이번 작품으로 입봉한 신예 김태준 감독과의 작업은 신뢰가 넘친 현장이었다며 만족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앞으로가 기대되는 감독님”이라며 “저는 일을 할 때 ‘신뢰’가 중요한 사람인데, 초반부터 철저한 준비성으로 제게 신뢰를 주셨다. 굉장히 많은 노력과 준비로 현장을 효율적으로 움직이셨다”고 떠올렸다.

이어 “안정적이고 신뢰 넘치는 환경, 스토리를 만들 수 있던 건 감독님의 준비와 배려심 덕분이란 생각이 들었다. 좋은 눈과 좋은 자세를 가진 연출자였다”고 찬사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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