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 바이러스 감염으로 인한 과도한 면역반응 질환을 치료하는 치료제(렘데시비르 등을 포함하는 대개의 약물재창출 제품)와 예방을 위한 백신개발의 상관관계이다. 코로나 백신 시판허가가 올해 연말 혹은 내년초로 예상되면서 치료제 개발의 중요성은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게 당연하다. 현재 임상 현장에서는 특효를 보이는 단일 약재를 찾기보다 환자의 증상에 따라 다양한 약재를 최적의 조합으로 처방하는 것이 치료제 개발에 소요되는 기간이나 적용 가능한 환자의 규모를 고려할 때 가장 최선의 방법이라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둘째, 바이러스 감염 예방의 경우 백신이 우월한지 항체가 우월한지에 대한 판단이다. 팬데믹 시장의 경우 시장규모는 크지만 판매 기간은 한정적이라는 특징이 있다. 항체의 경우 개발 및 임상이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중화항체의 존속기간이 짧고 바이러스 변이에 대해 상대적으로 취약한 것이 특징이다. 따라서 백신 대량공급이 이루어지기 전까지는 항체 방식의 치료제에도 기회가 주어질 수 있다.
문제는 생산단가이다. 항체치료제는 백신에 비해 상대적으로 제조비용이 높은데 타깃 시장은 백신 출시 이전으로 한정될 가능성이 높다. 그렇게 된다면 대상 시장규모가 크게 줄어들 게 된다. 물론 서구 선진시장의 경우 백신에 대한 두려움이나 회피 성향이 매우 높아서 항체치료제 시장 역시 한동안은 유지될 수 있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코로나 백신이 시장을 장악하게 될 것이다.
전세계적으로 백신에 대한 대량수요처는 세 곳 정도로 요약된다. 미국의 Operation Warf(코로나19 백신, 치료제 개발을 가속하기 위한 공공 민간 파트너십)를 통한 대량구매와 세계보건기구(WHO)가 주도해서 저개발국 국민에 대한 코로나 백신 균등배급을 위해 설립한 COVAX를 통한 대량구매, 그리고 유럽연합이 유럽시민들에게 평등한 백신 공급을 보장하기 위해 설립한 포괄적 백신 동맹(Inclusive Vaccine Alliance)가 그들이다.
이들은 어떤 기술이 임상시험에 성공할지 예측하기 어렵기에 각각의 기술 플랫폼별로 대략 6~8개 내외의 제품(아래 표 참조)을 선구매 대상으로 집중 고려하고 있으며, 개발 및 생산기간 단축을 위한 연구개발 투자비 지원, 조건부 선구매 계약이 속속 체결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협상중이거나 계약대상 제품 모두에 대한 효능 및 안전성 비교검증을 위한 대규모 비교임상이 미국정부 차원, 유럽연합 차원, WHO 차원에서 계획되고 있거나 준비중에 있다. 대량의 시장수요가 개발속도 상위 플랫폼별 대표기업들에 대해 이미 약정된 마당에 여기에 속하지 못한 하위 후발주자들이 비교임상 연구에서 우월성을 입증하는 것은 물론이고, 속도경쟁과 비용경쟁에서 이기기는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따라서 지금 현재의 시점에서 후발주자들이 제아무리 선발 경쟁제품 대비 기술적인 차이와 우월성을 주장한다 해도 큰 의미를 가지지 못한다. 후발주자에게 주어질 유일한 가능성 한가지는 현재 상위에 포진된 제품들이 임상에서 안전성 및 유효성 입증에 실패할 경우이다. 이럴 경우에 대비해서 완전히 새로운 플랫폼, 완전히 새로운 타깃을 통해 백신치료제를 개발하는 기업체들에 대해 투자하거나 정부 차원의 연구개발 지원을 할 필요는 여전히 남아있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무의미한 희망고문이 되기 십상이다.
그 다음으로 중요한 지표는 중화항체의 발현양과 지속기간, 중화항체가 생성되는 타깃 스파이크 단백질의 변이 범위이다. 이들 3개 요소들은 바이러스 감염을 예방할 수 있는 능력을 측정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중화항체 생성은 상위 제품 모두에서 확인되었고, 중화항체 발현량이나 존속기간은 약간씩 다르지만 큰 의미를 갖기는 어렵다. 다만 스파이크 단백질 변이 정도에 대한 중화항체 생성범위가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를 확인하지는 못했다.
예방과 함께 이미 코로나에 감염된 사람들에 대해 치료효과를 보여주기 위해서는 바이러스를 살해할 수 있는 T-Cell 반응이 얼마나 일어났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하지만 그냥 T-Cell 반응이 일어났느냐 여부가 아니라 코로나 바이러스 특이적 T-Cell 반응이 있는지(그렇지 않다면 원치않는 과도한 면역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 바이러스 변이에 대응해서 발현된 T-Cell의 다양성은 어느 정도인지, 그 반응의 정도와 강도가 적절한지를 살펴야 한다. 현재까지 발표된 임상결과만으로는 그 어떤 상위 개발제품도 바이러스 특이적 T-Cell 반응이 적절한 수준으로 나타났는지를 임상시험으로 결과로 발표한 사례는 없다.
마지막으로 재감염을 통해 코로나 바이러스가 다시 창궐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B 세포(중화항체 재생성에 관여)와 T 세포(바이러스 재감염시 즉시 살해) 모두에 대해서 기억세포가 형성되었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것 역시 필요하다.이 지표 역시 현재까지의 임상시험 결과발표에서는 확인된 사례가 없다.
따라서 앞으로 백신개발 경쟁과 관련해서 중요하게 살펴보아야 할 핵심 지표는 개발 제품별로 중화항체의 발현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정도, 항체 존속기간 여부가 아니라 바이러스 특이적 T 세포, 메모리(memory) B세포, 메모리(memory) T 세포의 형성 여부에 있다고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