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오후 1시30분부터 24시간 동안 실제 생활에 전기차를 이용해본 결과 이동 수단으로서 전기차는 매력적이었지만 활용성면에서는 100점 만점에 10점을 주기도 아까웠다. 전기차 충전 인프라는 대중화되기엔 너무나도 부족했고, 관련 직원들에게 전기차와 관련된 업무 지시가 제대로 전해지지 않아 불편이 따랐다.
마포-이태원-양재IC-명동에 이르는 중심지역을 이동하면서 쉽게 들를 수 있는 충전소는 4곳이었고 이 중 단 한 곳에서만 충전이 가능했다. 현재 서울 시내에 설치된 충전소는 총 76개(환경부 운영 47개, 다른 기관 29개)인데 사무실이 많은 중심지보다 외곽지역에 더 많이 분포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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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포 공영 주차장의 충전기는 정상 운영되고 있어 안내문에 적힌 대로 버튼을 눌러 실행하다가 해당 차량을 충전할 수 없는 기계라는 사실을 알았다. BMW i3는 ‘DC콤보’ 방식인데 마포공영주차장에선 ‘DC차데모’와 ‘AC3상’ 충전기만 구비돼 있었다. 기기에 부착된 전기차안내데스크로 전화했지만 저녁 9시 이후로는 안내를 하지 않는 다는 음성메시지가 들려왔다. 다시 환경부 사이트를 보니 충전기 타입이 기재돼 있는 게 눈에 들어왔다. 두 번째 충전까지 실패하니 불안해졌지만 주행 가능 거리가 70km였고 약속 시간에 늦지 않기 위해 이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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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둘러 이동을 하려고 하는데 직원이 나와서 “일반인은 충전 할 수 없다”며 나갈 것을 강요했다. 그의 말대로 한국전력 직원을 위한 것이라면 환경부 홈페이지에 올라와 있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에 전기자동차 헬프데스크에 문의했다. 전기자동차 헬프데스크 직원은 같은 질문을 많이 받는데 한국전력의 입장을 알지는 못한다고 답했다. 이후 한국전력과 환경부에 확인한 결과 일반인도 사용할 수 있는데 일부 직원이 잘못 알고 한 행동이라고 해명했다.
불안함과 의아함을 가득 안고 그랜드 앰버서더 서울호텔의 주차장을 찾았다. 몇 바퀴 돈 후 대형 충전기가 설치된 대형버스 주차장 입구를 찾았고 주행 가능 거리 13km 남겨 놓고 처음이자 마지막 충전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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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시간 동안 남산 3호 터널을 두 번 이용했는데 역시나 친환경 차량이라는 스티커를 가지고 있지 않아 제 요금을 냈다.
한편 지난 1월 말부터 전기차 보조금 신청을 받은 결과 72곳의 지자체 중 절반가량이 조기 마감됐다. 한 달 만에 신청 대수가 1200대를 넘어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배 이상 증가했다. 보조금을 받으면 2000만원이 넘는 할인을 받을 수 있는데다 충전 요금이 저렴해 유지비가 적게 들고 공영주차장 이용요금 등 각종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강점이 입소문을 탄 덕분이다.
구매까지는 만족도가 높았을지 모르겠지만 실생활에서 사용한 후 만족도에 대해선 확신이 서지 않는다.충전소 문제로 불안한 마음을 항상 안고 다녀야 할 수 있다. 물론 전기차를 사게 되면 집이나 회사에 설치할 수 있는 완속충전기를 지원해준다. 하지만 주차면적이 부족한 우리나라 아파트 현실상 전용 주차면이나 다름없는 충전시설 설치가 쉽지 않다. 아파트 충전시설이 있다고 해도 충전을 미처 다하지 못하고 차를 가지고 나왔을 경우, 히터나 에어컨 가동으로 주행거리가 급격히 줄어들었을때 급히 충천을 해야하는데 ‘충전이 가능한 충전소’를 찾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