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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영수 기자] 국내 1세대 토종 사모투자펀드(PEF)인 보고펀드가 새롭게 태어났다. 보고펀드는 올 해 1월 1일자로 바이아웃(Buy-out) 사업부문을 분사해 보고인베스트먼트그룹의 영문 약자를 딴 ‘VIG파트너스’를 설립했다. 제2의 창업을 선언한 셈이다.
‘박병무·신재하’ 투톱체제 출범
VIG파트너스는 박병무ㆍ신재하 공동대표를 중심으로 이철민·안성욱 부대표 등 총 4명의 파트너가 주축이 됐다. TPG 아시아(뉴브리지 캐피탈) 한국 파트너 등을 역임한 박병무 대표는 플래너스 및 하나로텔레콤의 CEO를 역임하며 실실적인 경영과 턴어라운드 경험을 바탕으로 버거킹, 엠코르셋의 투자관리 및 에누리닷컴에 대한 추가투자 업무를 관장하고 있다. 박 대표는 특히 지난 2014년 LG실트론 인수금융 디폴트(채무불이행)으로 위기를 겪은 보고펀드의 구원투수로 등장해 동양생명 매각, 바디프랜드 인수 등을 성공적으로 수행하는 성과를 보였다.
모건스탠리 한국 대표를 지낸 신재하 대표는 국내 주요 대규모 기업 M&A를 추진, 성사시키는데 있어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해왔다. 신 대표는 삼양옵틱스, 에누리닷컴 및 바디프랜드 투자관리 업무를 맡고 있다. 보스턴 컨설팅 그룹 출신의 이철민 부대표는 VIG파트너스의 리스크관리를 담당(CRO)하고 있으며 모건 스탠리에 경험을 쌓은 안성욱 부대표는 투자관리 업무 전반을 관장하고 있다.
최대 6000억원 규모 블라인드 펀드 조성
VIG파트너스는 2005년 설립된 이후 총 4개의 펀드를 운용해 왔으며 운용자산(AUM)은 2조1000억원 규모다. 주요 포트폴리오는 매각이 완료된 동양생명, BC카드, 노비타 등을 포함한 버거킹, 삼양옵틱스, 에누리닷컴 등으로 지분 투자에서 중소·중견기업 경영권 지분 인수까지 발을 넓혀왔다.
VIG파트너스는 제2의 창업을 선언한 의미 차원에서 현재 최대 6000억원 규모의 신규 블라인드 펀드 조성을 목표로 투자자를 모집하고 있다. 국내 및 해외 투자가들을 대상으로 각각 3000억원, 2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유치할 계획이다. 국내외 다양한 성격의 자금을 유치해 투자 독립성을 높이겠다는 복안이다.
안성욱 부대표는 “앞으로 펀드 운용은 시장내 독보적 위치와 성장 잠재력이 높은 미드캡 분야에서 경영권 확보 등을 통한 투자 기회를 모색할 예정”이라며 “경영 효율화 및 회사 잠재력 시현을 기반으로 한 추가 가치 창출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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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양호 대표는 고문·이재우 대표는 ‘헤지펀드’ 진출
창립 멤버였던 변양호 대표와 이재우 대표는 각각 다른 길을 걷게 됐다. 변 대표는 LG실트론 투자 실패에 대한 책임을 지고 보고인베스트먼트그룹의 고문으로 남게 됐으며 보고인베스트먼트 이사회 멤버로는 활동을 계속 이어갈 계획이다.
국내 PEF 가운데 가장 먼저 헤지펀드 진출을 선언한 이재우 대표는 1호 펀드 투자금 회수 및 부동산, 헤지펀드 투자 업무 등을 통해 기존 보고인베스트먼트를 이끌 계획이다. 보고인베스트먼트는 최근 JC플라워와 함께 공동 인수한 HK저축은행과 같이 PE 업무도 지속할 예정이다.
이 대표는 헤지펀드 진출을 위해 현재 헤지펀드와 부동산투자 업계에서 실력을 검증받은 17명의 전문인력으로 팀을 꾸렸다. 헤지펀드 부문은 우리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에서 12조원의 국내외 자산운용을 총괄했던 박휘준 대표가 합류했으며 부동산 인프라투자 등 국내외 AI부문은 국민연금과 한화자산운용사에서 해외 부동산 투자를 담당했던 하현석 상무가 이끌게 됐다.
이재우 대표는 “저금리를 극복하기 위한 투자다변화 차원에서 기관투자가와 거액자산가들을 상대로 한 맞춤형 헤지펀드 상품을 준비하고 있다”며 “국내에 머무르지 않고 해외에서의 투자기회도 적극 모색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