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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Z, ‘포시가’ 적응증 또 추가 시도...제네릭 개발사 따돌린다

김진호 기자I 2022.05.11 08:10:03

아스트라제네카의 SGLT-2 억제제 '포시가'
당뇨→심장질환→신장질환으로 적응증 확대 중
중증 심장질환 환자 적응증 추가 예정...임상 3상 결과 확보
미국 내 심장질환 용도 특허, 2040년까지 유지

[이데일리 김진호 기자]영국 아스트라제네카(AZ)의 항당뇨제 ‘포시가’(성분명 다파글리플로진, 미국 제품명 파시가)가 내년 물질특허 만료를 앞두고 심부전 질환 전체로 적응증 확장을 시도하고 있다. 포시가 관련 제네릭 개발사에 맞설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것이다.

(제공=아스트라제네카)


지난 5일(현지시간) AZ는 좌심실의 심박출률이 40% 이상 떨어진 중증의 만성 심부전 환자를 대상으로 포시가를 투여하는 임상 3상에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회복률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포시가는 1일 1회 투여하는 SGLT-2 억제제 계열의 경구형 제제다. SGLT-2 는 신장에서 포도당의 재흡수를 도와 체내 혈당량 유지에 도움을 주는 단백질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포시가는 당초 2형 당뇨병 치료제로 개발돼 유럽의약품청(EMA)과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각각 2012년과 2013년, 2014년에 차례로 판매 승인을 획득했다.

AZ는 2020년 5월 동종 계열의 물질 중 최초로 심박출률 감소를 겪는 성인 심부전 환자의 치료제로 FDA로부터 포시가의 적응증 확대 승인을 얻어내는데 성공했다. 같은 해 12월 국내에서도 해당 적응증이 추가됐다. 지난해에도 FDA와 식약처 등이 만성 신장질환 치료제로 포시가의 적응증을 추가 승인했다.

AZ는 이번 임상 3상 결과 역시 수개월 내 각국 규제기관에 제출해 적응증 확대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메네 파갈로스 AZ 바이오의약품 연구개발 담당 부사장은 “심박출률에 관계없이 전체 심부전 환자에게 포시가를 적용할 수 있을 수준의 임상 데이터를 확보했다”며 “당뇨병, 만성 신장질환을 넘어 만성 심부전 환자에 대한 적응증을 추가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FDA 의약품 등록부에 따르면 포시가의 미국 내 만성 심장질환 관련 용도에 대한 특허는 2040년 3월까지 유지될 예정이다.

포시가 관련 제네릭 개발 업계 관계자는 “원개발사가 적응증 관련 용도 특허를 추가하는 방식으로 제네릭이나 바이오시밀러의 등장에 대비하는 것은 매우 흔한 일이다”며 “국내에서도 포시가의 적응증이 계속 늘어났기 때문에, 만약 여러 제네릭 개발사가 관련 적응증 모두 얻어내려 한다면 상당한 시간이 지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개발사가 개발한 SGLT-2 억제제 계열의 약물은 전무한 상황이다. 대신 2023년 4월로 예정된 포시가의 국내 물질특허 만료 시기에 맞춰 제네릭을 출시하려는 기업은 많다.

현재까지 다파글리플로진 단일제가 82개 품목, 복합제가 49개 품목 등 여러 포시가 제네릭이 식약처로부터 사용 승인을 획득했다. 복합제는 다파글리플로진에 혈당강하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메트포르민’ 등의 성분을 추가로 넣어 항당뇨 효과를 높인 약물이다.

다파글리플로진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대표적인 기업이 LG화학(051910)이다. 식약처가 지난 4월 LG화학의 당뇨병 치료제 ‘제미글로’(성분명 제미글립틴)와 다파글리플로진을 병용하는 요법을 승인했다. 또 회사 측은 제미글로의 성분인 제미글립틴과 다파글리플로진 등을 섞은 신규 복합제를 개발해 지난해 10월 식약처에 품목허가를 신청한 바 있다.

LG화학 관계자는 “다파글리플로진을 당뇨병과 관련한 병용요법이나 치료제로 개발하고 있다”며 “포시가가 가진 다른 적응증을 대상으로 개발을 진행하는 부분은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파글리플로진 특허 만료 시점에 맞춰 당뇨병 대상 신규 복합제를 출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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