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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샤 떠나는 '바르샤 3인방', 유망주 딱지 떼고 생존게임

이석무 기자I 2017.08.22 13:51:50
이승우. 사진=대한축구협회
백승호. 사진=대한축구협회
장결희. 사진=대한축구협회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한국 축구의 미래로 기대를 모았던 ‘바르샤 3인방’ 이승우(19), 백승호(20), 장결희(19)가 끝내 바르셀로나에서 꽃을 피우지 못하고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1부리그 지로나는 21일(한국시간)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한국 출신 미드필더 백승호가 지로나에 합류했다. 계약기간은 3년이다”고 공식 발표했다. 계약조건은 완전 이적이고 계약기간은 3년이다.

백승호는 일단 이번 시즌은 스페인 3부리그 소속인 페랄라다-지로나B(2군)에서 뛰면서 성인무대에 적응한 뒤 본격적으로 1군에 도전하게 된다. 계약서에도 1년간 페랄라다에서 뛰고 나서 2018-2019시즌부터 지로나 1군에 합류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역시 바르셀로나에서 자리를 잡는 데 실패한 이승우는 이탈리아 세리에A(1부리그) 베로나FC로 이적을 눈앞에 두고 있다. 백승호가 완전 이적인 반면 이승우는 3년 임대계약을 맺을 것으로 알려졌다. 베로나FC는 지난 시즌 세리에B(2부리그)에서 2위를 차지해 이번 시즌 세리에A로 승격했다.

이에 앞서 역시 바르셀로나에서 유망주로 기대를 모았던 장결희는 이승우, 백승호보다 먼저 팀을 떠났다. 지난달 그리스 1부리그 아스테라스 트리폴리스와 3년 계약을 맺었다. 리그 개막전에선 벤치를 지켜 프로 데뷔전을 다음으로 미뤘다.

아쉬움이 남는 것은 사실이다. 2~3년 전만 해도 이들 3인방은 바르셀로나의 미래로 주목받았다. 유소년 팀에서도 단연 두각을 나타냈다.

하지만 이들의 발을 묶은 것은 국제축구연맹(FIFA)의 징계였다. 바르셀로나가 유소년 이적 금지 조항을 어겼다는 이유로 관련 유소년 선수들의 출전을 금지했다. 한창 쑥쑥 커야 할 시기에 2년 가까운 금쪽같은 시간을 날려버렸다.

대표팀 경기와 개인 훈련 등으로 공백을 메우려했지만 생각처럼 쉽지 않았다. 팀에서 제대로 훈련도 하지 못하는 동안 그 사이 상황은 많이 바뀌었다. 성인팀에 올라가야 할 타이밍을 놓치면서 결국 팀을 떠날 수밖에 없는 신세가 됐다.

비록 바르셀로나에선 성공하진 못했지만 오히려 지금이 더 큰 기회가 될 수 있다. 앞이 보이지 않는 바르셀로나와는 달리 새로운 팀에선 출전 기회가 훨씬 많을 전망이다.

당장 그리스 리그로 이적한 장결희는 1군 스쿼드에 포함됐다. 시즌 전 친선경기에 선발출전해 좋은 움직임을 보이는 등 팀에 순조롭게 적응하고 있다. 개막전에는 출전명단에서 제외됐지만 조만간 1군 기회를 얻을 전망이다.

백승호가 지로나와 계약하면서 1년간 2군에서 뛰기로 한 것은 실전 감각과 체력이 떨어진 상태이기 때문이다. 바르셀로나에서 제대로 출전 기회를 얻지 못한 것이 가장 큰 이유다. 지난 5월 20세 이하 월드컵에서도 한동안 동료들의 훈련량을 따라가지 못하고 따로 개인훈련을 소화해야만 했다.

비록 2군이지만 백승호에게는 올 시즌은 경기 갈증을 씻고 성인무대에서 경쟁할 토대를 만들 값진 시간이 될 전망이다.

이승우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 이승우도 백승호, 장결희와 마찬가지로 다른 팀으로의 완전이적을 추진했다. 하지만 바르셀로나의 반대 때문에 임대 이적으로 방향을 틀었다.

이승우는 완전이적이 아닌 임대계약인 만큼 당장 1군에서 기존 선수들과 경쟁을 펼칠 가능성이 크다. 더 험난한 여정이 기다리고 있다.

바르셀로나라는 환상은 걷혔다. 이제는 냉혹하고 험난한 현실과 맞닥뜨려야 있다. ‘미래의 유망주’라는 거품을 빼고 성인무대에서 실력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보여야 한다. 쉽지 않은 싸움이 되겠지만 어차피 한 번은 겪어야 할 과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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