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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계학회장 마치는 손성규 교수 "내·외부감사 제 역할해야 회계 바로 선다"

이정훈 기자I 2017.06.28 06:20:00

손성규 회장, 이달말로 회계학회장 임기 마쳐
"기업내부 감사위원회 전문성과 독립성 중요"
"회계감사 비용 아닌 투자라는 공감대 필요"

[이데일리 신태현 기자] 손성규 한국회계학회 회장이 26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경영관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기업을 감시하고 점검하는 일과 관련된 이해당사자들이 각자 제 위치에서 제 역할을 해야만 회계가 바로 설 수 있습니다. 특히 외부감사보다 내부감사가 더 중요한데 그런 점에서 회사 내부에서 감독기능을 하는 감사위원회가 전문성과 독립성을 갖고 공부하고 점검하고 질문하는 일을 제대로 맡아야 한다.”

지난해 7월1일 한국회계학회 회장을 맡아 1년간의 임기를 달려온 손성규 연세대 경영학과 교수는 28일 연세대 신촌캠퍼스 경영대 연구실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우리나라의 국제 회계 신인도가 지난해 61개국 가운데 61위, 올해 63개국 중 63위로 최하위를 기록했다는 조사에 대해 “회계하는 사람으로서 우리 회계제도나 인프라, 회계사들의 자질이 그토록 부실하다고 믿을 수 없고 믿고 싶지도 않다”면서도 불신받고 있는 우리 회계제도가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해서는 이처럼 외부는 물론이고 내부감사 기능까지 제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 회장은 “나 역시 기업체 감사위원회 멤버로 일하고 있지만 외부감사에 비해 회사 내부정보에 더 가까운 감사위원회에 회계를 잘 아는 전문가가 포함되고 이들이 전문성과 책임감을 갖고 내부를 스스로 점검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최근 감사위원회가 외부감사인을 승인하는 것은 물론이고 경영진을 배제하고 감사인을 선임까지 할 수 있도록 하는 포스코처럼 기업들의 인식도 서서히 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돈을 더 써 지명도 높은 포럼을 지정하면 승소 가능성이 높아지는 변호사업무와 달리 회계감사는 품질의 차별성을 가늠하기 어려운 만큼 기업들이 부대비용으로 여기는 경향이 여전해 안타깝다”면서 “회계감사 역시 투자라는 공감대가 형성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8월부터 반년 가까이 금융당국은 물론 한국공인회계사회, 상장사협의회, 코스닥협회 등과 공동으로 진행한 회계제도 개선방안 마련을 위한 연구용역을 학회장 재임중 가장 큰 이슈로 꼽은 손 회장은 “여기서 논의했던 감사인등록제나 등급제, 감사보수 한도 설정 등이 대책에 포함되진 못했지만 직권지정제와 선택지정제를 50% 기업에 적용하기로 한 것은 종전 35년간 유지해온 외부감사 자유수임제에서 분명 진전된 것”이라며 “일부 기업 부담이 커지는 부작용도 있지만 이를 상쇄하고도 남을 순기능이 더 클 것”이라며 기대감을 표시했다.

끝으로 그는 “제도가 아무리 정치하게 만들어져도 이를 회피하고자 하면 누구나 벗어날 수 있다”며 “결국 기업들이 이같은 제도와 규제에 적응하지 못하는 상황이 계속될 땐 감독기관이 할 수 있는 일은 제도를 만드는 것 밖에 없다”며 기업들이 제도만 탓하지 말고 스스로 변화를 모색해 주기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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