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강호·주윤발 구원투수 등판…28회 BIFF, 내홍·공백 딛고 결실 맺을까[종합]

김보영 기자I 2023.09.05 15:43:45

송강호, 올해의 호스트로…"어려운 시기 돕겠다고"
주윤발 亞 영화인상 수상자…故 윤정희 공로상
성폭력 의혹 관련 "전수조사 예정, 재발방지 최선"

[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배우 송강호와 홍콩 영화의 큰형님 주윤발이 올해 부산국제영화제(BIFF)에서 집행위원장과 이사장의 공백을 메울 구원투수로 등판한다. 지난 5월 뼈아픈 내홍을 겪은 BIFF가 시련을 딛고 엔데믹 후 제대로 치러지는 올해 영화제에서 뜻깊은 성과들을 거둘지 주목된다.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 개최 기자회견이 영화제를 한 달 앞둔 5일 오후 온라인 생중계로 남동철 집행위원장 대행(수석 프로그래머), 강승아 부산국제영화제 운영위원장 직무대행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됐다. 이날 영화제 사무국은 올해 영화제 개요와 특징, 개·폐막작, 섹션별 선정작, 주요 행사 등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의 세부 계획을 공개했다.

올해 영화제는 상영작이 269편(공식 초청작 209편, 커뮤니티 비프 상영작 60편)으로, 4개 극장 25개 스크린으로 운영된다.

개막작은 장강명 작가의 소설이 원작인 장건재 감독의 영화 ‘한국이 싫어서’다. 폐막작은 중국 닝하오 감독의 ‘영화의 황제’다. 닝하오 감독은 2006년 화제작 ‘크레이지 스톤’으로 부산국제영화제 폐막작으로 상영된 후 오랜만에 폐막을 장식할 작품으로 부산국제영화제를 찾게 됐다. 이밖에 일본의 거장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괴물’, 알렉산더 페인 감독의 ‘바튼 아카데미’, 등 거장들의 영화들과 뤽 베송의 ‘도그맨’, 베르트랑 보넬로 감독 레아 세이두 주연의 ‘더 비스트’, 故 설리의 마지막 인터뷰 내용을 담은 ‘진리에게’ 등 다양한 화제작들을 상영할 예정이다.

BIFF 측은 “협찬 유치의 어려움은 일반적인 여건 악화로 인해 예견된 것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제 후원군인 협찬사들과 부산시 지원에 힘입어 선택과 집중으로 예산 관리를 효율적으로 해 영화제 준비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이례적으로 집행위원장과 이사장이 모두 공석인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에 ‘칸’이 사랑한 톱배우 송강호가 영화제를 대표하는 ‘올해의 호스트’로 결정돼 눈길을 끌었다. 앞서 부산국제영화제는 지난 5월 조종국 운영위원장의 선임과 함께 허문영 집행위원장과 공동 위원장 체제로 개편하는 과정에서 내홍을 겪었다. 허문영 당시 집행위원장이 사의를 밝혔고, 그를 복귀시키려는 여러 시도들이 있었지만 허문영 위원장의 성폭력 의혹까지 불거지며 돌이킬 수 없게 됐다. 내홍 과정에서 이용관 이사장도 사퇴하면서 부산국제영화제는 남동철 수석 프로그래머를 필두로 대행체제로 운영 중이다.

안팎으로 영화제가 어려운 상황에 송강호가 한국을 대표하는 배우이자 영화인으로서 두 수장의 공백을 메울 구원투수로 활약할 것으로 보인다.

남동철 수석프로그래머는 “영화제를 이사장, 집행위원장이 공석인 상황인 채로 개최하게 됐다. 그래서 특별히 올해의 호스트를 누구로 할지 더욱 고민했던 가운데,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배우 송강호가 게스트를 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다”며 “제안을 드렸고, 송강호 배우가 어려운 자리임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어려울 때 영화제를 돕는 역할을 하겠다고 흔쾌히 승낙하셨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이어 “송강호 배우가 올해 개막식 호스트로 참석해 여러 영화인을 맞이할 예정이다. 아마도 올해 영화제의 가장 색다른 부분이라고 할 수 있겠다”고도 귀띔했다.

아울러 올해 아시아영화인상 수상자로는 홍콩을 대표하는 톱배우 주윤발이 받게 됐다. 남동철 프로그래머는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은 홍콩영화의 큰 형님, 주윤발 배우가 수상한다”며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에서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을 받게 되며, 신작 ‘원 모어 찬스’(2023)를 비롯해 ‘영웅본색’(1986), ‘와호장룡’(2000) 등 3편의 영화를 특별기획 프로그램을 통해 선보일 것”이라고 예고했다.

한국영화인공로상 수상자는 고 윤정희 배우가 선정됐다. 남동철 수석프로그래머는 “올해 세상을 떠난 윤정희 배우를 기리기 위해 그의 대표작 ‘안개’(1967)와 ‘시’(2010)를 특별상영한다. 특히, ‘시’의 특별상영은 이창동 감독의 스페셜토크와 함께 이뤄진다”고 전했다. 또 “올해 유명을 달리한 영화음악가 류이치 사카모토의 연주 장면을 흑백의 아름다운 화면에 담은 ‘류이치 사카모토: 오퍼스’도 특별상영된다”고 덧붙였다.

홍콩 배우 주윤발.
최근 영화 ‘미나리’를 시작으로 넷플릭스 시리즈 ‘비프’, 영화 ‘라이스보이 슬립스’ 등 콘텐츠 시장에서 눈에 띄는 ‘코리안 아메리칸’ 트렌드를 반영한 부문도 마련했다. 코리안 아메리칸 특별전이 그 주인공이다. 남동철 수석프로그래머는 “‘미나리’가 한국을 향한 관심을 촉발시켰다고 생각한다. ‘미나리’의 정이삭 감독, 그리고 ‘서치’의 존 조와 같이 코리안 아메리칸에 대해 더 알아볼 기회가 있으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해서 이 섹션을 기획했다”고 강조했다.

국내 대중영화 기대작들 및 OTT 오리지널 시리즈들도 프리미어 상영작에 대거 초청됐다. 영화 ‘독전2’를 비롯해 ‘발레리나’, 칸 영화제 초청작인 송중기 주연 ‘화란’ 등 영화 3편과 ‘러닝메이트’ ‘비질란테’, ‘운수 오진 날’, ‘LTNS’ 등 OTT물 5편이 상영된다. 아울러 배우들이 직접 엄선한 자신의 작품들을 모아 상영해 관객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액터스 초이스’가 올해도 열린다.

거장부터 세계적인 배우들 등 화려한 게스트라인업도 공개됐다. 올해 영화제에는 아시아영화인상을 받는 주윤발을 비롯해 뤽 베송, 이와이 ㅤㅅㅠㄴ지 감독, 일본 배우 히로세 스즈, 정이삭 감독, 중국 배우 판빙빙, 윤여정, 고레에다 히로카즈, 배우 존 조,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 감독 겸 배우 저스틴 전 등이 게스트로 자리를 빛낸다.

마지막으로 영화제 측은 지난 5월 영화제 내홍 사태 당시 제기됐던 허문영 전 집행위원장의 성폭력 의혹과 관련한 조사 진행 상황도 전했다. 강승아 직무대행은 “부산성폭력상담소 등에 조사를 의뢰했다. 지난 6월 9일의 일이다”라며 “센터에선 피신고인(허문영 전 집행위원장)이 조사에 응하지 않아 신고인과 참고인조사를 진행했다. 영화제 이사회는 결의를 통해 허 전 집행위원장에게 책임감있게 조사에 임해달라고 공문을 이사회 명의로 발송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재발 방지를 위해 전수조사와 함께 실천성있는 예방교육도 실시할 것”이라며 “다시 한 번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사건 재발 방지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올해 부산국제영화제는 10월 4일부터 10월 13일까지 열흘간 부산 영화의전당 일대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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