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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넘어 산`…머스크, 1주일 내 트위터 인수 가능할까

이정훈 기자I 2022.10.22 10:15:55

美정부, 국가안보 이유로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 제동 우려
시장 불안에 은행권 인수금융도 난항…다른 자금줄 찾나
전 직원 75% 감원 계획에 회사와 공방…인수 반대 거셀 듯

일런 머스크와 트위터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일런 머스크 테슬라(TSLA) 최고경영자(CEO)는 애초에 합의했던 가격 또는 그와 비슷한 수준에서 트위터(TWTR) 인수를 제 때 마무리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월가의 유명 헤지펀드 매니저로 지난 8월 트위터 지분을 매입해 50% 이상 평가이익을 내고 있는 그린라이트 캐피탈의 데이비드 아인혼 CEO는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를 지시한) 델라웨어지방법원도 트위터 인수 딜이 잘 마무리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아인혼 CEO의 낙관적인 전망과 달리, 법원이 요구한 10월28일까지 딜 마감시한이 불과 1주일 남은 상황에서도 딜을 꼬이게 만드는 여러 장애물들이 얽혀 있다 보니 낙관하기엔 이른 감이 있다.

①美정부,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에 제동 걸까

일단 가장 큰 불확실성 중 하나로 갑자기 불거진 미국 정부의 인수합병(M&A) 제동 가능성이다. 하루 전날 블룸버그통신은 익명 소식통들을 인용, 조 바이든 행정부가 머스크 CEO의 트위터 인수를 비롯한 여러 사업들에 대해 국가 안보 기준을 준수하고 있는 지를 살펴보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미국 정부 당국자들은 머스크 CEO가 추진하는 사업들이 국가 안보에 부합하는 지를 놓고 검토 준비에 들어갔다. 440억달러(약 63조원) 규모의 트위터 인수 계약과 스페이스X의 위성인터넷 서비스인 스타링크 등이 검토 대상이다.

익명을 요구한 미 행정부 관계자는 “미국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의 관할 법률을 통한 (머스크의 사업) 검토를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CFIUS는 해외 자본의 미국 자산 투자를 검토하는 기관이다. 이는 최근 머스크 CEO가 우크라이나에서 스타링크 위성인터넷 서비스를 중단하겠다고 위협했던 해프닝이나 러시아에 유리한 종전 제안을 하는 등 친러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만약 CFIUS가 나설 경우 트위터 인수에 참여한 외국 자본을 면밀히 들여다볼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머스크 CEO가 꾸린 트위터 인수 컨소시엄에는 중국계인 세계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홀딩스, 알왈리드 빈탈랄 사우디아라비아 왕자, 카타르 국부펀드 등이 포함돼 있다. 만약 이 관문을 통과하지 못하면 머스크는 새로운 자금줄을 찾거나 인수를 포기해야할 수도 있다.

②시장 불안에 은행권 인수금융 지원도 난항

이런 가운데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자금 440억달러 중 130억달러를 대주기로 했던 은행들의 상황도 최근 채권시장 불안으로 인해 심상치 않다.

22일 로이터통신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 모건스탠리가 주도하는 인수금융 지원 은행들이 자금 조달을 위해 발행하기로 한 담보채와 무담보채 매각을 중단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최근 시장금리가 급등하면서 투자들의 채권 투자심리가 악화된 탓이다.

머스크를 위한 인수금융에 참여하는 모건스탠리와 바클레이즈,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미쓰비시금융그룹, BNP파리바, 미즈호금융그룹, 소시에떼제네랄 등 7개 금융회사는 트위터 자산을 담보로 하는 레버리지론 65억달러와 담보채와 무담보채권 각각 30억달러로 130억달러를 마련하기로 했었다. 이 중 총 60억달러 어치 채권 발행을 중단한 만큼 다른 돈줄을 찾아야할 판이다.

그나마도 6개월 전 약정 당시에 비해 시장금리가 워낙 올라 65억달러 레버리지론을 지원할 경우 7개 은행들이 총 5억달러 정도의 손실을 떠안아야 한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머스크 CEO는 주당 54.20달러씩 총 440억달러에 트위터 지분 전량을 인수하기로 하면서, 총 7곳의 은행들로부터 130억달러를 인수금융 방식으로 조달하고 나머지는 자신이 책임지는 자기자본 조달 방식으로 마련하겠다고 했었다.

③75% 감원 계획에 트위터 내부 강력 반발

게다가 머스크 CEO가 트위터 인수 이후 전체 직원 중 75%를 해고할 것이라는 소식까지 전해지면서 혼란이 커지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전날 머스크 CEO가 트위터 인수에 참여하는 투자자에게 “트위터를 인수하면 직원 7500명 중 75%를 해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현재 트위터 인력은 7500명으로 이 중 5500명을 감원할 계획이라는 것이다. 계획대로라면 해고를 통해 트위터 직원은 2000명만 남게 된다.

이에 반발한 트위터는 곧바로 “감원 계획이 없다”며 부인했다. 현 경영진이 내년 말까지 회사 인건비를 약 8억달러(원화 1조1000억원) 삭감할 계획인데, 또 다시 대대적인 인력 정리를 할 이유가 없다는 얘기다.

트위터가 직원들에게 메일을 보내 대규모 구조조정 가능성에 대해 해명한 것은 대량 해고에 대한 직원들의 동요와 불안을 수습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댄 아이브스 웨드부시 애널리스트는 “75% 감원이라는 건 해도 해도 너무 과한 방식”이라고 지적하며 “머스크 CEO가 회사를 인수한다 해도 트위터가 성장할 수 있는 길을 잘라 버릴 순 없다”고 꼬집었다.

다만 아이브스 애널리스트 역시 “이번 구조조정 잡음 뿐 아니라 현재 인수금융을 둘러싼 불확실성까지 제기되고 있지만, 어쨌든 머스크 CEO가 딜을 완료하긴 할 것 같다”고 점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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