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흑자 전환이 기대됐다. 김치 무역이 월간 기준으로 올해 4월 흑자를 돌아선 것이다. 2012년 12월(7만 달러) 이후 88개월 만이라 고무적이었다. 코로나19로 중국 공장이 문을 닫으면서 수입이 줄었다. 국내 외식과 급식 등 산업이 침체하면서 수요가 전보다 감소했다. 수입 김치 대부분은 가정에서 소비하지 않는다.
반면에 수출은 뛰었다. 기존 김치 수출은 대부분 일본으로 이뤄졌으나 올해부터 미국과 유럽 등지로도 팔려나갔다. 코로나19로 내식 수요가 증가하는 가운데 김치가 건강식품이라는 인식이 퍼진 덕이었다. 라면 등 한국 식품 수출이 늘어나 덩달아 득을 봤다. 이런 현실은 숫자에서 극명하게 대비됐다. 4~8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김치 수입액은 평균 14.9% 증가했지만 수출액은 52.4% 급증했다.
흑자 행진이 적자로 돌아선 것은 9월부터다. 배추값이 크게 올라 수급에 차질을 빚은 게 컸다. 올여름 전국을 강타한 태풍 마이삭과 하이선 영향이었다. 이로써 9월 평균 포기 배추 가격은 1만 740원으로 전달(7422원)보다 44% 넘게 상승했다. 지난 20일 현재 포기 배추값은 2991원으로 안정됐으나 10월 하순까지는 수급이 불안했다. 김치 수출 곡선은 이를 기점으로 꺾였다. 9~10월 김치 수출은 전년 동기보다 20%로 증가했지만 수입은 30.6%로 크게 뛰었다.
아직 기대를 접을 때는 아니다. 김치 수출 자체는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고 있어 고무적이다. 김치 쌍두마차 대상은 올해 9월까지 지난해(4300만 달러) 실적을 이미 넘었고, CJ제일제당은 10월까지 수출액이 전년보다 30% 넘게 늘었다. 이대로라면 10월까지 무역 적자(782만 달러)를 흑자로 되돌리는 것은 무리가 아니라는 전망도 유효하다.
다만 낙관하기 이르다. 미국 대선을 전후해서 달러 가치가 하락하는 게 변수다. 이로써 원·달러 환율이 하락(원화 가치 상승)하면 그만큼 수출로 벌어들이는 금액이 감소한다.
대상 관계자는 “장기적으로는 현지 공장을 세우고 수출 비중을 낮춰서 환율 변수에 대응할 계획”이라며 “지난달 중국 공장이 가동한 데 이어 내년 상반기 미국 공장이 돌아가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