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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지는 韓 완구..문화 식민지시대 열리나

채상우 기자I 2016.10.12 07:00:00

美 최대 완구기업 마텔, 손오공 1대 주주로 올라
고배당 저투자 '먹튀'..영실업 악몽 다시 일어날까 우려
"미국 문화에 잠식당한 유아 콘텐츠..정서 발달에 악영향"

[이데일리 채상우 기자] 마지막 남은 한국완구의 자존심인 손오공(066910)이 외국 기업에 넘어가면서 업계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지난 2012년 업계 1위인 영실업이 홍콩 사모펀드에 팔린데 이어 2위인 손오공마저 외국기업에 넘어가면서 ‘완구 식민지 시대’가 본격 개막됐다는 분석이다.

지난 10일 손오공은 최신규 손오공 회장이 139억6700만원에 보유 주식 11.99%를 미국 완구회사 마텔에 매도키로 계약했다. 마텔은 손오공의 최대 주주가 된다.

미국기업 마텔은 세계 1위 영유아 브랜드 ‘피셔프라이스’와 장난감 자동차 1위 브랜드 ‘핫휠’,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인형 ‘바비’ 등을 생산하는 세계 최대완구업체다. 매출 규모는 2014년 기준 6조3000억원. 국내에서는 지난해 280억원을 벌었다.

최 회장은 마텔에 1대 주주를 넘긴 것은 유통망 확대와 시너지 강화를 위한 것이지 경영권을 넘기는 것은 아니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나머지 주식 87.03%가 소액주주로 구성돼 있기 때문에 자금력을 가진 마텔이 손오공 주식을 사들이는 것은 시간 문제일 뿐이라는 전망이다. 업계는 마텔이 손오공을 조금씩 집어삼키며 고배당을 통해 단물을 빼먹고 ‘먹튀’를 하는 최악의 시나리오도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있다.

소재규 한국완국공업협동조합 이사장은 “영실업을 매입한 홍콩계 사모펀드가 그랬듯이 외국계 기업은 고배당을 통해 이익만 취하고 재투자는 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며 “손오공이 기대하는 상생을 통한 성장은 짝사랑으로 끝나버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국내 최대 완구업체였던 영실업은 2009년 변신로봇 ‘또봇’을 시작으로 시크릿 쥬쥬, 바이클론즈 등 국내 대표 캐릭터 완구를 선보이며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2012년 김상희 전 영실업 대표가 경영권을 홍콩계 사모펀드 운용사 ‘해드랜드캐피털 파트너스’에 매각하면서 영실업의 사세는 기울기 시작했다. 해드랜드캐피털 파트너스는 고배당으로 이익을 챙기면서 재투자를 행하지 않아 영실업의 실적 부진을 야기했고 결국 영실업을 퍼시픽얼라이언스그룹에 재매각했다.

지난 2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터닝메카드 챔피언십’ 해앗에서 한 아이가 손오공의 대표 장난감 터닝메카드가 담긴 통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손오공
영유아들이 정서적으로 외국 문화에 잠식당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한재 상명대 감성콘텐츠기술연구소 교수는 “영유아들은 캐릭터 완구에 담긴 문화적인 의미를 무조건 흡수하게 된다”며 “손오공마저 외국 기업에 넘어가게 된다면 남아 있는 한국의 정서가 담긴 대형 유아용 완구 업체는 없다고 볼 수 있다. 캐릭터 완구는 해외 제품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손오공은 “이미 미국과 일본을 비롯해 해외 유명 제품들이 한국에 대량으로 유통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손오공은 한국의 정서를 담은 토종 캐릭터 개발과 유통에 앞으로도 꾸준히 힘쓸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손오공 제품개발을 맡는 초이락컨텐츠팩토리가 매각되는 것은 아니니 크게 걱정할 문제가 아니라는 의견도 있다. 초이락컨텐츠팩토리는 2014년 최 회장이 손오공 대표직에서 물러난 후 설립한 회사로 손오공의 실질적 지배 회사 역할을 해왔다. 터닝메카드, 헬로카봇 등을 이 회사가 개발했다. 이 회사주식은 최 회장 일가가 100% 보유하고 있다.

◇손오공은…1992년 최신규 회장이 설립해 국내 최대 완구기업으로 키워냈다. 지난해 매출액은 1191억원, 영업이익은 103억을 올렸다. 대표 제품으로는 ‘터닝메카드’와 ‘헬로카봇’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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