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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지난 7월 세계 19위 뉴질랜드와 다섯 차례 평가전을 치러 2승3패라는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 선수들의 자신감은 하늘을 찔렀다. 하지만 그것이 끝이었다. 정작 대회를 코앞에 두고 가장 중요한 시기에 실전을 치르지 못했다. 경기 감각을 최대한 끌어올려야 할 마지막 한 달 동안 치른 연습경기는 겨우 한 경기뿐이었다. 세계적인 강호와의 평가전은 언감생심이었다. 같은 아시아의 필리핀이나 이란은 농구월드컵을 앞두고 8월에만 각각 5경기, 7경기씩 소화했다. 공식평가전을 한 차례도 치르지 못한 한국과는 완전히 달랐다.
이는 제대로 준비를 하지 못한 대한농구협회와 한국농구연맹의 명백한 실책이다. 몇 달 동안 선수촌에 머물며 굵은 땀방울을 흘린 선수들의 노력이 허사가 됐다. 100% 실력으로 싸워도 시원치 않을 판에 되레 뒷걸음질을 쳤다. 협회와 연맹의 허술한 행정은 어제오늘의 문제는 아니다. 한국 농구는 농구월드컵과 인천아시안게임을 위해 귀화선수 영입을 추진했지만 제대로 일처리를 하지 못하는 사이 시기를 놓쳐버렸다. 필리핀 등이 미국 NBA 출신 선수들을 귀화시켜 전력을 보강하는 것을 그냥 지켜만 봐야 했다.
언제까지 선수와 코칭스태프들의 투지에만 기댈수만은 없다. 국내리그에서의 경쟁에만 신경 쓰다보니 세계 수준과 점점 멀어지고 있는 게 한국 농구의 현실이다. 바깥 세계를 보지 못하고 우물 안에서 아웅다웅하는 개구리가 돼선 정말 곤란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