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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라피더스, 美 실리콘밸리에 자회사 설립…고객 확보 나서

박순엽 기자I 2024.04.13 11:00:08

반도체·AI 기업 즐비한 실리콘 밸리로 진출
“AI 선도기업과 함께 성장하는 것 매우 중요”
“지명도·실적 부족…고객 확보는 과제” 분석도

[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일본 라피더스(Rapidus)가 미국 캘리포니아주 실리콘 밸리에 영업 거점 역할을 하는 자회사를 설립했다.

13일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 등 외신에 따르면 라피더스는 미국 서부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 지역에 자회사를 설립했다. 이 지역은 미국 엔비디아와 인텔이 본사를 둔 곳이자 다양한 인공지능(AI) 기업들이 사업 거점으로 여기는 곳이다.

(사진=AFP)
고이게 아쓰요시 라피더스 사장은 11일(현지시간) 열린 기자회견에서 “AI를 선도하는 기업이 자리 잡은 이 지역에서 함께 성장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며 “초기엔 실리콘 밸리 기업이 (수주의) 상당 부분을 차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라피더스는 일본을 대표하는 주요 대기업인 도요타·소니·소프트뱅크·키오시아·NTT·NEC·덴소·미쓰비시UFJ은행 등 8곳이 2022년 자국의 반도체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공동으로 설립한 파운드리 법인이다.

라피더스 미국 자회사 사장은 미국 AMD와 IBM에서 마케팅 업무를 담당했던 헨리 리처드가 맡는다. 라피더스는 그의 경험과 인맥을 살려 실리콘 밸리 근처 AI 기업 등을 대상으로 본격적으로 영업 활동을 시작할 예정이다.

라피다스는 여러 업체와의 경쟁에 대응하고자 소량 주문도 맡아 빠르게 제조를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제조 과정에 AI를 도입해 효율화하고, 납기 시기를 경쟁사의 절반 이하로 단축해 경쟁력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일본 정부는 자국 반도체 산업 부활을 위해 라피더스에 최대 9200억엔(약 8조3000억원)을 지원할 방침이다. 라피더스는 전 세계적으로 아직 생산기술이 확립되지 않은 2나노(㎚·10억분의 1m) 공정의 반도체를 2027년까지 양산하겠다는 게 목표다.

다만, 닛케이 신문은 “지명도나 실적이 부족한 라피더스가 미국에서 어디까지 고객을 확보할 수 있을지 과제”라고 분석했다. AI 반도체 설계의 선두주자인 엔비디아는 대만 TSMC에 제조를 맡기고 있고, 마이크로소프트는 인텔에 생산을 위탁할 계획이어서다.

라피더스와 손잡고 AI 반도체를 개발하기로 한 캐나다 스타트업 텐스토렌트도 이미 삼성전자와 공급 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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