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묘' 유해진 "4일 만에 200만, 얼마만에 느낀 극장의 맛인지"[인터뷰]①

[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배우 유해진이 영화 ‘파묘’의 열띤 흥행 돌풍을 직접 마주한 소감을 털어놨다. 또 지난 주말 무대인사를 웃음바다로 만들었던 최민식의 유쾌한 ‘뻥’에 센스넘치는 티키타카로 함께 장단을 맞춰준 일화도 전했다.

유해진은 영화 ‘파묘’(감독 장재현)의 개봉을 기념해 26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를 진행했다.

지난 22일 개봉한 ‘파묘’는 거액의 돈을 받고 수상한 묘를 이장한 풍수사와 장의사, 무속인들에게 벌어지는 기이한 사건을 담은 오컬트 미스터리 영화다. ‘검은 사제들’, ‘사바하’의 장재현 감독이 5년 만에 선보인 신작이다. 한국의 무속신앙, 풍수지리, 음양오행론 등 전통적인 소재를 활용한 새로운 결의 오컬트 미스터리로 주목받고 있다.

‘파묘’는 개봉 첫 주말인 지난 23일부터 25일까지 사흘간 196만 3554명, 누적 관객 수 229만 9706명을 동원하며 극장가에 신드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주말을 앞둔 목요일에 개봉했음에도 불구하고, 2023년 최고 흥행작 ‘서울의 봄’(감독 김성수)의 개봉주 주말 스코어 149만 4226명, 개봉주 누적 관객 수 187만 7123명을 뛰어넘는 스코어로 K-오컬트의 위력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는 평가다.

유해진은 ‘파묘’에서 풍수사 상덕(최민식 분), 무속인 화림(김고은 분), 봉길(이도현 분)과 함께 활약한 장의사 ‘고영근’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영근은 고인의 유골 앞에 예를 갖추는 대한민국 최고의 장의사다. 극에서 주된 활약을 펼치는 상덕과 화림, 봉길과 비교하면 평범한 인물이지만, ‘영근’으로 분한 유해진의 연기는 긴장감 있게 휘몰아치는 ‘파묘’의 스토리 전개에 잠시나마 긴장을 풀어주는 숨쉴 구멍으로 소소한 웃음을 안긴다.

유해진은 무대인사로 주말을 바쁘게 보낸 소회를 묻자 “어제 관객 수보고 깜짝 놀랐다. 이런 일이 거의 처음”이라며 “관객수가 토요일보다 일요일이 더 많은 경우는 처음 봤다. 토요일에 70만이 넘었기에 일요일에 50만명만 넘어도 좋다고 생각했는데 깜짝 놀랐다. 영진위 전산망이 잘못 나온 건가 했다”고 답해 폭소를 자아냈다.

극장의 강력한 라이벌로 대두되던 ‘웡카’와 ‘듄: 파트2’의 티모시 샬라메를 앞지른 소감에 대해선 “‘듄: 파트2’가 이젠 문제다”라며 한숨을 내쉬면서도, “예전엔 영화 흥행이 어느 정도 분석이나 예측이 됐는데 요즘 영화 작품들을 보면 전혀 예측이 안되는 것 같다. ‘파묘’ 같은 경우는 장르성이 특정돼있고, 이런 작품은 오컬트 장르를 좋아해주는 마니아 관객들만 많이 보는 경향이 있었다. 그런데도 이렇게까지 대중적으로 영화를 좋아해주실줄 몰랐다. 장재현 감독의 전작들을 본 고정 팬들이 있기에 그 분들은 좋아해주실 것 같았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고 털어놨다.

무대인사를 다니면서 ‘파묘’의 인기와 화제성을 더욱 실감했다고. 유해진은 “아무리 무대인사라 해도 이렇게들 많이 와주시나 싶더라. 정말 상영관이 꽉꽉 찼다. 400석 상영관이 꽉 채워진 모습을 보며 ‘와 이게 얼마 만에 느껴보는 극장의 맛인가’ 싶었다”고 떠올렸다.

주말 무대인사 당시 화제를 모았던 최민식의 농담도 언급했다. 앞서 최민식은 지난 주말 진행된 ‘파묘’의 무대인사에서 강동원과 한소희, 차은우를 장난스럽게 소환해 객석에 웃음을 준 바 있다. 당시 최민식은 ‘무대인사에 강동원과 한소희, 차은우가 왔다’, ‘뻥이다’란 유쾌한 입담으로 화제를 모았다. 유해진은 무대인사에서도 이같은 최민식의 농담에 유쾌한 티키타카로 활력을 불어넣었다. 유해진은 ‘무대인사 때 대신 강동원 씨가 되어주셨더라’는 질문에 “‘도그데이즈’ 땐 내가 (자리에 없는) 다니엘 헤니라고 말하기도 했다”는 너스레로 포복절도케 했다. 그러면서도 “민식 선배님과의 촬영도 그랬고, 영화가 잘되어서 그런 것도 있지만 무대인사를 참 재미있게 하고 있다”며 “최민식 선배님은 영화 ‘봉오동 전투’ 때 아주 잠깐 합을 맞췄었다. 처음 뵀을 땐 엄하실 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정말 수다쟁이시더라. 스태프들에게도 너무 잘해주시는 모습이 좋아보였다”고 덧붙였다.

‘파묘’를 촬영하면서 최민식이 스태프들에 대하는 모습, 연기를 대하는 자세를 지켜보며 배운 점도 많았다고 털어놨다. 유해진은 “저는 현장에서 나름 예민해질 때도 있고, 늘 한결같이 달갑게 이름을 외워주고 그런 걸 못할 때가 많다. 그런 점에서 민식 선배님을 보며 그런 자세를 많이 배웠다”며 “그렇게 현장에서 스태프들과 장난 치시며 잘 지내다가도 슛 들어가면 정말 진지해지신다. 후배 입장에서 작품을 바라보시는 자세를 보며 참 대단하다고 느꼈다. 오래 일을 하다 보면 요령도 피우고 싶어질텐데 그런 것 전혀 없이 연기할 땐 늘 정식으로 임하시더라”고 회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