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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고기 만드는 회사, 투자해도 되나요?[윤정훈의 생활주식]

윤정훈 기자I 2023.02.25 11:12:44

비욘드미트 4분기 실적 발표
주당 1.05달러 손실, 예상(1.27달러 손실)보다 손실 축소
실적 발표 후 주가 10.15% 상승한 18.88달러 마감
수익성 강화 전략로 선회…하반기 현금흐름 플러스 반전 목표

[이데일리 윤정훈 기자] “아직 진짜 고기와는 비교가 되네요.”

최근 강남의 레스토랑에서 비건식 미트볼 스파게티를 함께 먹은 지인들의 반응이다. 이 제품은 신세계푸드의 비건미트 대체육 베러미트를 사용했다. 비건푸드를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지만, 만족도가 아직 크지는 않다.

(사진=동원F&B)
국내보다 품질에서는 앞서지만 미국에서도 비건 회사는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단적인 예로 미국 상장기업인 비욘드 미트는 매출 정체를 겪고 있다.

2019년 상장한 비욘드미트는 초기에 큰 관심을 받았지만, 팬데믹을 거치면서 시장의 외면을 받고 있는 대표적인 회사다. 한때 200달러에 달했던 주식가격은 현재 10분의 1 수준에 못 미친다. 과거 비전과 성장속도로 주식을 평가했던 호시절이 끝나면서, 적자기업인 비욘드미트는 맥을 추리지 못하고 있다.

지난 23일(현지시간) 장마감후 발표한 비욘드미트의 지난 4분기 매출액은 7990만달러(104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6% 감소했다. 회사는 “육류 대체품에 대한 수요가 여전히 불안정”하다며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해 제품을 할인해서 제공하면서 매출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주당 순손실은 1.05달러로 전년 동기(1.27달러) 대비 줄었다. 작년 두차례 정리해고를 통해 직원의 5분이 1이 줄어들고, 사업효율화를 꾀한 덕분이다.

이던 브라운 비욘드미트 대표는 “제조공간을 관리하고, 생산인력 효율화를 한 덕분에 회사의 마진이 14%p 향상됐다”고 말했다.

루비 쿠투아 최고 재무책임자는 “우리는 지속적으로 높은 인플레이션, 경제 침체, 경쟁 심화 등이 일시적일 것”이라고 현 상황을 진단했다.

시장에서는 비욘드미트의 매출 감소보다는 손실이 줄어들었다는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분위기다. 실적 발표 후 24일 전일 대비 10.15% 상승한 18.88달러에 마감했다. 현재 기준 시가총액은 12억달러(1조5816억원)다.

올해 비욘드미트는 초기 전략이었던 ‘성장’ 대신 ‘수익성’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이 일환으로 올해 하반기에는 현금흐름을 플러스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비욘드미트의 맛은 이미 국내 대체육에 비해서 보다 진짜 고기에 가깝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식물성 단백질을 만드는 핵심재료로 완두콩, 파바콩, 쌀을 사용하고 코코아버터와 코코넛 오일, 카놀라유 등을 사용해 육즙과 풍미를 낸다. 국내에서는 동원F&B가 수입해서 온라인몰과 대형마트에서 판매하고 있다. 투자하기 전에 얼마나 진짜 고기와 비슷한 지 맛볼 것을 추천한다.

비욘드미트 1년 주가 흐름(사진=구글 스탁)
전세계적으로 가치소비 열풍이 불고 있는만큼 수익성을 갖춘다며 주가 상승의 여지가 크다. 특히 맥도날드, 스타벅스 등 프랜차이즈 업체와 의미있는 협업이 중요하다. 이를 얼마만큼 해내냐에 따라 올해는 주가 반등의 해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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