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강신우의 닥치Go]‘후쿠시마 라멘’, 홈플러스는 ‘꼼수’ 부렸나

강신우 기자I 2018.12.08 08:00:00

관세사와 한글표시기준 들여다보니
원산지에는 ‘일본’만 표기해야 적법
한글표시기준 작성 의무는 ‘수입원’
‘방사능 불검출’, 적합판정 난 제품

[이데일리 강신우 기자] “홈플러스에서 일본 라면을 샀는데 알고 봤더니 ‘후쿠시마산’이네요?” “‘후쿠시마 지역’은 방사능 유출 지역 아닌가요?” “한글로 적힌 스티커에는 원산지가 ‘일본’으로만 표기돼 있어요.” “홈플러스는 왜 일본만 적어놨을까요. 고객을 속인 건가요?”

‘맘 카페’ 등 인터넷 커뮤니티 상에서 의혹이 꼬리를 물며 ‘펑’하고 터졌다. 일명 ‘후쿠시마 라멘’으로 불렸던 오타루 시오 라멘. 지금은 시중에서 찾아볼 수 없게 됐다.

일명 ‘후쿠시마 라면’인 오타루 시오 라멘. 원산지에는 ‘일본’만 표기돼 있다.(사진=홈플러스 홈페이지)
당초 의혹이 불거졌던 홈플러스에 이어 인터넷쇼핑몰 위메프에서도 판매를 중지했다. 이 제품을 유통사에 공급한 수입원(한국산쇼상사)에도 물어 봤지만 제품을 구할 수 없었다. “제품에는 전혀 이상이 없지만 논란거리가 된 만큼 판매 중지했다”는 게 이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논란은 ‘원산지명’ 하나로 시작됐다. 일본에서 수입한 제품이어서 포장지에는 전부 일본어로 적혀 있다. 한글로 된 제품 정보를 보기 위해서는 뒷면 ‘식품 위생법에 의한 한글표시사항’이라는 스티커를 참고해야 한다.

문제는 이 스티커를 통해 알 수 있는 제품정보는 원산지 ‘일본’이라는 국가명뿐, ‘후쿠시마’라는 제조사가 있는 지역명은 없었다. 일본어로 적힌 포장지에는 ‘후쿠시마’라고 적혀 있었다. 결국 일본어를 알아야 후쿠시마산 제품을 피할 수 있었던 것. 홈플러스가 일부러 ‘일본’만 적고 ‘후쿠시마’를 지운 것 아니냐는 말도 나왔다.

결론부터 말하면 홈플러스는 고객을 속이지 않았고 꼼수도 전혀 없었다. 원산지에 ‘국가명’만 적혀 있는 것도 법적 하자가 전혀 없다. 대형마트에서 일본에서 수입한 식품을 팔고 있다는 것은 이미 국가가 ‘안전하다’고 인증한 제품들이다.

수입식품 검사 절차.(사진=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의약품안전처 관계자는 “일본 등에서 들어오는 모든 식품은 방사능 검사를 하고 있다”며 “‘후쿠시마 라면’ 역시 방사능 검사에서 적합 판정을 받은 안전한 제품”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식품 위생법에 의한 한글표시사항은 누가 쓰고, 붙이고, 어떤 식으로 작성하는지 알아보자. 식품의 한글표시사항을 작성하는 업무를 하는 정연관세사무소 노윤빈 관세사와 만났다. 그에게 인터넷상에서 떠도는 루머를 모아 질문해 봤다.

다음은 노윤빈 관세사와의 일문일답.

Q1)일명 ‘후쿠시마 라멘’ 제품의 한글표시사항에 보면 원산지가 ‘일본’으로만 표기돼 있다. 법적으로 문제가 없나. 인터넷 카페 등에서 퍼진 소문처럼 홈플러스가 꼼수 부린 건가.

A)홈플러스의 ‘꼼수’라는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 수입식품은 식품 등의 표시 기준과 대외무역법 원산지표시방법 규정에 따라서 수입식품의 원산지는 모두 ‘국가명’으로만 표시하게 돼 있다.

Q2)‘후쿠시마 라면’ 포장지에 있는 한글표시사항 스티커는 홈플러스가 붙였나? 누가 붙이나.

A)스티커 부착의무는 수입원에 있다. 이를테면 후쿠시마 라면의 스티커를 보면 수입원에 ‘한국산쇼상사’로 돼 있다. 그러면 부착 의무는 ‘한국산쇼상사’에 있는 것이다. 다만 한글표시사항 작성 업무는 보통 관세사 등이 대행하고 있다.

일본에서 온 식품들의 방사능 검출 여부. 후쿠시마에서 캔디류의 경우 1915kg의 방사능 검사 결과 모두 적합판정을 받았다고 나와 있다.(자료=식품의약품안전처)
Q3)‘후쿠시마 라면’ 방사능 검사했나.

A)식약처는 일본 등에서 들어오는 모든 수입식품에 대한 방사능 검사를 하고 있다. 후쿠시마 라면이 시중에 유통됐다는 것은 방사능 검사를 통과했다고 보면 된다.

Q4)결국 논란이 일었던 ‘후쿠시마 라면’,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건가.

A)그렇다. 홈플러스에서 후쿠시마 라면을 구매할 수 있었다는 것은 수입식품이 우리나라에 들어올 때 해야 하는 수입신고를 마치고 식약처 검사도 통과, 적법한 절차를 마쳤다는 것이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