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아이디어+팬덤’ 있으면…개인 화장품 브랜드 '쑥쑥'

윤정훈 기자I 2021.01.19 05:10:00

인플루언서·유튜버 진입에 지난해 판매업체 3863곳 급증
개발·제조는 ODM업체 도움 받아
"라이브커머스 타고 신규 진입 늘것"

[이데일리 윤정훈 기자]이영애의 ‘리아네이처’, 유진의 ‘로희맘’

유명 연예인이 자신의 이름을 걸고 만든 화장품 브랜드다. 인지도가 있는 연예인은 화장품 회사와 손잡고 브랜드를 손쉽게 만들었다. 론칭 이후에는 연예인 마케팅으로 입소문이 나면서 곧잘 성과도 났다. 화장품 업계와 연예인의 콜래보레이션(협업) 성공 공식이다.

이 공식이 바뀌고 있다. 가격부터 성분까지 까다롭게 따지는 MZ(밀레니얼+Z)세대 소비자의 등장과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하는 화장품 제조업자 개발생산(Original Development Manufacturing·ODM) 업체의 증가, 인플루언서 시장 확대 등이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고 있다. 대표적인 개인 브랜드로는 라운드랩, 롬앤, 로하셀, 달바 등이 있다.

코스맥스는 화장품 ODM(제조업자 개발생산)을 넘어 브랜드 콘셉트까지 잡아주는 OBM(제조업자 브랜드 개발생산)을 추구하고 있다. 사진은 MZ세대를 타깃으로 하는 코스맥스의 OBM 브랜드 ‘심플토크’. 심플토크는 화려한 컬러와 톡톡 튀는 디자인이 특징이다(사진=코스맥스)
18일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화장품 책임판매업체는 1만9750개다. 2019년 1만5707개에서 1년 만에 무려 3863개가 늘었다. 5년 전인 2015년(6422개)과 비교하면 200% 이상이 증가했다.

과거보다 진입장벽이 낮아진 영향이 컸다. 코스맥스, 한국콜마 등 세계적인 ODM 업체는 중소 브랜드에 부족한 기술력을 뒷받침해주며 그들과 동반 성장했다. 최근 자연주의 화장품 브랜드 ‘유리드’를 론칭한 배우 성유리도 ODM 업체의 도움을 받아서 자신의 콘셉트에 맞는 브랜드를 론칭한 사례다.

화장품 ODM 업체 관계자는 “제품 개발 단계부터 제조까지 신규 판매자의 브랜드 론칭을 도와준다”며 “담당 부서에는 예비 사업자들의 문의가 쉴 새 없이 이어진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코스맥스, 한국콜마, 코스메카코리아 등이 대표적 ODM 업체다. 코스맥스는 2019년 말 온라인 전담조직을 만들어 화장품 사업의 전 분야를 지원해오고 있다. 이 지원을 통해 신규 고객사가 된 브랜드도 100여개 이상이다.

한국콜마는 화장품 사업에 필요한 전 방위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래닛 147’ 플랫폼을 갖추고 있다. 화장품 사업을 준비하는 고객은 개발, 패키지, 브랜드 기획 등 맞춤형 교육을 받을 수 있다.

화장품 성분을 분석하는 ‘화해’ 등 애플리케이션(앱)의 활성화도 이 같은 트렌드 확산에 영향을 미쳤다. 소비력이 약한 MZ세대는 명품 브랜드와 성분이 유사한 ‘미투 제품’을 적극적으로 찾아 나선다.

더불어 자신의 피부에 맞는 맞춤형 화장품에 대한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3월 14일 전 세계 처음으로 ‘맞춤형 화장품’ 제도가 도입되면서다. 식약처에서 인증하는 이 제도를 통과한 조제관리사는 소비자 개개인의 피부에 맞는 화장품을 제조해 팔 수 있다. 작년 두 차례 시험을 통과한 인원만 4000여명이다.

특히 지난해 국내에서 본격 태동한 라이브 커머스 시장은 화장품 중소 브랜드가 마케팅 통로로 활용하기에 적합했다는 분석이다. 팬덤이 있는 인플루언서를 중심으로 자신의 화장품을 일반 대중에게 알리기가 그만큼 수월해졌기 때문이다.

또 중소 브랜드는 국내 시장을 넘어서 중국, 동남아 시장에도 활발히 진출하고 있다. 쇼피, 라자다 등 이커머스 플랫폼이 인센티브를 주고 해외진출을 지원하고 있다. 실제 중소 브랜드의 약진에 힘입어 지난해 화장품 수출액은 75억 7000만달러(8조 2664억원)로 전년 대비 15.7% 성장했다. 아모레퍼시픽 등 대기업의 부진을 중소 브랜드가 대체했다고 볼 수 있다.

김주덕 성신여대 뷰티산업학과 교수는 “손쉽게 자신의 피부를 진단하고 라이브 커머스로 화장품을 구매하는 등 맞춤형 화장품을 제공하는 개인 브랜드 시장이 지속 성장할 것”이라며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특화한 인플루언서나 유튜버 등이 인지도를 바탕으로 뷰티 시장에 진출하는 사례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