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진박, ‘노예계약’ 체결…“매년 1억5000만원은 매니저 몫”

장구슬 기자I 2019.06.26 07:57:13
유진박. (사진=MBC 스페셜 방송 화면 캡처)
[이데일리 장구슬 기자] 매니저로부터 수억 원대 사기를 당한 것으로 알려진 바이올리니스트 유진박(44)이 이 매니저와 ‘노예계약’까지 맺었다는 주장이 나왔다.

25일 머니투데이 보도에 따르면 유진박이 매니저 김모(59)씨와 2016년 불공정 매니지먼트 계약을 체결했다. 이 계약에는 유진박이 벌어들이는 수입금 중 매년 1억5000만원은 무조건 김씨가 받도록 약정돼 있었다. 이를 초과하는 금액은 김씨와 유진박이 절반씩 나눠 갖는다는 내용도 담겨 있었다.

지난해 유진박의 공연 수입은 1억 원으로 추정된다. 계약에 따르면 유진박은 한 푼도 정산받지 못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계약서상 모든 돈 관리는 김씨가 하게 돼 있어 유진박은 자신의 수입 지출 내역을 제대로 확인하지 못한 구조라고 머니투데이는 전했다.

유진박은 2015년 어머니가 사망한 뒤 김씨와 함께 생활하고 있다. 김씨는 자신이 유진박에 대한 신상보호를 자신이 전적으로 책임지고 있다는 점을 들어 1억5000만원의 우선권을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서울시장애인인권센터는 김씨를 사기와 업무상 배임, 횡령 등 혐의로 지난달 23일 서울남부지검에 고발했다. 센터는 고발장에서 김씨가 유진박 명의로 약 1억800만 원어치 사채를 빌려 쓰고, 출연료 5억600만 원을 횡령했다고 주장했다. 또 김씨는 유진박 소유 부동산을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팔아치워 손해를 입힌 혐의도 있다고 밝혔다. 고발장에 따르면 피해 금액은 7억 원에 달한다.

유진박은 지난 13일 서울 강서경찰서에 출석해 피해자 조사를 받았다. 그는 피해 사실을 확인한 뒤 김씨에 대한 처벌 의사를 분명히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1996년 미국 명문 줄리어드 음대를 졸업한 뒤 전자 바이올린 연주로 국내외에 이름을 알린 유진박은 우울증과 조울증을 앓는 등 한국생활에 어려움을 겪었고, 이를 악용한 소속사의 착취에 가까운 행태가 알려져 논란이 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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