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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르 숙소 척박한 텐트촌도 1박 60만원…‘교통·보안도 엉망’

주미희 기자I 2022.11.24 16:14:50

카타르 면적 1만1000㎢ 경기도 정도의 작은 크기
몰려드는 축구팬 대비해 인프라 구축했지만
턱없이 부족…도하 시내 호텔은 너무 비싸
도하 외곽의 팬 빌리지에 묵어도 1박 최소 27만원…시설 매우 열악해

카타르 알코르 지역의 텐트촌. 자물쇠가 없어 억지로 텐트를 여며보는 축구팬.(사진=AP/뉴시스)
[이데일리 스타in 주미희 기자] 부국 자원 카타르는 월드컵 개최국으로 선정된 순간부터 카타르 인구의 3분의 1에 달하는 약 120만 명의 축구 팬들을 맞을 공간이 부족해 골머리를 앓았다. 카타르의 면적은 약 1만1000㎢로 경기도보다 약간 크다. 카타르는 호텔과 아파트를 더 짓는 것은 물론 추가 1만4000여 개의 숙소를 임시 건물로 지은 팬 빌리지와 크루즈십 호텔까지 동원했지만 너무 비싼 탓에 대부분의 방문객들은 도하 외곽의 텐트촌에 정착했다.

24일(한국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카타르월드컵을 보기 위해 방문한 축구 팬들은 도하 중심부 호텔의 치솟는 물가로 인해 사막 한가운데의 척박한 텐트촌에 묵을 수밖에 없었다. 쿠웨이트에서 왔다는 한 축구 팬은 AP통신에 “호텔들이 너무 비싸 이곳에 머물 수밖에 없었다. 매일 아침 도하로 걸어가는 것이 힘들지만 다른 선택지가 없었다”면서 “하지만 이곳도 결코 싸지 않다. 하룻밤에 450 달러(약 60만원)를 지불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텐트촌에는 가구와 배관 기구가 기본적으로 갖춰져 있고 수영장과 고급 아랍 식당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도 도하와 떨어진 곳이다 보니 교통도 엉망이다. 멕시코 남부에서 온 파올라 베르날이라는 팬은 “세계에서 가장 작은 월드컵 개최국인데 이동하는 데 시간이 너무 많이 걸려 놀랐다”면서 “캠핑장을 오가는 버스들이 밤 10시에 운행을 멈추기 때문에 팬들은 강제로 우버를 탈 수밖에 없고 더 많은 돈을 지불해야 한다”고 불평했다. 그는 이어 “일부 경기장들은 도하의 새로운 지하철 네트워크와 연결돼 있지만 역에서 2.5km 정도 멀리 떨어져 있어 이 거리를 걸어야 한다. 버스 운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의 또 다른 걱정은 보안이다. 텐트에 열쇠가 없어 도둑이 들기 십상이다. 그러나 주최 측은 “카타르는 안전한 나라이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말만 반복할 뿐이다.

‘난민촌’이라는 비판을 받은 팬 빌리지 프리존 구역은 1박에 200달러(약 27만원)부터 시작하는 가장 저렴한 숙박 시설 중 하나다. 그러나 대회를 며칠 앞두고도 제대로 완공되지 않은 곳들이 있었으며, 몇 분에 한 번씩 저공 비행기 굉음, 악취 등으로 아주 열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팬들은 국가와 자신이 좋아하는 선수를 위해 카타르에 머물고 월드컵을 즐긴다. 인도의 축구 팬 아만 모하메드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마지막 월드컵을 치른다. 그를 보기 위해 여기에 왔다”며 “월드컵을 현장에서 보는 건 어렸을 때부터 나의 꿈이었다”고 말했다.
카타르 도하의 팬 빌리지.(사진=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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