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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중권이 공격하는 것, "입으로 진보 외치던 그 인간들"

장영락 기자I 2020.01.20 06:05:00

진중권, 여권 인사 연일 비판
민주당 인재영입에도 부정적 의견
"입으로만 진보 외쳐" 이중성 비판에 집중

[이데일리 장영락 기자]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총선을 앞두고 정부여당에 대한 공격 수위를 높이고 있다.

진보 성향 정치 논평으로 이름을 알렸던 진씨는 최근 조국 전 법무부장관 임명 사태에 대한 평가를 두고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등 여권 인사들과 대립각을 세우며 완연하게 정부여당에 등을 돌린 모습을 보이고 있다 .
진씨가 한때 정의당 당원으로 이념적으로는 더 왼쪽에 서 있음을 자처해왔지만, 비교적 보수적인 민주당 인사들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논평을 해왔던 것을 감안하면 큰 변화인 셈이다. 최근에는 “그래도 아직 지지한다”던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서조차 살벌한 비판을 가하면서 총선 국면에서 여권 행태에 온전히 반대하고 있다는 입장을 명확히 하고 있다.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의 총선 출마를 맹비난한 진씨는 19일에는 민주당이 새로 영입한 이탄희 전 판사에 대해서도 “기회주의”, “법복정치인” 등의 표현으로 비판을 가했다.

특히 김 전 대변인을 비판하는 글에서는 진씨의 최근 여권 비판에서 가장 핵심적인 지점을 엿보게 해주는 표현도 나와 눈길을 끌었다.

언론인 출신으로 부동산 투기 의혹 끝에 청와대에서 자진사퇴한 김 전 대변인에 대해 진씨는 “비리 세탁”이라는 평가를 내렸다. 진씨는 무엇보다 김 전 대변인이 부동산투기로 거액의 시세차익을 얻었다는 의혹을 거론하며 “서민은 평생 일해도 꿈도 못 꿀 액수”라는 점을 강조했다.

진씨는 여기에 “청와대 들어와서 보니, 세상에, 입으로 진보 외치던 그 인간들이 사는 방식은 다들 조국이니, ‘난 참 바보처럼 살았군요’라는 회한이 들만도 했을 것”이라는 비아냥을 더했다. 정부는 부동산 투기를 잡으려 하고 있으나 정작 청와대 전현직 참모진들의 부동산 재산 규모는 크게 올라 논란이 된 점을 거론한 것이다.

즉 평등성, 공정성을 강조하는 진보적 입장에 선 이들이 도리어 그러한 가치와 크게 어긋나는 행태를 보이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인 것이다.

이처럼 말과 행동이 다른 ‘이중적 행태’에 대한 비판은 진씨가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조 전 장관조차 거칠게 힐난한 원인이기도 했다. 진씨가 쓴 “입으로 진보 외치던 그 인간들”이라는 표현은 기성 여권 인사들에 대해 진씨 자신이 문제 삼고 있는 측면을 요약한 것이나 다름없는 셈이다.

사진=연합뉴스
이같은 이중성에 대한 공격은 진씨 스스로를 위험에 빠뜨릴 여지도 있다. 진씨 자신이 “상대적으로 고소득”이고 “어느덧 부르주아 속물이 다 됐다”고 스스로에 대해 평가한 바 있기 때문이다. ‘계층적 지위’와 ‘주의주장’의 불일치를 이유로 여권인사들의 정치적 주장을 모조리 무가치한 것으로 여긴다면 자신 역시 그러한 공격에 취약할 수도 있는 것이다.

다만 여권에 대한 진씨의 공격은 총선을 앞두고 정치와 관련한 이야기거리가 많아진 상황에서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진씨 자신도 한동안 페이스북 포스트를 제한적으로만 공개하다 최근에는 일반공개로 전환해 정치논평에 어느 때보다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어 향후 다른 여권 인사들과 어떤 형태의 논쟁을 주고받을 지 역시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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