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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바이오 ‘암종불문’ 항암제 겨냥 신개념 유전자발현 불균형 분석법 개발 한창

이순용 기자I 2022.06.03 08:21:43

연내 상용화 목표 … NGS와 PCR 장점 절충해 시간·비용 줄이고 정확도 향상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현미부수체 불안정성(MSI, microsatellite instability)과 MGMT 유전자 메틸화 정도를 판별하는 진단키트를 국내 최초로 개발해 항암제 적합성 분석 분야를 선도하고 있는 시선바이오머티리얼스(박희경)가 최근 암종불문 항암제의 적합성을 판별해주는 분자진단 시스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암종불문항암제(Tumor-Agnostic Drug)는 암 발생 부위와 상관없이 특정 발암 유전자나 유전자변이, 유전자융합 등이 나타나면 유효성이 인정되는 모든 암종에 적응증이 포괄적으로 인정되는 항암제를 말한다.

세계 최초의 암종불문항암제로 꼽히는 약제는 미국 머크(MSD)의 ‘키트루다’(Keytruda, 성분명 펨브롤리주맙 Pembrolizumab)다. 2017년 5월에 암 유형에 관계없이 바이오마커(MSI-H 또는 dMMR)를 기반으로 처방될 수 있는 고형암 항암제로 승인됐다.

이후 릴리 계열사인 록소온콜로지(Loxo Oncology)가 개발한 ‘비트락비’(Vitrakvi, 성분명 라로트렉티닙 Larotrectinib, 현재 판권은 바이엘 소유)가 NTRK 유전자융합(neurotrophic receptor tyrosine kinase gene fusion)이 있는 모든 고형암 항암제로 2018년 11월에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았다.

로슈의 ‘로즐리트렉’(Rozlytrek, 성분명 엔트렉티닙 entrectinib)도 2019년에 8월에 비트락비와 같은 기전으로 암종불문항암제로 승인받았다. NTRK 유전자가 인접한 다른 유전자와 섞이게 되는 NTRK 유전자융합은 소아 섬유육아종의 91%이상에서, 갑상선암의 2~12%에서, 아동의 중증 신경교종(high-grade gliomas)의 10%에서 발견된다. 이밖에 육종, 결장암, 교모세포종(glioblastoma), 두경부암, 폐암 등에서 3% 미만으로 나타난다.

그 다음으로 등장한 버전이 RET 유전자융합 관련 항암제다. 록소온콜로지가 개발한 세계 최초의 RET(rearranged during transfection) 유전자변이 또는 유전자융합 표적 경구용 항암제 ‘레테브모’(Retevmo 성분명 셀퍼카티닙 selpercatinib)가 2020년 5월 FDA 허가를 취득했다. 당시에는 비소세포폐암, 갑상선수질암, 진행성 또는 전이성 RET 융합 양성 갑상선암 등 3가지 적응증으로 허가를 받았으나 이후 임상 데이터가 쌓이면서 기존 표적치료제에 반응하지 않는 위장관암 등 총 12가지 암 유형에서도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암종불문항암제를 향해 나가고 있다.

로슈 및 블루프린트(Blueprint Medicines)의 ‘가브레토’(Gavreto, 성분명 프랄세티닙 pralsetinib)는 전이성 RET 융합 양성 비소세포폐암 치료제로 2020년 9월 FDA 허가를 받았다.

RET(rearranged during transfection)는 인산화효소(tyrosine kinase) 수용체를 발현하는 원종양유전자(proto-oncogene)의 하나로 아교세포 유래 신경영양인자(GDNF)의 멤버다. 레테브모와 가브레토는 인산화효소를 차단, RET 변이를 선택적으로 억제한다. 가브레토의 경우 1~2% RET 융합을 가진 비소세포폐암도 억제할 능력을 갖췄다.

이밖에 암젠의 ‘루마크라스’(Lumakras 성분명 소토라십 sotorasib)가 2021년 5월 KRAS G12C 변이 비소세포폐암에서 FDA 허가를 얻었는데 암종불문항암제가 될 가능성이 있다. 또 글락소스미스클라인이 개발한 PD-1 억제제 후발주자인 ‘젬펄리’(Jemperli 성분명 도스탈리맙 dostarlimab)가 2021년 8월 암종에 상관없이 복제오류 복구 결함(mismatch repair deficient, dMMR)을 가진 모든 고형종양의 치료제로 승인받았다.

이처럼 암종불문항암제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시선바이오는 1차적으로는 NTRK 유전자융합 억제제인 ‘비트락비’와 ‘로즐리트렉’에 적합한 환자를 선별할 수 있는 새로운 방식의 유전자융합 분석패널을 개발 중이다. 2차적으로는 RET 유전자융합 억제제인 ‘레테브모’와 ‘가브레토’를 겨냥한 분석패널 개발에 나설 계획이다.

시선바이오 관계자는 “NTRK 및 RET 유전자융합 관련 종양불문항암제는 현재 차세대염기서열분석(NGS), 실시간중합효소연쇄반응(Real-Time PCR), 면역조직화학(IHC), 형광제자리부합법(FISH) 등의 진단을 통해 항암제 적합성을 판정하는 시도가 이뤄지고 있으나 아직은 정확성과 편리성에서 확고한 경쟁력을 가진 진단제품이 없어 시간과 비용을 절감하고, 정확도를 높일 진단법 개발이 절실하다”며 “NGS와 PCR의 장점을 절충한 유전자융합 진단법을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유전자 융합은 세포분열과정 중의 오류로 서로 다른 유전자가 결합하는 돌연변이로, 질병과 관련된 유전자에 고발현되는 유전자가 결합될 경우에 병적인 발암 단백질이 발현되면서 암을 유발할 수 있다.

유전자발현 불균형(Gene expression imbalance)은 유전자 돌연변이(유전자 융합, 엑손스키핑 등)에 의하여 전사체(RNA)의 구역별 발현비율(expression ratio)이 동일 비율로 존재하지 않는 상황을 나타내며, 이 비율의 차이를 분석하면 유전자 융합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

시선바이오 관계자는 “NGS는 고비용과 오랜 분석시간, PCR은 효율적인 바이오마커를 확보하지 않으면 무용하다는 점, IHC와 FISH는 판정이 자의적이고 민감도 및 특이도가 떨어진다는 점에서 한계”라며 “유전자발현 불균형을 단시간에 저비용으로 효율적이고 정확하게 분석하는 패널을 개발하는 연구가 한창”이라고 소개했다.

박희경 시선바이오 대표는 “환자맞춤형 정밀의료에서 후성유전체 분석과 바이오마커(유전자변이 또는 융합) 특이적 현상을 바탕으로 환자에게 최적의 항암제를 선택해주는 것은 아주 중요한 포인트”라며 “‘Patio Gene Fusion Detection Kit(가칭)’를 연내로 개발 및 상용화한다는 목표이며, 2025년에는 2700만달러 이상의 시장 창출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선바이오는 키트루다 처방 적합 환자를 선별하는 ‘U-TOP MSI 진단키트’를 2017년 8월에 개발했고, 올해 140만달러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 이 키트는 현재 고발현 현미부수체 불안정성(microsatellite instability high, MSI-H)을 가진 대장암, 위암, 자궁내막암, 췌장암, 악성흑색종을 가진 환자를 선별하는 데 임상현장에서 유용하게 활용되고 있다.

지난해 12월엔 악성 뇌종양인 교모세포종 치료에 쓰이는 테모졸로미드 항암제의 예후 예측을 위한 MGMT 유전자 메틸화 진단제품인 ‘에피탑엠지엠티디텍션키트’(Epi-TOP mMGMT Detection Kit)가 국내 허가를 획득했다. 후성적 유전변이로 인해 MGMT 유전자가 메틸화된 환자는 테모졸로미드의 항암 효과가 양호해 적합한 처방 대상으로 선별된다.

이와 함께 여러 항암제에 대해 다양한 후성적 바이오마커를 기반으로 7가지 암종에서 그 효과가 제대로 나올지 예후를 예측하는 ‘에피탑엠피피어세이패널’(Epi-TOP MPP Assay Panel)을 개발 중이다. MPP는 다중약제 예후·예측(Multidrug Prognosis & Prediction)의 약자로 개인맞춤형 항암제 치료의 ‘종결자’가 되는 게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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