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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그레이드 소부장]①日장악한 모터, 독자 기술로 만들었으나

강경래 기자I 2020.02.11 06:00:00

코베리, 반도체 장비 등에 들어가는 리니어모터 생산
日서 활동하던 김홍중 대표, 귀화 권유 뒤로 하고 창업
에버켐텍, 日의존하던 소재 대전방지코팅제 국산화
박희재 교수 "정부, 글로벌 경쟁 가능한 업체 엄선해야"

김홍중 코베리 대표 (사진=김호준 기자)
[이데일리 강경래 김호준 기자] “모터만큼은 해외 그 어느 업체와 겨뤄도 자신 있습니다.”

경기도 화성에 위치한 모터 전문회사 코베리. 이 회사를 2010년에 창업한 김홍중 대표는 과거 일본에 있는 대학에서 모터기술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히타치에서 10년 이상 연구원으로 활동했다. 일본 업체로부터 귀화 제안까지 받았던 그는 고심 끝에 귀국한 후 창업의 길로 들어섰다.

수년에 걸쳐 모터 제품을 국산화한 코베리는 지난해부터 국내외 유수 반도체 장비기업들과 거래하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일본 니콘에도 리니어모터를 수출하기 시작했다. 김 대표는 “모터는 파나소닉과 히타치, 화낙 등 일본 업체들이 글로벌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며 “머지않아 일본을 넘어 글로벌 시장에 코베리 브랜드를 알릴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일본 수출규제 이후 올해 들어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국산화를 위한 움직임이 활발하다. 정부에서도 소부장 국산화에 과감히 지원키로 약속하면서 관련 산업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정부는 소부장 국산화에 올해부터 7년간 총 7조 8000억원 규모 예산을 투입하기로 했다. 지난해 중기부는 ‘소부장 강소기업 100 프로젝트’를 추진해 현재까지 55개사를 선정했다.

에버켐텍이 대표적인 선정 기업이다. 에버컴텍은 대전방지코팅제 등 그동안 일본에서 전량 수입해온 화학소재 국산화에 주력한다. 지난해 매출액은 120억원 규모다. 이성민 에버켐텍 대표는 “2008년 창업할 당시부터 ‘일본이 독점한 소재를 국산화한다’는 목표를 세웠다”며 “그동안 확보한 원천 기술을 융합해 글로벌 소재회사로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정부가 대규모 자금을 지원하는 만큼 업체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곳을 선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희재 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 교수는 “글로벌 소부장 시장에서 경쟁해야 할 업체들은 수조원 매출액을 올리는 해외 기업들”이라며 “기업 규모와 상관 없이 해외 업체들과의 기술력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업체를 정부가 엄선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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