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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노동부는 8월 소비자물가가 전년 동월 대비 3.7% 상승했다고 밝혔다. 7월 상승률(3.2%)보다 0.5%p 올랐고 시장 전망치(3.6%)보다 0.1%p 높았다. 전년 동월 대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작년 6월 이후 12개월 연속 하락하다 올 7월 오름세로 전환했다. 8월 소비자물가는 전월 대비 0.6% 상승했다. 7월(0.2%)보다 0.4%p 올랐으나 전문가들의 예상치(0.6%)에는 부합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높아진 것은 국제 유가가 상승세를 멈추지 않고 있어서다. 원유 가격 외에 항공료도 오르고 신차 가격도 5개월 만에 오름세로 바뀌었다.
다만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이 중시하는 근원 소비자물가는 둔화 추세다. 8월 근원 물가는 전년 동월보다 4.3% 올랐다. 7월(4.7%)보다 0.4%p 하락했다. 근원 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계속 떨어지다 3월 소폭 반등한 뒤 4월부터 다시 하락하고 있다.
8월 소비자물가가 시장 예상치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음에 따라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란 기대가 확산하고 있다. 이날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9월 FOMC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확률은 전일보다 5%p가량 오른 97%를 기록했다. 다만 11월 FOMC에서 기준금리를 0.25%p 이상 올릴 확률은 50%에 육박했다. 근원 물가가 전월 대비 0.3% 올라 0.2%인 7월 상승률과 시장 전망치보다 각각 높아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달러인덱스는 13일(현지시간) 오후 7시 기준 104.75로 전일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전날 중국인민은행이 역외 채권을 발행하면서 위안화는 강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장중 위안화가 약세로 돌아선다면 환율 상승을 부추길 수 있다. 달러·위안 환율은 7.27위안, 달러·엔 환율은 147엔대에 거래되고 있다. 또 예상치에 부합한 물가에 위험자산 선호가 회복회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증시에 유입된다면 환율 상승을 지지할 수 있다. 환율이 1320원대로 낮아진 만큼 대기하고 있던 결제에 하단이 지지될 가능성도 있다.
한편 이날 장 마감 이후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정책 회의가 예정돼 있다. 현재 시장에서는 금리 동결에 무게를 두고 있지만, ECB 총재의 인플레이션 관련 매파적 발언 등을 고려하면 추가 인상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