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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행정부의 한 관리는 이날 이메일을 통해 로버트 라이트하이저(사진 왼쪽)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스티븐 므누신(오른쪽) 재무장관이 중국 류허(가운데) 부총리와 중산 상무부장 등과 전화통화를 했다고 밝혔다고 미 경제전문매체 CNBC방송 등 외신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이 관리는 “양측은 이 같은 협상을 적절히 계속할 것”이라고만 설명했다. 아직 대면 고위급 협상 일정이 잡혔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이와 관련,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경제참모인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지난 3일 “내주 전화 통화를 할 예정이고, 대면 협상의 일정을 잡을 것”이라고 밝혔지만, 여전히 대면협상은 오리무중 상황인 셈이다. 일각에서 핵심 쟁점에 대한 양측간 신경전이 만만치 않게 전개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실제 그간 미국은 중국에 요구하는 △지식재산권 보호규제 법제화 △합의이행 강제조항 삽입 △대중 추가관세 일부 유지 등이 관철되지 않는 한, 합의는 없을 것임을 거듭 재확인해왔다. 반면, 중국은 합의 타결 땐 △총 2500억달러 규모의 대중(對中) 관세(25%) 즉각 철회 △블랙리스트에 오른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에 대한 제재 해제 등을 요구하고 있다. 중국 측의 더 많은 미국산 제품 구매 문제를 놓고서도 양측의 대립은 강경하다. 커들로 위원장은 이날 미 CNBC 방송이 개최한 행사에서 “시 주석이 협상이 진행되는 동안 미국산 농산물 구매를 즉각적으로, 신속히 진행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것은 매우, 매우 중요하다”며 사실상 중국 측에 농산물 구매 확대를 거듭 촉구했다.
대화의 첫발을 떼긴 했지만, 아직 ‘타결’의 길은 멀다는 관측이 나오는 배경이다. 양국의 G20 정상회담 이후 대중(對中) 초강경파인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정책국장은 꾸준히 “협상은 매우 복잡한 과정으로,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우리는 올바른 방향으로 협상이 타결되길 바란다”고 중국 측을 압박해왔다. 커들로 위원장도 이날 미·중 무역협상 합의와 관련한 구체적인 시간표는 없다며 “속도보다는 질”이라고 잘라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