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기후위기 해법, 블루카본을 사수하라

최훈길 기자I 2021.11.25 08:11:58

조현진 해양경찰청 해양오염방제국장

방제선 모형 앞에서 포즈를 취한 조현진 해양경찰청 해양오염방제국장은 “앞으로 가장 중요한 이슈는 기후변화”라고 말했다. (사진=해양경찰청)


[조현진 해양경찰청 해양오염방제국장] 블루카본(Blue Carbon)이라고? 화학시간에 탄소가 파랗다고 배웠던가?

블루카본은 해양과 연안생태계에 저장되는 탄소를 말한다. 푸른 바다에 저장되는 탄소는 은유적 의미에서 블루카본, 육상 숲에 저장되는 탄소는 그린카본(Green Carbon)이라 한다. IPCC(기후변화정부간협의체)에 의해 탄소 흡수원인 블루카본으로 인정되는 해역은 망그로브, 염습지, 해초군락지가 있으며 우리나라에는 함초, 칠면초 등이 자라는 염습지와 잘피류가 서식하는 해초군락지가 잘 발달돼 있다.

오늘날 전 세계가 기후변화 위기에 동참하는 성명을 앞다퉈 발표하고 있으며 우리나라도 작년에 ‘탄소중립 2050’을 선언했다. 또한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법’(탄소중립기본법)이 올해 제정돼 2022년 시행을 앞두고 있다. 이제 법률에서 정해진 NDC(국가탄소감축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더욱 강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환경 규제에 선제적으로 대비·대응해야 하는 시점이 온 것이다.

탄소중립은 탄소의 발생량과 흡수량이 같아지는 것을 의미한다. 바꿔 말하면 산업 활동으로 발생하는 탄소량을 급격히 감소시킬 수 없다면 흡수를 늘리는 방법으로 균형을 맞추면 된다.


우리나라는 탄소중립기본법에 따라 ‘탄소중립 2050’을 국가 비전으로 설정하고 중장기 감축 목표를 2018년 탄소 배출량 대비 35% 줄이는 것으로 정했고, 이를 한층 상향해 지난 캅26(COP26·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에서는 NDC 목표치를 40%로 발표했다.

이러한 때에 해양의 블루카본은 탄소 흡수원으로 새롭게 인식되고 있다. 왜냐면 블루카본은 육지 숲 면적의 3%에도 미치지 못하지만 최대 50배 큰 능력으로 매년 육지 숲과 비슷한 양의 탄소를 저장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염습지에서 자라는 함초는 우리나라에서는 발에 채일 정도로 흔한 염생식물이지만 일본에서는 천연기념물로 대접받는다. 또한 우리나라 갯벌은 세계 어느 갯벌과 비교해도 생물다양성에 있어서 결코 뒤떨어지지 않는다.

그러나 연안생태계 환경은 주변에 흔하게 보이고 또 과거부터 손쉽게 간척해서 땅으로 사용해 왔기 때문에 우리는 그 가치와 중요성을 간과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염습지와 해초군락지를 잘 가꾸고 보호하면 탄수 흡수량이 증가하게 되고, 이는 연안생태계 보호뿐 아니라 탄소 배출규제가 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기후위기를 극복할 탄소중립 방안으로 이렇게 중요한 블루카본은 대규모 해양오염 사고로 한 번에 무너질 수 있다. 기억을 더듬어 지난 2007년 태안 허베이스피리트 기름유출사고를 상기해 보자.

당시 1만2547㎘에 달하는 원유가 유출됐으며 100만 명이 넘는 자원봉사자들의 헌신적인 노력에 힘입어 기름으로 검게 덮인 바다와 해변이 본래의 모습을 되찾아 가는 과정을 볼 수 있었다. 국제기금의 피해보상은 2019년 마무리 돼 사고 후 무려 12년이 걸렸다. 재난적 해양오염 사고가 발생하면 돌이키기 어려운 결과를 초래한다는 사실을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해양경찰청은 해양오염 방제 총괄기관으로 재난적 해양오염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기름저장시설 및 선박 출입검사 등 예방 활동을 실시하고, 신속한 방제를 위한 대비·대응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 또한 해양오염의 양상도 해운환경 변화에 따라 달라지므로, 탄소중립 정책에 따른 선박의 친환경 연료로의 전환 시기에 맞춰 LNG, 수소, 암모니아 등 저탄소 및 무탄소 연료를 사용하는 선박에 의한 해양오염 사고에 대한 준비도 진행하고 있다.

앞으로의 해양경찰의 임무는 기후변화 위기에 대응하고 탄소중립을 실현하기 위한 탄소 흡수원으로 가치를 인정받기 시작한 ‘블루카본’을 사수하는 일이 될 것이다.

(사진=이데일리DB)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영상 뉴스

더보기

오늘의 포토

더보기

오늘의 운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