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장병호의 PICK]진심은 통한다…'어쩌면 해피엔딩'

장병호 기자I 2020.06.30 05:30:00

1년 반만에 돌아온 창작뮤지컬
전미도·정문성 복귀로 흥행 예고
아날로그 감성, 서정적 음악 '호평'
"인간으로서 삶의 아름다움 느끼길"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2016년 초연 이후 매 공연 화제를 불러일으켰던 창작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6월 30일~9월 13일 예스24 스테이지 1관)이 약 1년 반 만에 무대에 돌아온다. 대학로 소극장 뮤지컬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 작품을 다시 만날 기회다.

특히 올해는 초연 멤버이자 최근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로 스타덤에 오른 배우 전미도, 정문성과 초연, 재연에 모두 참여한 성종완이 주인공 클레어, 올리버, 제임스 역으로 복귀를 예고해 팬들의 관심이 뜨겁다. 세 배우의 출연 소식에 7월 말까지 오픈한 티켓은 대부분 매진돼 흥행 조짐도 심상치 않다.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 클레어 역 배우 전미도(왼쪽), 올리버 역 정문성 페어 이미지(사진=CJ ENM).


뮤지컬 ‘번지점프를 하다’의 작가 박천휴, 작곡가 윌 애런슨 콤비가 만든 ‘어쩌면 해피엔딩’은 2014년 우란문화재단을 통해 기획, 개발돼 2015년 트라이아웃 공연을 거쳐 2016년 정식 초연했다. 당시 관객 입소문을 타면서 폐막 즈음에는 전석 매진으로 티켓을 구하기 힘들 정도였다. 2017년 앙코르공연, 2018년 재공연까지 성공적으로 무대를 이어갔다.

영국 밴드 블러의 리더 데이먼 알반의 노래 ‘에브리데이 로봇’이 작품의 모티브가 됐다. 기계가 발달할수록 오히려 고립되는 사람들을 로봇에 비유한 노래다. 작품은 가까운 미래를 배경으로 사람을 돕기 위해 만들어진 ‘헬퍼봇’ 올리버와 클레어가 올리버의 주인 제임스를 찾아가는 여정을 그린다. 턴테이블 같은 오래된 소품, 6인조 밴드의 서정적인 음악으로 아날로그적인 감성을 자극하며 따뜻한 위로를 전한다.

박천휴와 윌 앨런슨이 꼽은 작품의 인기 비결은 진심이다. 이들은 “우리 작품에 호응도가 높은 이유 중 하나는 누군가를 흉내내기보다 솔직하고 내밀한 정서를 전달하려 한 우리의 진심이 호소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며 “소극장 뮤지컬의 흥행 공식을 거부하고 우리에게 가장 솔직한 정서와 형식으로 이야기를 풀어내려고 한 것을 관객들이 따뜻하게 알아봐 준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공연에서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바로 제작사다. CJ ENM이 새로운 제작사로 ‘어쩌면 해피엔딩’과 함께 한다. 두 창작진은 “뮤지컬의 정서를 함께 지킬 수 있는 파트너를 찾길 원했다”고 밝혔다. 새로운 배우들의 합류도 기대를 갖게 한다. 신예 양희준(올리버 역), 한재아(클레어 역), 이선근(제임스 역)이다. 2018년 재연 멤버인 강혜인(클레어 역), 전성우(올리버 역)도 이들과 함께 무대에 오른다.

로봇의 이야기지만 작품은 사람과 관계에 대해 생각할 거리를 관객에게 던진다. 의미 있는 인간관계를 맺는 것이 점점 어려워지는 지금, 사람을 사람답게 만드는 감정은 무엇인지에 대해 돌아보게 한다. 박천휴와 윌 앨런슨은 “인간이라는 존재로서 세심한 감정을 가지고 지금의 세상을 사는 게 쉬운 것만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그건 꽤 아름다운 일이라는 것, 그리고 우리가 그걸 함께 하고 있다는 것을 우리 공연을 통해 느낀다면 무척 영광일 것”이라고 전했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