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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 꼭 끼고 창문 꼭꼭 닫아야?…미세먼지의 오해와 진실

김기덕 기자I 2020.01.27 09:11:48

전 세계서 한국·싱가포르만 마스크 착용 권고
노약자·만성호흡기 질환자 등 더 해로울수도
중국발 영향 50% "고농도 이벤트는 국외 요인"
"미세먼지 심한 날에도 실내 자연환기 필요"

[이데일리 김기덕 기자] 서울에 사는 30대 김모씨는 요즘 뿌연 하늘을 봐도 마스크를 끼지 않고 출근길에 오른다. 지난해까지 겨울철 마다 반복되는 ‘삼한사미’(겨울철 사흘은 춥고 나흘은 미세먼지가 심하다는 신조어) 현상에 날씨와 상관없이 매일 같이 마스크를 필수로 착용했던 것과 정반대의 모습이다.

마스크가 너무 답답해 가끔 숨쉬기가 불편한데다 실제 미세먼지 차단 효과가 크지 않다는 소리를 들었던 것이 결정적인 이유다. 공기가 탁할 정도로 미세먼지가 심한 날에는 사무실에서 창문을 열고 환기를 할지 외부 공기를 차단해야 할지 고민되는 경우가 한두 번이 아니다.

미세먼지로 뿌연 서울 시내 모습.(연합뉴스 제공)


인간의 ‘숨 쉴 권리’를 빼앗은 미세먼지가 일상의 모습을 바꾼 지 오래다. 정부나 각 지방자치단체가 초강력 미세먼지 대책을 내놓는다고 하지만 임시방편식 대처가 많은데다 별반 효과가 없어 영 미덥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이데일리는 미세먼지에 대해 시중에 알려진 잘못된 상식과 올바른 대처방법을 정리해 봤다.

◇마스크 착용이 유일한 해법?

미세먼지는 입자의 크기에 따라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로 나뉜다. 미세먼지(PM 10)는 입자 직경이 10㎛(마이크로미터) 이하, 초미세먼지(PM 2.5)는 직경 2.5㎛ 이하를 말한다. 미세먼지 농도가 나쁘다는 것은 당일 현황과 예보에 따라 달라진다.

가령 시간당 미세먼지 평균 농도가 일정기준치 이상 2시간 이상 지속됐을때 ‘주의보’(미세먼지 150㎍/㎥·초미세먼지 75㎍/㎥ 이상) 또는 ‘경보’(미세먼지 300㎍/㎥·초미세먼지 150㎍/㎥ 이상)를 발령한다. 미세먼지 예비저감조치나 비상저감조치는 초미세먼지 평균 농도가 50㎍/㎥를 이틀 연속 초과할 것으로 예상될 경우 발령한다.

이 경우 정부는 공식적으로 마스크 착용을 권고한다. 다만 특이한 점은 전 세계적으로 마스크 착용을 권고하는 나라는 우리나라와 싱가포르뿐이다. 그나마 싱가포르는 국내 기준(초미세먼지 36㎍/㎥ 이상) 보다 훨씬 높은 PM 2.5 250㎍/㎥ 이상일 경우 마스크가 효과가 있다고 언급할 정도다.

이 때문에 최근 국내에서도 마스크 착용이 미세먼지 차단에 효과가 있는 지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높다. 김순태 아주대 환경안전공학과 교수는 “흡연이 해롭다고 해서 무조건 폐암 등 각종 질병에 걸리는 것이 아닌 것 처럼 마스크를 낀다고 해서 미세먼지를 예방할 수 있는 해법으로 생각하면 안된다”고 말했다.

오히려 정부에서 권장하는 보건용 마스크가 일부 사람들에게는 더 해로울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민호 서울환경운동연합 미세먼지 담당 활동가는 “마스크가 미세먼지 제거율을 높일 수는 있지만 만성 호흡기 질환자나 심장질환자, 노약자 등에게는 산소 호흡을 감소시켜 건강에 더 안 좋을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흉부학회나 식품의약처(FDA), 홍콩 의학회 등은 미세먼지 마스크 착용이 노인과 호흡기 질환 등 숨쉬기 어려운 조건을 가진 사람들에게는 1회 호흡량을 감소시켜 호흡 빈도를 증가시키고, 심박출량 감소 등과 같은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초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수준을 보이자 경부고속도로 주변이 뿌옇게 보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원인 놓고 갑론을박…중국 vs 차량 배기가스

미세먼지 발생 원인을 두고도 갑론을박이다. 이미 알려진대로 중국에서 불어오는 서풍의 영향으로 국내 미세먼지 농도가 급속도로 높아졌다는 의견이 있는가 하면 일각에서는 국내 차량 배기가스나 공장·발전소 매연 등이 훨씬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주장도 있다.

결론적으로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지난 2016년 국내 국립환경과학원과 미국 항공우주국(NASA)가 공동으로 조사한 한·미 공동 대기질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미세먼지 발생 원인은 국내 요인 52%, 국외는 48%(중국 파생 34%)로 나타났다. 이후 2018년 서울시가 미세먼지 고농도 사례 분석을 한 결과 국외 영향은 32~69%로 발생 월별로 다소 차이를 보였다.

물론 국내 미세먼지 배출원 중에는 자동차 배기가스와 난방·발전 부문, 각 사업장(공장)이 가장 큰 원인을 차지했다. 서울연구원에 따르면 서울의 경우 초미세먼지 배출기여도가 난방·발전 부문(39%)이 가장 높고 이어 자동차 부문(25%)를 차지했다. 자동차 중 특히 경유차가 차지하는 비율은 60%에 달했다.

현준원 한국법제원구원 박사는 “평상시 미세먼지 나쁨정도로 조금 좋지 않을 때는 국내 요인이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데 비상저감조치 등 고농도 이벤트가 발생할 경우에는 중국 등 국외 요인이 가장 큰 영향을 끼친다”고 말했다.

◇“미세먼지 심해도 반드시 환기해야”

미세먼지 농도가 심할 날에는 실외활동을 자제하는 것이 맞다. 다만 실내에 작은 먼지 알갱이가 유입될 것을 우려해 실내 창문을 꼭꼭 걸어잠그는 것은 오히려 호흡기 건강을 더 해칠 수 있다. 실내에서도 얼마든지 미세먼지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창문을 닫고 집안에서 조리를 하거나 청소할 경우 외부보다 미세먼지 농도가 훨씬 더 높아질 수 있다. 실제 환경부가 미세먼지 발생량을 조사한 결과 가정에서 생선구이를 했을 경우 집안이 밀폐돼 있는 경우 PM-2.5 농도가 2290㎍/㎥, 밀폐 후 레인지 후드 가동시 741㎍/㎥, 자연환기 176㎍/㎥, 자연환기 및 레인지 후드 동시 가동시 117㎍/㎥로 나타났다.

이처럼 실내에서도 공기청정기와 레인지 후드를 작동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연환기를 30분 정도로 하는 편이 낫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만일 미세먼저가 나쁨 이상일때 외출했을 경우에는 집에 돌아와 얼굴과 손을 깨끗이 씻고 물과 비타민C가 풍부한 야채와 과일을 섭취하는 것이 건강에 이롭다.

윤재삼 서울시 대기정책과장은 “최근 대기 정체가 자주 나타나 미세먼지가 실내에 쌓이는 것을 막으려면 반드시 환기를 해야 한다”며 “실내 미세먼지를 30~70% 가량 저감시키는 공기청정기의 경우에도 2차 오염방지를 위해 필터 세척과 교체 등을 자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환경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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