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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박땅꾼의 땅스토리]돈 되는 임야는 따로 있다

문승관 기자I 2018.04.21 06:00:00
[전은규 대박땅꾼 부동산연구소장] 땅 투자 시 가장 저렴한 지목은 무엇일까. 바로 임야다. 그다음으로 전, 답, 대지의 순으로 가격이 오르는데 가성비로 따지면 임야보다 농지(전·답)의 투자가치가 높다는 것이 상식이다. 평단가도 낮은 임야가 오히려 부담스러운 투자처가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임야투자 시에는 규모가 크고 개발할 수 없을 산세를 가지고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토지의 경사도에 따라 추가로 땅을 예쁘고 고르게 만드는 정지작업비용이 필요하니 쉽게 볼 일이 아니다. 그래서일까. 초보투자자나 첫 투자를 하는 사람들이 오히려 임야에 용감하게 도전하고 술잔을 기울이는 경우도 많다.

이런 임야지만 땅을 사고팔 수 있는 시기가 정해져 있다. 예를 들면 임야의 몸값이 가장 높은 시기는 언제일까. 바로 여름이다. 여름은 산의 전성기라 부를 수 있을 만큼 울창하고 웅장하다. 이러다 보니 투자자들은 한껏 멋을 부린 임야의 위용에 좋은 기운을 받는다고 생각하고 투자를 서두른다. 이는 필자가 임야 땅 투자할 시 겨울에 확인하라는 말과 일치하는데 묘나 응달 등 뼈대를 확인할 수 있어서다. 즉, 투자자는 겨울이나 초봄에 산을 보고 매도자는 여름에 파는 전략이 필요하다.

앞서 초심자들이 첫 땅 투자를 임야에 도전하는 이유는 상대적으로 투자금 대비 넓은 평수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같은 5000만원을 투자한다 했을 때 농지를 100평 구매할 수 있다면 임야는 최소 그 배수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 중 얼마가 개발가치가 있는지 확인하지 못한 채 투자금 대비 평수를 따지게 된다. 그럼에도 임야에 투자하고 싶다면 낮은 산을 골라야 한다.

얼마나 낮아야 하냐면 ‘능선’을 예로 들어보겠다. 산을 가장 아래에서 정상까지 단계별로 층을 나눈다. 10개의 능선으로 나누는데 산세가 험할수록 투자가치는 낮다. 설악산, 금강산이 그런 곳으로 나라에서 국립공원으로 지정하기 때문이다.

투자가치가 있는 능선은 5부 능선 이하의 곳이어야 한다. 이런 곳은 차가 들어갈 수 있고 작은 개울도 있다. 또, 5부 능선 이하 중에서도 인근 주요 도시에서 1시간 거리가 적합하다.

1, 2부 능선은 산의 입구로서 농업, 상업지, 중소기업 창고, 음식점 등으로 활용된다. 서울 내 위치한 산 근처에만 가도 보이는 각종 농원을 떠올리면 쉬울 것이다. 3, 4부 능선은 펜션이나, 전원주택, 골프장 등으로 활용된다. 적어도 초보투자자들은 목적 없이 이 이상 되는 임야를 투자하지 않기를 바란다. 5부 능선 이상부터는 산장, 휴양시설을 비롯해 산 높이와 도로의 유무 등에 따라 변수가 다양하게 존재한다.

임야투자를 사람에 비유하자면 무뚝뚝하지만 알고 보면 속 여리고 정 많은 우리네 아버지 같은 사람이라고 볼 수 있다. 다가서기까지는 참 많은 고민을 하게 된다. 겉모습으로 지레 겁을 먹거나 주변의 소문을 들었을 때 가까이하고 싶지 않지만 그 실상은 얻는 것이 더 많기도 하다. 믿거나 말거나지만 산의 정기라는 것을 무시 못할 것이 ‘00 땅을 산 뒤에 일이 잘 풀리더라’ 하는 땅 투자도 임야인 경우도 많다.

다시 말해 분명히 까다로울 수도 있는 임야투자, 여유가 있다면 시간을 들여 이 산 저 산을 다녀보며 산세를 읽은 뒤에 천천히 배우자를 찾듯 투자에 다가가 봄도 나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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