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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사는 ‘대한민국 의사’의 준말입니다”

김정민 기자I 2015.04.03 07:00:00
김필건 대한한의사협회 회장은 이데일리 초대석에 출연해 의료기기 사용문제로 인한 양의학계와의 갈등이 밥그릇 싸움으로 비춰지는 것에 대해 안타까워했다.
[이데일리 김정민 기자]“종두법을 들여오고, 서양의학 교육기관(대한의원)의 장을 지내며 서양의학을 국내에 소개했던 지석영 선생은 사실 한의사입니다. 한의사 면허격인 의생면허 번호가 6번입니다.”

김필건(55) 대한한의사협회장은 1월 28일부터 14일간 단식농성을 벌였다. 두 달 가까운 시간이 지났지만 아직도 건강을 회복하지 못해 외부 일정을 소화하기 벅찰 때가 많다.

김 회장은 이데일리TV 초대석에 출연, 목숨을 걸고 벌인 단식농성이 한의사에 대한 의료기기 허용을 관철하기 위한 밥그릇 싸움 때문인 것으로 비춰진 것에 대해 안타까워했다.

“문명은 도구를 사용하면서 발전했습니다. 한의사들은 환자를 진단할 때 도구(의료기기)를 사용하지 말라는 것은 반문명적 행위입니다.”

양의학계와 한의학계는 한의사들에게 엑스레이, 초음파 등 진단용 의료기기 사용을 허용하는 문제를 두고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양의학계는 정확한 판독과 이에 따른 종합적인 임상적 판단이 불가능한 한의사들이 현대 의료기기를 사용하는 것은 환자의 건강권을 침해하는 행위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양의학계에서는 ‘초음파, 엑스레이는 한의학적 원리로 만들어진 기기가 아니다’라고 주장하는 데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병을 객관적으로 진단하는 데 양의학과 한의학 원리를 구분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는 지 모르겠습니다.”

김 회장은 “일부 몰지각한 양의사들이 방송 등에 출연해 ‘한의사는 의사가 아니다’라고 뻔뻔스럽게 말한다”며 “한의사는 ‘대한민국 의사’의 준말”이라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강원도 정선시에서 26년째 한의원을 운영하고 있는 개원의다. 2013년 4월 대한한의사협회 회장으로 당선돼 2년째 한의학계를 대표하고 있다.

“협회장을 맡은 뒤로 의료계가 어떻게 하면 국민을 위한 경쟁력 있는, 좀 더 나은 의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지, 국제적인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지 고민이 많습니다. (의료기기 사용도) ‘국민들에게 어떻게 하면 양잘의 보건의료 헤택을 제공할까, 국민 의료를 보호하고 증진할 수 있을까’ 이 관점에서 접근해야 합니다.”

그는 ‘한의학은 비싸고 위험하다’는 왜곡된 인식이 확산된 것은 양방 일변도의 건강보험 체계와 일부 양의사들의 한의학에 대한 편견 탓이라고 강조했다.

“건강보험공단은 2013년도에 의료계에 51조원을 지불했습니다. 이중 한의학계가 차지하는 비율이 4.13%에 불과합니다. 이 수치가 잘못됐다는 걸 보여주는 지표가 자동차보험 진료비입니다.” 자동차보험 진료비 중 한방이 차지하는 비율은 17% 가량이다.

김 회장은 “적지 않은 교통사고 환자들이 검사에서 드러나지 않는 근막손상, 근육뒤틀림 등으로 인한 고통에 시달린다”며 “양방은 진통제 뿐이지만 한방은 다양한 치료수단을 갖고 있어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외상에 의한 골절은 양방으로, 통증은 한방으로 치료하는 협진이 환자에게 가장 나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경제학으로 치면 양방은 미시경제학, 한방은 거시경제학입니다. 양방은 질환을 분석하고, 한방은 사람 몸 전체를 봅니다. 서로 관점이 다른 두 학문이 서로를 인정하고 협력하면, 우리나라 의학이 국제적인 경쟁력을 갖춘 의학으로 발도움하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김 회장이 출연한 이데일리초대석은 3일 오후 5시30분에 방송된다. 4일 오후 5시20분과 다음날인 5일 오후 1시20분에 재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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