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6회 대한상의 제주포럼 강연
"출산장려만으론 인구절벽 한계"
"기업 추천 外근로자 E74 파격 전환"
"10년 뒤 '왜 안 했나' 원망받을 것"
[제주=이데일리 이준기 기자] “정말 이 시기를 놓치면 10년 뒤 ‘왜 그때 안 했나’라는 원망을 받고 후회하게 될 거로 생각합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이날 제주 해비치 호텔&리조트에서 열린 제46회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 제주포럼 강연에서 “출산 장려만으로는 인구절벽을 극복하기 어렵다. 출입국 이민정책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며 이처럼 말했다. 더 나아가 한 장관은 “체계적인 출입국 이민정책 없이는 대한민국의 미래는 없다”고 단언하기도 했다.
|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15일 제주 해비치 호텔&리조트에서 열린 제46회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 제주포럼에 참석해 강연하고 있다. 사진=대한상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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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장관은 “대한민국이 처한 현 상황에서 가장 시급하게 모색해야 할 것은 인구문제로, 2100년이 되면 우리나라 총인구는 2000만명 이하로 줄고 생산 가능 인구보다 노인층이 더 많을 것”이라며 “이대로면 한국의 지속적 발전뿐 아니라 존속 자체가 어렵게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내국인 출산율을 높이기 위한 여러 정책이 있지만, 복합·구조적 문제인 탓에 한계는 명확하다”며 “인구수가 절대적으로 감소하는 상황에서 이 정책들만으로는 이미 늦었다”고 거듭 한계를 지적했다.
한 장관은 “이민 정책의 호감과 반감을 별개로, 정부는 다른 길이 없다면 강하게 그립을 쥐고 추진해야 한다”며 “1950년 농지개혁을 지금 정답이었다고 할 수 있는 것처럼, 70년 뒤돌아봤을 때 2023년에 정답을 냈다고 말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 장관은 “외국의 우수한 인력이 우리나라에 들어올 수 있도록 아이디어를 짜내야 하고 국정과제의 우선순위가 돼야 한다”며 “외국인과 이민자를 경계 짓지 말고 우리 경제와 사회발전을 위해 어떻게 활용할지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우리 출입국 이민정책은 여러 부처로 분산돼 있는데, 정밀하게 분석하고 책임 있게 답할 수 있는 기관이 없었다”며 “국익 관점에서 출입국이민정책을 일관된 방향으로 컨트롤타워를 만드는 것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한 장관은 취업비자 확대와 관련, “장기취업비자(E74)를 올해 3만5000명으로 늘렸는데, 문재인 정부 당시엔 1000명이었다”며 “이는 외국인이 한국에 와서 더 열심히 일하고 기여할 경우 사실상 대한민국에 편입될 기회를 열어주겠다는 취지”라고 말했다. 그는 “기업이나 지방자치단체에서 우리나라에 기여하고 있는 외국인 근로자라고 추천하면 E74로 파격적인 전환을 하는데 우선적으로 고려하겠다”고도 했다.
|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15일 제주 해비치 호텔&리조트에서 열린 제46회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 제주포럼에 참석해 강연하고 있다. 사진=대한상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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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장관은 “이민·비자정책은 냉정히 말해 인류애를 위한 건 아니다”며 “우리의 국익과 국민의 이익을 위한 정책”이라고 했다. 그는 “앞으로 한국어교육, 그리고 한국어를 잘하는 분에 대해서 큰 가점과 인센티브를 부여하겠다”며 “그래야 우리와 함께, 우리 사회에 기여하면서 살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한 장관은 강연 직후 기자들과 만나 내년 총선 출마 여부와 관련, “지금 이 일을 열심히 잘하고 싶다”고 즉답을 피했다. 미국계 사모펀드 엘리엇에 690억원을 배상하라는 국제투자분쟁(ISDS) 판정에 대한 법무부 입장에 대해선 “적절한 시점에 제가 발표하겠다”고 답했다. 강연 전 한 장관은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과 행사장 곳곳을 둘러보며 신기업가정신 등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방명록엔 “대한민국 기업인의 혁신을 응원한다”고 적었다.
| 한동훈(왼쪽) 법무부 장관이 15일 제주 해비치 호텔&리조트에서 열린 제46회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 제주포럼에 참석,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과 행사장을 둘러보며 신기업가정신 등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대한상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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