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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진소재 "440억 유증으로 부채 청산..내년 흑자 전환"

윤종성 기자I 2018.11.01 06:00:02

[이창규 현진소재 대표이사 인터뷰]
"2019년 100억원대 흑자 달성 확신"
"저가수주 물량, 내년 초 모두 털어"
"부채 축소해 年100억원 이자비용 ↓"

[이데일리 윤종성 기자] “경영 정상화를 위한 3년간의 뼈를 깎는 구조조정이 막바지에 접어들었습니다. 이번 440억원 규모의 일반공모 유상증자를 통해 확보한 자금으로 부채비율의 획기적인 개선을 이뤄내고, 2019년에는 100억원 규모의 흑자를 반드시 달성하겠습니다”

지난달 29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인근에서 만난 이창규 현진소재(053660) 대표이사는 결연해 보였다. 일반공모 유상증자 청약을 앞둔 탓인지 긴장한 기색도 역력했다. 회사 시가총액(446억원, 10월31일 기준)과 맞먹는 규모의 유상증자. 게다가 국내 증시 상황은 근래 들어 최악이다.

▲이창규 현진소재 대표
누가 봐도 유상증자를 하기엔 적절치 않은 시점. 하지만 이 대표는 “올 2분기 선가 회복 등 조선업황은 완연한 회복세에 접어들었고, 현진소재의 수주 물량도 가파르게 늘고 있다”면서 “내년 실적으로 투자자들에게 확실하게 보답할 수 있다는 확신이 서는 지금이 유상증자의 ‘최고 타이밍’이라고 판단한다”라고 밝혔다.

현진소재는 선박 엔진의 핵심 기자재인 크랭크샤프트를 주력으로 삼고 있는 조선기자재업체. 한때 코스닥 시가총액 10위권을 오르내리며 조선기자재 대표주(株)로 꼽혔던 국내 대표 강소기업이다. 엔진 가격의 10~15%를 차지하는 ‘고부가가치’ 크랭크샤프트 분야에선 최고의 경쟁력을 갖춘 업체로 평가받는다. 하지만 마냥 계속될 것 같던 호황기가 끝나고, 갑작스레 찾아온 조선업 불황이 회사에 큰 상처를 남겼다.

주요 거래처인 현대중공업과 HSD엔진(구 두산엔진), STX중공업 등이 저렴한 인건비를 앞세운 중국의 파상 공세에 맞서 가격을 대폭 낮춰 계약(저가 수주)한 것이 ‘화근(禍根)’이 됐다. 선박엔진 제조사와의 관계가 매우 중요했던 이 대표는 역마진 발생에도 부품을 공급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당시를 돌이켜보면 현진소재 뿐 아니라, 조선 불황 속에서 대부분의 선박 기자재 회사들이 그랬던 때였다.

2013년부터 회사 실적은 고꾸라졌다. 워낙 낮은 단가에 물량을 수주한 탓에 제품을 만들 수록 적자 폭이 커졌다. 급기야 금융기관 등에서 당겨쓴 부채는 3000억원까지 치솟았다. 부친(고 이상종 선대회장)에게 회사를 물려받아 20여년 회사를 이끈 ‘2세 경영인’ 이 대표는 눈물을 머금고 고강도 구조조정을 단행해야 했다. 자회사· 유휴자산 등을 매각해 부채를 상환한 결과, 현재 부채 규모는 1100억원 수준.

이 대표에게 있어 이번 유상증자는 3년간 진행된 구조조정의 ‘마지막 단추’다. 그는 “유상증자로 확보하는 자금은 전액 부채 상환에 투입할 것”이라며 “여기에 유휴설비 추가 매각 등을 통해 내년 상반기까지 700억~800억원의 부채를 상환해 부채비율을 두자릿수대로 떨구겠다”라고 강조했다. 이를 통해 연간 100억원에 달하는 이자비용만 줄여도 흑자 전환이 가시화될 수 있다는 것이 이 대표의 설명이다.

곳간에 쌓여가는 수주 잔고는 그가 내년 실적 턴어라운드를 확신하는 배경이다. 지난 수년간 현진소재의 발목을 잡았던 저가수주 물량은 내년 1분기를 기점으로 완전히 털어내게 된다. 이 대표는 “올해 4 분기 예상수주액을 감안하면 올 연말 기준 수주잔고는 1000억원 이상이 될 것”이라면서 “회사 내부적으로 수주 잔고를 분석해 보니 마지막 저가 수주 물량을 감안해도 2019년 흑자는 확실시 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자본 시장의 순기능을 활용해서 투자자들의 도움으로 구조조정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다면 현진소재는 본격화 하고 있는 조선업황 회복의 최대 수혜주가 될 것”이라며 “실적으로 회사 가치를 높여 그간 믿고 기다려준 주주들에게 꼭 보답하고 싶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현진소재는 11월 1일부터 2일까지 440억원 규모 일반공모 유상증자 청약을 실시한다. 유상증자에 따른 발행예정 주식 수는 1934만2359주이며, 신주 발행가액은 2275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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