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ETF에 올해 1조달러 몰려…유입액 사상 최대

김무연 기자I 2021.12.13 08:12:07

11월 말 기준 전년 유입액 이미 넘어
증시 호황 이어가며 소액 투자 욕구 커져
높은 수요에 뮤추얼 펀드를 ETF로 전환하는 사례도
대부분 수익 상위 ETF에 쏠려…투자 유의해야

[이데일리 김무연 기자] 전 세계 상장지수펀드(ETF)에 사상 최대 규모의 자금이 쏠렸다. 각국의 부양책으로 유동성이 넘쳐나 증시가 유례없는 호황을 보이면서 소규모 투자금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볼 수 있는 ETF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2000~2021년 상장 및 상장폐지된 ETF 수(표=팩트셋, 월스트리트저널)
1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투자리서치기업 모닝스타 자료를 인용, 전 세계 ETF 유입액이 지난달 말 기준 1조달러(약 1182조원)를 돌파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사상 최대 규모로, 이미 지난해 ETF 유입 총액인 7357억달러(약 870조원)를 넘어선 수치다. 유입된 자금 가운데 대부분은 자산 운용사인 뱅가드 그룹, 블랙록, 스테이트 스트리트의 지수를 추종하는 상품에 몰렸다.

이에 따라 자산운용사들도 기존에 운영하던 뮤추얼펀드 대신 ETF를 새롭게 만들거나, ETF 운용 경험이 없는 자산운용사도 ETF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실제로 디멘셔널 펀드 어드바이저 등 자산운용사는 뮤추얼 펀드를 활성 ETF로 전환하면서 ETF 수가 급증했다.

실제로 올해 새롭게 출범한 ETF는 380개로 전년 320개 대비 19% 늘어나며 2000년 이래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반면, 상장폐지된 ETF 수는 74개에 그쳤다. 지난해 코로나19 세계적 대유행(팬데믹)의 영향으로 277개의 ETF가 상장폐지 된 것과는 대조적이다.

전문가들은 올해 S&P 500 지수가 25% 상승하는 등 주요 지수가 연일 상승세를 기록한 데다 고수익 대안의 부재로 ETF에 대한 관심을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리치 파워 뱅가드 ETF 매니저는 “주식 시장의 격동적으로 움직이면서 점점 더 많은 투자자들이 지수를 추종하는 상품을 찾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증시가 침체되면 많은 수의 ETF가 시장에서 퇴출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시장조사업체 팩트셋에 따르면 액티브 ETF 가운데 3분의 1 이상이 상장폐지 위험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ETF 수익의 40%가 블랙록 등이 운영하는 상위 20개의 ETF에서 나오는 만큼 ETF별로 수익률 차이가 크단 설명이다.

팩트셋의 ETF연구위원인 엘리자베스 카슈너는 “매년, 매 분기마다 벤치마크 지수 이상의 수익률을 기록하는 건 전통적으로 어려운 작업”이라면서 “투자 도구를 ETF로 바꾼다고 그 공식이 변화하진 않는다”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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