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멱칼럼]대학 새내기 진로지도 체계화 하자

안승찬 기자I 2021.02.26 05:00:00

대학 취업률 중심 교육은 한계
학생 특성 찾아 역량 개발
단계적·체계적 진로지도 땐
사회적 낭비도 줄어들 덧

[김홍유 경희대 교수(전 한국취업진로학회 회장)] 최근 들어 사상 최악의 청년 일자리 관련 지표들이 발표되고 있는 가운데 청춘과 낭만의 꿈이 있는 대학가는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입학식이 이루어지고 있다. 학교 주변은 싸늘한 풍경이다. 늘 그래 왔듯이 3월은 대학가에 새내기 학생들이 들어오는 입학시즌이다. 이 때면 대학가 주변의 주점을 비롯한 다양한 장소에서 선·후배들의 만남이 이루어진다. 선배들의 경험담에 기초한 대학생활에서의 경력관리를 비롯한 다양한 진로상담이 이루어지는 진풍경들이 벌어지는 것이다. 과거에는 좋은 대학과 학과에 진학하는 것만으로 사회적으로 성공하고 취업도 따 놓은 당상으로 치부되었다. 그러나 요즘같이 취업시장이 경색된 환경에서는 새내기들의 새로운 계획을 수립하는데 커다란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따라서 구직활동에서 발생하는 사회적 비용을 줄이고 효율적이고 다양하고 체계적인 새내기들의 사회적 진로지도가 절실한 실정이다.

대학에서의 진로지도는 전공지도와 취업지도는 물론 직업지도, 더 나아가서는 직업 교육까지를 포함하는 포괄적인 생애진로지도이다. 자신을 이해하고 직업을 이해하며 합당한 일의 세계를 찾는 활동뿐만이 아니라 태어나서 진로를 인식하기 시작하면서 일의 세계를 탐색, 결정, 준비하고 그에 따른 직업을 선택하며, 잘 적응해 더욱 발전할 수 있을 때까지 직업적 발달을 돕는 전 과정을 진로지도라 한다. 대학에서 학생들의 진로를 상담하다 보면 학교를 비롯한 사회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진로지도의 중요성을 더욱더 실감하고 있다. 특히 진로 및 취업을 준비 중인 많은 학생들의 공통적인 문제를 발견하는데, 마치 모든 사람들이 건강, 돈, 인기, 여가 등을 똑같이 원하는 것처럼 학생들도 취업, 진로라는 하나의 문제로 귀결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경험에 비추어 보면 인생에서 자신이 정말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명확하지 않은 경우가 상당히 많다. 자신의 삶에서 스스로 애써 얻으려는 것, 위험을 감수할 만한 것, 그리고 주위의 시선과 기성세대의 편견 속에서 수년 또는 평생을 바칠 만한 것을 찾지 못하고 방황하는 학생들이 의외로 많이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들은 바로 주입식 교육의 결과물로 사회적 비용이 추가적으로 발생함과 동시에 학생들에게는 많은 좌절과 시간의 낭비 그리고 심하게는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결과를 가져온다.

이러한 좌절과 방황을 줄이고 사회적 비용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본질적인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따라서 기성사회와 대학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진로지도에 대한 반성과 함께 청년들의 미래 경쟁력을 위해서 해줄 수 있는 것이 무엇인가부터 고민을 해야 한다고 할 수 있다. 이를 위해 학교와 관련 정책부서에서 학생들은 자신에게 맞는 체계적인 계획을 세우는데 필요한 지도와 정책적 지원이 우선시돼야 한다.

그 단계는 다음과 같이 간략하게 요약할 수 있다. 우선 첫 번째 단계는 ‘자기분석’ 단계라고 할 수 있다. 대학 학과에 따른 체계적인 자신의 생애계획에 대해서 진지한 자기탐색과 분석이 필요하다고 하겠다. 진로지도는 자아를 실현하기 위한 유일한 탐색방법이다. 자신이 누구이고 어떠한 능력을 가지고 있으며 이를 통해서 얻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또 험난한 세상을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같은 기본적인 문제를 다루고 실천해나가는 것이다. 그런데 정작 이를 행해야 할 교육의 현장과 정부정책이 이러한 심각성을 파악하지 못하고 단순한 실적(취업률)위주나 공급자 위주의 진로지도가 이루어진다는 데서 근본적인 문제가 발생한다고 할 수 있다.

두 번째 단계는 자기분석에 따른 ‘직종탐구와 직무경력관리 준비’에 노력을 해야겠다. 수많은 직종 중에서 나의 성격과 특성에 맞는 분야가 무엇인지 다양한 통로를 활용해서 정보를 획득하고 분석해야 한다. 취업에 필요한 기초적인 역량을 갖추는 중요한 단계이다.

세 번째 단계는 ‘기업분석 및 역량개발(인턴) 준비’라고 할 수 있다. 구체적인 업종 및 기업선정에 따른 입사전략을 세우고 직종에 따른 경험적 준비, 즉 인턴의 경험이 중요한 시기이다. 그리고 마지막 단계에서는 학생들은 다양한 사회성에 기초한 취업 ‘스킬 업(Skill up)’ 단계의 계획을 세우는 것이다. 각종 취업과 관련된 미시적인 현안 문제 해결에 역량을 집중해야겠다.

이러한 것을 바탕으로 비추어 보면 결국 기성사회의 역할과 정부의 단계별 지원, 그리고 대학에서는 학생 자신의 특성을 발견해서 이해시키고, 일의 세계에 대해서 필요한 정보를 학생들에게 제공하는 진정한 의미의 취업 및 진로지도가 이루어져야 한다. 결론적으로 새내기들을 위한 사회적 관심과 함께 정부의 단계별 지원정책과 함께 사회적 비용을 줄이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3인4각 경기를 잘 해야 한다는 것이다. 미래 국가의 경쟁력은 청년들의 역량과 잠재력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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