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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0 항쟁 30주년]①시민이 일군 민주화 열망 다시 새긴다

장병호 기자I 2017.06.09 06:05:26

27년 군부독재 종식시킨 '민주주의 분수령'
9·10일 기념식·대동제·국민대회 등 개최
민중미술·가족마당극 전시·공연도 마련
"공연 아닌 시민 참여 행사 중심으로 기념"

1987년 6월 민주항쟁 당시 한국일보 고명진 기자가 촬영한 ‘아! 나의 조국’(사진=6월민주항쟁30년사업추진위원회).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올해는 6월 항쟁이 일어난 지 30주년이 되는 해다. 군부 독재 아래에서 민주화의 열망을 키워온 시민은 1987년 6월 10일을 기점으로 전국 각지에서 저항 운동을 벌였다. 27년간 이어져오던 군부독재에 종지부를 찍은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분수령이 된 사건이다.

6·10민주항쟁 3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오는 9일과 10일 서울 각지에서 다양한 행사가 펼쳐진다.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관계자는 “6월 항쟁은 시민들이 일군 민주화 운동이었던 만큼 공연보다 시민들이 참여하는 행사에 초점을 맞췄다”고 말했다.

9일 이한열 열사를 기리는 추모제와 문화제가 열린다. 연세대 학생회관에서 추모제를 연 뒤 서울 시청광장에서 장례행렬을 재현한다. 오후 7시 30분부터 문화제를 개최한다. 이한열 열사에 대한 추모곡 ‘마른 잎 다시 살아나’를 부른 가수 안치환을 비롯해 전인권·안예은·노래를 찾는 사람들·꽃다지·416합창단 등이 출연해 무대를 꾸민다.

10일 오전 10시 서울 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열리는 ‘제30주년 6·10민주항쟁 기념식’에는 정부와 시민단체가 4년 만에 함께 참석한다. 시민단체는 2014년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이사진이 박상증 전 이사장을 필두로 보수 성향 인사로 꾸려진 것에 반발해 그동안 6월 항쟁 기념 행사를 따로 열어왔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고 6월 민주항쟁계승사업회 이사장 출신인 지선 스님이 이사장으로 7일 임명되면서 시민단체도 참여를 결정했다.

6월 민주항쟁 30년 사업추진위원회는 ‘민주시민대동제-6·10민주난장’과 ‘6월 민주항쟁 30년 맞이 국민대회-6월의 노래 다시 광장에서’를 같은 날 개최한다. 대동제는 수운회관·탑골공원·서대문형무소 역사관·서울역·명동성당·청운동주민센터 등 서울의 상징적인 장소 6곳을 시작으로 시민들이 각기 다른 구호를 외치며 서울광장까지 행진한다.

이어 서울광장서 열리는 국민대회는 시민합창단이 1987년 6월부터 2017년까지 시대적인 순간들을 재현한다. 소프라노 이미향·테너 임정현·바리톤 김재일과 서울모테트합창단·이·소선합창단·마을합창단·레인보우합창단, 래퍼 MC메타·루고 등이 출연한다. ‘임을 위한 행진곡’ ‘아침이슬’ ‘광야에서’ ‘유월의 노래’ ‘그날이 오면’ 등을 부른다. 민주화 30년과 촛불승리를 아우르는 국민주권 대헌장 초안도 발표할 예정이다.

6월 민주항쟁 30년사업추진위원회는 “직선제 개헌을 통해 민주화를 이뤄낸 뒤 30년의 시간이 지나 직접민주주의로 촛불승리를 이끌어낸 사람들이 다시 광장에서 만나 민주주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촛불 승리의 뒷풀이’ 자리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작가 이종수의 ‘6월 항쟁도’(사진=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6월 항쟁의 정신을 되새기는 전시와 공연도 열린다. 6·10민주항쟁 30주년 기념 역사전시회 ‘1987, 우리들의 이야기’(29일까지 경복궁역 메트로미술관 전시실)다. 6월 항쟁을 경험한 시민들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민주화운동의 역사를 전시한다. 작가 이종수·마영신·박문영·심흥아·이대미·정승훈 작가는 6월 항쟁의 순간을 그림으로 담은 ‘6월 항쟁도‘를 선보인다. 서울을 시작으로 광주·대전·광주·인천·부산 등으로 전시를 이어갈 예정이다.

민중미술가 최민화는 ‘최민화전(展)_모든 회상은 불륜이다. 망각은 학살만큼 본질적이므로’(30일까지 대안공간 루프)를 연다. 최 작가는 1987년 이한열 열사 장례식 때 대형 걸개그림 ‘그대 뜬 눈으로’를 그렸다. 1992년부터 6월 항쟁을 화폭에 재현해왔다. 대안공간 루프 측은 “1987년 이후 30년이 지난 지금 6월 항쟁에 대한 예술의 기억을 통해 현재를 재인식하고 성찰하게 하는 시간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6월 항쟁을 기념해 경희대 문리대학 건물 벽면에 그려진 벽화 ‘청년’도 복원작업을 거쳐 9일 공개한다.

6월 세대와 촛불 세대의 만남을 다룬 가족마당극 ‘오작교 아리랑’은 순회공연을 펼친다. 6월 항쟁 당시의 상황과 지금 한국사회의 현실을 마당극으로 구성해 마을잔치를 보듯 즐길 수 있는 공연이다. 오는 17일 서울 동대문구와 18일 도봉구에서 공연한다. 8월까지 서울 각지에서 순회 공연을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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