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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증시 마감] '드라기 악재' 피하지 못했다

안승찬 기자I 2016.03.11 07:01:51
(사진=AFP)
[뉴욕=이데일리 안승찬 특파원] 뉴욕 증시가 초반 상승세를 지키지 못하고 혼조세로 마감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의 깜짝 경기 부양책이 발표됐지만, 추가적인 금리인하가 없을 것이란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의 발언이 부담이 됐다.

국제 유가 하락한 점도 뉴욕 증시의 발목을 잡았다.

10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S&P 500 지수는 전일대비 0.31포인트(0.02%) 상승한 1989.57을 기록했다. 다우존스 산업평균 지수는 5.23포인트(0.03%) 하락한 1만6995.13으로, 나스닥 지수는 12.22포인트(0.226%) 내린 4662.16으로 거래를 마쳤다.

◇ 시작은 좋았다

시작은 좋았다. 뉴욕증시는 ECB의 깜짝 발표로 일제히 상승 출발했다. S&P500 지수는 2000선을 넘으며 한껏 들떴다.

이날 ECB는 예치금리를 기존 -0.3%에서 -0.4%로 내리기로 했다고 밝혔다. 은행에서 ECB에 돈을 맡길 때 이자는 받는 게 아니라 0.4%의 수수료를 물어야 한다는 뜻이다.

기준금리는 0.05%에서 0%로 내렸다. 기준금리도 제로금리로 떨어진 것이다. 한계대출 금리는 0.25%로 인하했다.

ECB는 또 채권을 매입해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양적완화(QE) 규모를 월 800억유로까지 늘리겠다고 밝혔다. 현재 매입 규모는 월 600억유로 규모다.

시장에서는 월 100억유로 정도 늘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예상보다 QE 확대 규모가 컸다.

◇ 드라기 발언에 급반전

하지만 드라기 총재의 발언으로 분위기가 확 바뀌었다. 드라기 총재가 이날 기자회견에서 “추가적인 금리 인하는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발언한 것이다.

물론 드라기 총재는 ”새로운 요인이 나타나면 금리에 대한 (ECB의) 입장이 바뀔 수 있다”고 여지를 남겼지만, “ECB가 추가로 금리를 인하해야 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는 기대하지 말라”고 비교적 명확하게 선을 그었다.

드라기 총재의 발언이 알려진 이후 뉴욕증시는 상승폭을 고스란히 반납했다. 다 쏟아부은 ECB가 더는 추가적인 금리 인하 여력이 없을 것이란 해석이 퍼졌기 때문이다.

◇ ‘모스크바 회담 불확실성’

국제 유가도 하락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4월 인도분은 전날보다 45센트(1.2%) 내린 배럴당 37.8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오는 20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리는 산유국 회의가 불발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로이터의 보도에 따르면 주요 산유국 출신의 한 석유수출국기구(OPEC) 소식통은 “산유국들이 이번 회동에 동의하지 않을 것이다. 이란은 아무 것도 하지 않겠노라 말하고 있다”면서 “이란이 동의해야만 상황이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OPEC 소식통도 “유가에 타격을 주지 않기 위해서라도 전원이 합의할 가능성 없이는 (아무도) 회담에 가지 않을 것”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실제로 전날 쿠웨이트는 이란을 포함한 모든 주요 산유국이 동참해야만 자신들도 산유량 동결을 참여할 것이란 입장을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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