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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소주 마시러 와요”…베트남 20대 파고든 K-소주

윤정훈 기자I 2022.11.09 06:40:00

<한-베트남 수교 30주년 특별기획>하이트진로, 베트남서 ‘진로BBQ’ 3호점 내며 로컬 공략
1인 2만원 무한리필 고깃집 회식 장소로 ‘인기’
전체 판매 주류의 80%가 과일소주
편의점, 슈퍼 등 MT 채널 확대로 소주시장 1위 지킬 것

[하노이(베트남) = 이데일리 윤정훈 기자] ‘못하이바요(하나 둘 셋 건배의 베트남어)’

지난 1일(현지시간) 오후 8시께 방문한 진로바베큐(BBQ) 1호점. 하노이 중심부에 위치한 이곳은 평일이었지만 삼겹살에 소주를 먹는 베트남 청년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매장의 첫인상은 한국의 1970~80년대 복고풍 인테리어와 K팝 음악이 더해져 서울 을지로의 한 노포를 연상케 했다. 이곳은 김광욱 SLP 대표가 2019년 하이트진로와 프랜차이즈 계약을 맺고 운영 중인 바베큐 매장이다.

베트남 하노이의 진로바베큐 매장에서 손님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진로BBQ)
김 대표는 “중국에서 외식사업을 했는데 베트남이 한국 문화에 관심이 많다는 걸 알고 소주나 삼겹살 등 한식을 판매하는 매장을 열었다”며 “개점 초기에는 매일 소맥(소주+맥주) 폭탄주를 만들고 손님들과 술게임을 하면서 매장을 홍보했다”고 설명했다.

이 매장은 소고기, 돼지고기, 해산물을 무한 리필로 제공한다. 1인당 가격은 1만7000~2만원이다. 노점의 쌀국수가 2000~4000원인 점과 비교하면 비싼 편이다.

김 대표는 “인근 기업들이 이색 회식 장소로 저희 매장을 즐겨찾고 있다”며 “현재 하노이에만 매장 3곳을 운영하고 있는데 향후 10곳까지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매장에서 주력으로 판매하는 주류는 소주다. 특히 베트남 사람들은 낮은 알코올 도수와 새콤달콤한 맛이 어우러진 과일소주(과일리큐르)를 즐겨 마시고 있다. 김 대표는 “매장에서 판매되는 술의 70~80%가 과일소주일 정도로 인기가 좋다”며 “베트남 젊은 층은 소주를 힙하게(새롭게) 생각해 자신들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인증샷을 주로 올린다”고 했다.

하이트진로도 이같은 베트남 시장에 발맞춰 다양한 과일 소주를 출시해서 현지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2016년 이후 2020년까지 4년간 베트남 내 소주 수출 부문에서 각각 26%의 연평균 성장을 기록하며 시장규모를 확대 중이다. 작년 베트남 소주 판매는 코로나19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약 5% 성장했으며 현지 주류를 제치고 베트남 시장 증류주 1위를 기록했다.

특히 베트남은 고도주 원샷 문화가 형성돼 있어 참이슬 등 한국 소주의 시장 베트남은 젊은 층이 주요 주류 소비층이다. 이들은 한류에 열광, 한국 상품과 문화에 익숙하고 소주에 대한 인지도도 비교적 높은 편이다.

김광욱 SLP(진로BBQ) 대표가 진로BBQ 하노이 1호점에서 과일 소주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윤정훈 기자)
최근에는 여성의 사회진출이 증대됨에 따라 여성의 주류 소비가 늘고 있고, 품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비교적 저도주인 과일소주가 인기를 얻고 있다. 현재 하이트진로는 자두, 청포도, 자몽, 복숭아, 딸기 등 5가지 종류의 과일소주를 베트남에서 판매하고 있다.

롯데칠성음료도 모델 제니를 앞세워 과일 소주 ‘처음처럼 순하리’를 베트남에서 판매하고 있다. 베트남의 소주 매출은 최근 3년간 연평균 102% 증가할 만큼 성장 속도가 가파르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체인형 편의점, 대형슈퍼, 대형할인점 등 MT채널(도심 채널)에 브랜드 입점을 확대하는 등 현지화를 가속화할 예정”이라며 “올해는 교민·관광객 시장, 현지인 시장을 투 트랙으로 공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베트남 수교 30주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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