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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경기, 내수·부동산 둔화에 우려…부양책 강화 불가피"

이은정 기자I 2022.01.18 08:07:33

하이투자증권 보고서
"美긴축 강화 속 中통화완화시 신용리스크 부각"

[이데일리 이은정 기자] 지난해 4분기 중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예상치를 큰 폭 상회했지만 중국 경기 경착륙 리스크가 해소된 것은 아니라는 분석이 나왔다. 중국 내수와 부동산 경기가 가파른 둔화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가 경기 부양정책을 강화할 경우엔 신용 리스크가 증폭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하이투자증권은 18일 지난해 4분기 중국 GDP 성장률이 이 4.0%로 시장 예상치인 3.3%를 큰 폭으로 상회하면서 연간 성장률 역시 8.1%를 기록한 점을 짚었다. 4분기 순수출 성장기여도가 높아졌고 12월 고정자산투자 및 산업생산 증가율이 예상치를 상회한 것이 4분기 성장률이 예상치를 상회하는 주된 요인으로 작용했다.

그러나 여전히 중국 경기 경착륙 리스크가 해소되진 않았다고 판단했다. 내수, 특히 소매판매와 관련해 12월 소매판매 증가율은 1.7%로 11월 3.9%는 물론 시장 예상치 3.8%를 대폭 하회했다. 12월 소매판매 증가율은 1.7%로 코로나19 충격이 컸던 지난 20년 3~8월을 제외하고 통계가 발표된 94년 이후 가장 낮은 증가율이다. 부동산 경기사이클 둔화 역시 빨라지고 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내 소매판매가 위축된 배경에는 헝다발 부동산 경기 침체와 제로 코로나 방역정책 영향 그리고 사교육 규제 등 각종 규제 리스크 충격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본다”며 “12월 70대 대도시 주택가격 상승률은 전월비 기준으로 4개월 연속 하락세가 이어져 전년동월 기준으로도 2.0% 수준까지 둔화됐고, 전년 동원 기준 2016년 2월 이후 가장 낮은 상승폭”이라고 설명했다.

또 소매판매와 부동산 경기의 반등도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소매판매의 경우 자동차 판매가 개선 조짐을 보이지만 동계 북경올림픽을 앞두고 제로 코로나 방역 조치의 영향으로 소매판매 위축이 심화될 여지가 높다는 설명이다. 1월 말부터 시작되는 춘제 연휴기간 동안 중국 정부가 엄격한 이동제한 조치를 취할 공산이 높다는 점은 춘제기간의 소매활동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봤다.

박 연구원은 “올 년 1~2월 소매판매 증가율이 전년동월 기준 0% 혹은 마이너스 증가율을 기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헝다 충격 지속에 부동산 경기의 침체 현상 역시 최소 1분기 중 더욱 심화될 여지가 높다”며 “4분기 GDP성장률이 예상 밖의 호조를 보였지만 1분기 GDP성장률이 3%대 혹은 그 이하로 추락하는 등 경기 경착륙 리스크에서 벗어나기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중국 정부의 지준율 및 기준금리(LPR)에 이어 추가 부양책 실시가 불가피하다고 관측했다. 중국 인민은행이 4분기 GDP발표 직전 1년 만기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대출 금리를 2.95%에서 2.85%로 0.1%포인트 인하하는 등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를 이어갔지만 추가적 금리 인하가 예고되고 있다. 당대회라는 정치 사이클을 앞두고 최소한의 성장률(5% 내외)을 달성해야 하는 중국 정부의 필요성을 감안할 때 보다 강한 부양책이 필요하다고도 짚었다.

박 연구원은 “미국 긴축 기조 강화로 금리상승이 예고되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 정부의 불가피한 통화완화정책 추진은 미·중간 통화정책 차별화 리스크를 확대시킬 수 있어 경계해야 한다”며 “자칫 중국 경기사이클이 1분기 중 반등 모멘텀을 찾지 못해 중국이 더욱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를 추진할 경우 이는 중국발 신용리스크를 증폭시킬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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