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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WC 2015]"전시부스 방문하면 올해 경영전략 보인다"

이재호 기자I 2015.03.06 07:10:20

MWC는 거대한 비즈니스의 장
삼성·LG, 주력 제품 위주로 구성
中 업체들은 '세(勢) 과시' 몰두

[바르셀로나(스페인)=이데일리 이재호 기자] MWC(모바일 월드 콩그레스)는 글로벌 기업들이 주요 제품 및 기술을 선보이는 행사지만 이를 통해 거래처와 새로운 계약을 체결하는 비즈니스의 장이기도 하다.

전시 부스를 어떻게 꾸몄는지에 따라 올해 가장 전면에 내세운 제품이 무엇이고, 어떤 경영 전략을 추진할 것인지 파악할 수 있다.

실제로 ‘MWC 2015’에 참가한 삼성전자(005930)는 미디어와 파트너사에만 전시 부스를 오픈했다. 부스 내에는 최근 발표한 ‘갤럭시 S6’와 ‘갤럭시 S6 엣지’ 체험 공간만 마련했다. 이번 MWC 기간 중에는 오로지 갤럭시 S6 시리즈의 홍보에만 주력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부스 밖에도 갤럭시 S6 시리즈를 소수 전시했지만, 중국 업체들의 디자인 도용 등을 우려해 일반 관람객은 만져보지 못하게 유리관 안에 넣어놨다.

LG전자(066570)는 스마트워치 신제품인 ‘LG 워치 어베인’과 ‘LG 워치 어베인 LTE’를 전면에 내세웠다. 삼성전자가 갤럭시 S6에 주력하는 틈을 타 웨어러블 시장에서 확실한 주도권을 잡겠다는 전략이다.

레노버는 모토로라와 한 가족이 됐다는 것을 강조하는데 힘을 쏟았다. 전시 부스 내에도 레노버와 모토로라의 로고가 혼재돼 있었으며, 모토로라의 보급형 스마트폰 신제품인 ‘모토 X’ 등을 홍보하는데 열을 올렸다. 레노버보다 상대적으로 우위에 있는 모토로라의 스마트폰 제조 역량을 활용해 시장 지위를 강화하려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레노버는 최근 인수 작업을 완료한 모토노라 스마트폰 신제품을 부스 내에 전시하며 한 가족이 됐음을 강조했으며(왼쪽) 화웨이는 스마트워치를 새로 공개하고 프리미엄 이미지 쌓기에 나섰다. 사진 이재호 기자
화웨이는 ‘싸구려’ 이미지를 벗기 위해 노력했다. LG전자와 거의 동시에 LTE 통신 모듈을 탑재한 웨어러블 기기인 ‘화웨이 워치’를 선보였으며,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주로 사용됐던 금속 소재를 ‘아너 6플러스’ 등 보급형 모델에도 확대 적용했다.

어느덧 스마트폰 시장의 변방으로 밀려난 소니도 강점을 갖고 있는 카메라 기술을 바탕으로 ‘권토중래’를 노리는 모습이었다. ‘엑스페리아 Z3’로 촬영한 사진을 활용해 전시 부스를 거대한 포토 갤러리로 꾸며 관람객들의 호평을 받았다. 부스 곳곳에도 소니 스마트폰의 카메라 성능을 과시하기 위한 다양한 공간이 마련됐다.

스마트폰 제조업체뿐 아니라 칩셋 업체들도 자신만의 색깔을 드러내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했다.

인텔은 자사의 칩셋 제품이 사물인터넷(IoT) 시대를 선도할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오토바이와 헬맷을 연결한 제어기술 시연 공간은 관람객들이 가장 많이 몰린 코너이기도 했다. 운전자가 헬맷에 장착된 마이크에 목적지를 말하면 경로와 속도 등을 자동으로 계산해 음성으로 알려주는 식이다.

퀄컴은 최근 출시한 모바일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스냅드래곤 810’의 성능 논란을 불식시키는데 주력했다. LG전자의 ‘G 플렉스2’를 사용해 스냅드래곤 810의 성능을 확인할 수 있는 공간을 별도로 꾸몄다. 또 주요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의 제품 수십개를 진열하고 각각의 제품에 어떤 퀄컴칩이 사용됐는지 홍보하는 공간도 마련했다.

업계 관계자는 “행사 준비를 맡은 담당자들은 밤을 새워가며 전시 부스를 어떻게 배치할 지 고심한다”며 “경영진의 입김이 크게 반영되기 때문에 부스 배치와 전면에 내세운 제품군을 보면 올해 경영 전략을 파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소니는 전시부스를 거대한 포토 갤러리처럼 꾸몄으며(왼쪽) 퀄컴은 자사칩이 사용된 스마트 기기를 대거 진열하는 등 최근 불거진 성능 논란에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사진 이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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