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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관 기지로 '15년 만에 남매 상봉'

뉴시스 기자I 2012.05.30 07:58:46
[대구=뉴시스] "15년 전에 헤어진 오빠를 찾고 싶어 무작정 지구대를 찾았습니다."

29일 오후 대구 수성경찰서 범어지구대에서 박모(55)씨는 꿈에도 그리던 오빠를 만났다. 꼭 15년만이었다. 박씨는 15년 만에 만난 오빠를 껴안고 한참을 소리내 울었다.

경기도 구리시에 사는 박씨가 오빠를 찾아 헤메다 지구대를 찾은 것은 지난 27일. 그녀는 15년 전에 헤어진 오빠의 이름과 범어동에서 오래전에 살았으며, 자신을 유난히 챙겨 줬다는 것 밖에 기억이 남아 있지 않는 상황인 것이다.

하지만 물어물어 예전에 오빠가 살고 있는 범어동의 집을 찾아가봤으나, 재개발로 인해 집은 자취를 감춘 상태였다.

이런 상황에서 그녀는 범어지구대 찾아와 직원에게 자신의 친오빠를 찾아달라는 도움을 요청했다.

이름 석자와 동네에서 시작된 이들의 만남은 범어지구대 손창우 경사의 3일간에 걸친 헌신적인 노력으로 가능했다.

손 경사는 박씨의 안타까운 사연을 듣고 경찰전산망 등을 통해 박씨가 말한 이름과 비슷한 수십여개의 명단을 확보, 일일이 연고지 등을 확인했다.

손 경사는 박씨의 오빠가 재개발 인근 범어 3동에서 살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오빠인 박모(58)씨를 직접 찾아가 확인한 결과 여동생 박씨가 그토록 찾아 헤맨 오빠인 것을 다시 한번 확인, 이날 지구대에서 이들 남매를 상봉하게 한 것이다.

이날 한걸음에 오빠가 있는 지구대로 달려온 여동생 박씨는 오랜 세월 변해버린 오빠의 모습을 보며 "미안해요 오빠, 어떻게 살았어" 라는 말만 반복하며 부둥켜 안은 채 통곡했다.

여동생 박씨는 15년 전 친정식구들에게 미안한 일이 있어 현재까지 연락을 두절하고 경기도 구리에서 살고 있었다.

오빠 박씨 역시 갑자기 연락이 두절된 여동생을 찾기 위해 백방으로 찾아다녔다.

박씨는 심지어 용하다는 '점집'을 여러 곳을 다닐 정도로 여동생을 찾아 다녔지만 여동생의 흔적은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손 경사는 "이름과 사는 동네만으로 사람을 찾는데 어려움이 있었다"며 "15년 동안 헤어져 있던 남매가 만나 우는 모습을 보면서 그 동안의 고생이 값지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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